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2015 무한도전 가요제 곡 리뷰

이번 리뷰에서는 가요제에서 발표된 곡들에 대해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사실 이번 캐스팅은 역대급 호화 캐스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네임밸류를 가진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했다.

장르가 겹치지 않으면서도 다른 게스트들에 비해 꿀리지 않는 스타성을 겸비한 뮤지션들이 고루 출연하면서 사뭇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파트너 정하기에도 관심이 몰렸는데, 개인적으로 꿀조합은 박진영-유재석, 자이언티-하하, 오혁-형돈 정도.. 아이유-박명수 보다는 오히려 윤상-박명수 조합이 EDM 할배와 공장장의 만남 컨셉으로 의외의 꿀케미를 이끌어 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이번 무도 가요제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광희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겠다.

여태 장동민 사건 이후 어부지리로 한 자리 차지한다는 이미지가 커서 무도갤러들한테 욕도 많이 먹고 했지만, 이번 가요제에서 GD&태양의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을 내세우며 (사실 곡이 좋은것도 큰 역할 함) 분명 잠재된 포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번 주자로써 너무 압도적인 포스를 내뿜으며 거의 엔딩급으로 무대를 마무리해놨기 때문에 이어지는 무대들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져 화면으로 볼 때 뒷 무대들에 대해 아주 조금씩의 실망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엔딩을 황태지가 했으면 어떨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

그럼에도 누가 YG=약국 아니랄까봐 88올림픽을 일렉 사운드로 표현하는 지디의 약빤듯한(!) 프로듀싱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광희의 믹싱칠 덕지덕지 바른 목소리가 이번 가요제에서 가장 흥겨운 곡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반대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조합은 아무래도 박명수-아이유 조합이 아니었나 싶다. 곡이 안좋다기 보다는 둘 조합의 포텐을 너무 못 살린듯한 느낌

사실 파트너 정하기 때부터 대박 아니면 쪽박 느낌이 물씬 풍기는 조합이었는데, 둘의 음악적 성향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EDM 외길인생 박명수와 가을밤 한강변에서 돗자리깔고 기타치며 노래하고 있을듯한 아이유의 조합으로 가요제에서 승부를 보려면 둘 중 한명이 파격적인 변신을 했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유가 아일랜드 바 의자에 앉아서 다리 꼬고 기타치면서 스탠딩 마이크에 대고 살랑살랑 노래하고, 박명수는 옆에 같이 앉아서 특유의 목소리로 화음 및 저음부분을 끼우는 어쿠스틱 풍으로 하던가,

위 비디오 클립들처럼 아이유가 아예 파격적으로 대중적 코드가 깔린 일렉 사운드에 멜로디컬한 목소리를 얹는 식으로 하던가 했었어야 됐다.

근데 이번 곡에서는 둘이 너무 타협했다. 타협하다 보니 본전도 못 뽑은 상황.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서 참 안타깝다.

나머지 팀들은 다 평타 이상 친 것 같다. 하하-자이언티도 음원깡패다운 목소리 극강 캐리로 자칫 밋밋할 뻔한 음원을 잘 살려주었고,

유재석-박진영의 무대는 넘치는 끼 오십 되기 전에 한풀이 하는 것 같은 끼부자 유느님의 춤사위 역시 막춤도 트레이닝만 거치면 어느 정도 볼만하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혁오밴드 역시 파격적인 음색 변신으로 마치 광활한 사막에서 말을 탄 카우보이가 올가미를 휘두르며 돼지를 쫒는 듯한 형돈돼지몰이 창법으로 좋은 음악적 변신을 보여주었다.

우려했던 윤상-정준하 조합도 '중독성'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잡아내며 (청량감 있는 효린의 피쳐링은 덤) 나름 좋은 음원을 만들어 냇살람알라이쿰 사와디캅 헬로 봉쥬 아프지마 도토도토잠보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 게 사실이지만 어디 모든 대중을 만족시키는게 쉬운 일인가.

특히 무한도전같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어 버린 예능일수록 그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수고하는 멤버들, 아티스트들, 그리고 제작진 여러분께 수고하셨다는 말은 꼭 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