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에게 따지고 직장에 전화하고 40대 딸 방 청소해 주고…한국판 잔디깎이 부모들


# 사례 1

H대학 식품영양학과 1학년 김모양의 부모는 자신의 딸을 의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딸은 성적이 안 돼 의예과 진학에 실패했다. 부모는 포기하지 않았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이면 누구나 지원가능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1단계는 대학교 1학년 때 고학점 따놓기, 2단계는 의학전문대학원과 밀접한 화학공학과로 전과시키기, 3단계는 의학전문대학원 시험(MEET) 합격시키기, 4단계는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이다. 일단 1단계는 성공했다.

부모의 신통한 정보력에 힘입은 김양은 학점 잘 주는 과목을 골라 이수했고, 그 결과 학과 수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2단계에서 어그러졌다. 김양이 화학공학에 흥미와 적성이 없다고 판단한 교수들은 김양을 낙방시켰다. 김양의 부모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부모가 나란히 학부장실로 찾아가 “우리 아이 성적이 좋은데 왜 떨어뜨렸냐?”며 대로했다.

# 사례 2

주간조선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던 이모양의 부모는 딸이 조금이라도 상처받는 걸 견디지 못한다. 이양은 마마걸이다. 이양의 엄마는 입버릇처럼 “무슨 일이든 엄마한테 말하렴. 우리 딸 힘든 일 있으면 엄마가 해결해 줄게”라고 했고, 그런 엄마는 이양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이양이 회사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자, 엄마가 팔을 걷어붙이고 해결사로 나섰다. 엄마는 이양의 주간조선 상사에게 전화해 따졌다. “우리 아이 창피하게 왜 혼냈냐, 밥을 같이 안 먹고 왜 왕따를 시키냐?”는 내용이었다.

# 사례 3

지난해 전도유망한 한 30대 CEO 최모씨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숨졌다. 명문대를 나와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그의 갑작스러운 극단적 선택에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최씨의 성장 환경은 누가 봐도 남부러움을 살 만했다. 경제적으로 풍족했고, 학벌 좋은 부모는 교양이 넘쳤다. 이렇다 할 사건과 사고도 없었다. 최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극단적 선택의 배후에는 과잉간섭으로 끝없이 채찍질해대는 부모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최씨는 부모의 자랑거리였다. 자랑스러운 아들의 전형으로 키워내기 위한 부모의 간섭은 도가 지나쳤다. 말투며 옷차림을 하나하나 간섭했고 어울리는 친구들, 심지어 여자친구까지 관리했다. 착하고 공부 잘하는 최씨는 그런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는 끝이 없었다. 하나의 성공을 이루면 더 큰 목표를 제시했다. 필사적으로 달려서 목표를 이루면 더 달리라고 또 채찍질해댔다. 최씨는 공허했다. 최씨는 자기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부모를 만족시키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30대가 돼서야 깨달았지만 때가 늦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자기 인생을 살기에는 자신도 없고 용기도 없었다. 부모의 사랑을 잃어버릴까 두렵고 불안했다. 결국 그의 극단적 선택은, 뒤틀린 인생에 대한 분노를 부모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표출한 결과였다.

위의 사례들은 한국판 잔디깎이 부모들의 현주소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3&nNewsNumb=20150918215&nidx=1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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