병아리

이상한 나라의 병아리

어렸을 때부터 내 우상은 형이었다. 나보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더 많이 나가고 밥도 더 많이 먹고, 무엇보다 형은 못하는 게 없었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할 때도 나는 한 번도 형한테 이겨본 적이 없었다. 공부도 잘해서 아줌마들도 우리 형을 엄청 좋아했다. 못하는 거 하나 없는 우리 형은 내 우상이었고, 내 멘토였다.

그래, 한봄, 넌 내 우상이었지.

난 커서 꼭 형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렸을 때는.

“이런 씨발! 넌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나는 결국 참다못해 국자를 집어 던지며 버럭 소리쳤다. 하지만 형은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국자를 고개만 슬쩍 틀어 피해버렸다.

“병아리 왜 또 저러냐.”

“몰라, 사춘기라도 왔나 보지.”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있는 우거짓국을 먹던 형 친구가 물었고, 형은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 술 퍼마시다가 꼭두새벽부터 쳐들어와서 자는 동생을 깨워다가 해장국 끓이라는 형이나 그걸 당연하다는 듯 퍼먹는 형 친구나 똑같았다.

“병아리 아니라고! 내가 병아리라고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나는 병아리라는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귀엽다 못해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 죽이고 싶은 별명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내가 다시 한 번 고함을 쳐도 그들은 내 외침을 싹 무시해버렸다.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더니, 한봄이나 강가을이나 다 똑같은 개새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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