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월요일

오전 일곱시반. 세 번째 알람소리에 겨우 몸을 일으켜세운다. 거울 속에 띵띵 부은 여자 얼굴이 보인다. 후다닥 씻고 머리를 말린다. 아침뉴스를 보며 화장을 한다. 동시에 부지런히 눈은 시간을 쫓아간다. 열차가 오기 4분 전에는 나가야 한다. 지금이다.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 종종 걸음으로 겨우 도착한다. 8시 9분 지하철을 탄다. 8시 18분 셔틀 버스를 갈아탄다. 8시 26분 자리에 도착했다. 오늘은 4분 전에 도착이다. 아침 방송이 끝나고 팀미팅을 간단히 서서 한다. 아홉시.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 일층으로 향한다. 3500원짜리 모닝세트를 시킨다. 샌드위치를 고르고 커피를 포장해서 다시 자리로 온다. 홍보팀이 아침마다 올려주는 뉴스스크랩을 읽으며 햄에그 샌드위치를 씹어 먹는다. 한 모금 커피를 음미할 겨를도 없이 꿀꺽꿀꺽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 그때부터 눈은 모니터만 보고 있다. 메일함을 연다. 정신없이 메일을 읽고 지우고 답장을 보낸다. 한번씩 화장실을 다녀오고 물도 마신다. 갑자기 불이 꺼지며 사무실이 깜깜해진다. 아 벌써 점심시간이네. 전쟁터같이 바글거리는 식당에서 겨우 자리를 잡고 허겁지겁 배를 채웠다. 여름이라 햇빛이 강렬한 날은 산책을 할 수 없다. 자리에 돌아오니 점심시간이 10분 남짓 남았다. 인터넷에서 볼만한 기사가 없는지 포털사이트를 훑는다. 양치를 하고 본격적인 오후가 시작된다. 몇 번의 전화벨이 울리고 휴가간 옆자리 동료의 전화를 땡겨받기도 한다. 그렇게 오후가 째각째각 지나간다. 밀린 기획서를 쓰다보니 어느새 퇴근할 시간이 다가온다. 어깨가 뻐근하다. 아침과 똑같은 형광등 조명이 내 책상을 비추고 있다. 주위를 돌아본다. 몇몇은 이미 자리를 비웠다. 갈 시간이구나. 퇴근시각을 이미 한 시간 반이나 지났다. 마침 팀장님의 자리가 비어있다.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 요가를 하러 주민센터에 간다. 요가가 끝나면 목욕을 하고 7730 버스를 탄다. 오는 길에 포도가 먹고 싶어 마트에 들렸다. 과일 값이 비싸 세일 중인 단호박만 두통을 샀다. 유일하게 챙겨보는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며 물만두를 데쳐 먹는다. 운동을 하면 뭐해 배고파서 야식을 또 먹는데. 무미건조한 하루가 끝나고 있다. 왜 이러고 사나. 답답한 마음에 갈증이 난다. 집에 남아 있던 와인을 꺼내 잔에 다 따라버린다. 월요일 하루가 끝나고 있다. 8월의 마지막 날도, 식을 줄 모르던 뜨거운 여름도, 여느 보통 날처럼 아주 빠르게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8월이 끝나든 말든 똑같은 직장인의 월요일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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