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땅끝나라 DAY3-1] 소야곶 평화공원 - 국경 도시의 애환의 역사 드라마

왓카나이 역 앞에서 소야곶 가는 버스가 출발합니다(05:45). 북쪽 바다를 바라보면서 소야곶으로 가는 길은 평화로웠습니다. 일본 버스는 정속주행으로 유명합니다. 앞에 차가 한 대도 없는 곧게 뻗은 길을 버스가 천천히 달리고 있습니다. 가끔 승용차와 화물차가 추월해 갑니다. 일본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많습니다. 전국 총 주택수의 13.5%가 빈집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고령의 집주인이 자식과 같이 살기 위해 이주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날이 너무 맑습니다. 어제 못 본 니시리 후지산이 버스안에서 보입니다. 북쪽 바닷가의 개펄, 바닷새들. 다시마 말리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일본 최북단인 소야곶에 도착합니다(06:35). 이곳에 있는 것은 모두 다 일본 최북단입니다. 최북단 민박, 최북단 식당, 최북단 매점... 마미야 린조(間宮林藏) 동상이 사할린섬을 바라보며 서있습니다. 마미야 린조는 이노 타다타카(伊能忠敬)에게 측량을 배운 젊은 기술자입니다. 막부의 명령으로 가라후토(현 사할린섬)를 탐험하여 가라후토가 ‘섬’인 것을 확인합니다(1809년). 지볼트에 의해 ‘마미야 해협’이란 이름으로 유럽에 소개되면서 세계지도에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일본영토의 가장 북쪽 끝인 소야곶 최극단에 ‘일본 최북단의 땅 비석’이 있습니다. 북위 45도 31분 22초. 이 비석은 ‘평화와 협조’를 상징하며, 중앙의 ‘N'은 북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 43km 지점에 사할린섬이 보입니다.

뒤편의 낮은 언덕위에 소야곶 평화공원이 있습니다. 국경 해안에 위치한 소야곶은 전쟁과 이후 냉전 시기 동안 국제 긴장관계의 최전선이었습니다. 평화공원에 세워진 위령과 추도의 기념물들은 국경 도시의 역사 드라마를 오늘날에 전해주고 있습니다. 1983년9월1일 뉴욕발 서울행 대한항공 KE007편이 예정 코스를 벗어나 사할린 상공을 침범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소련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여 미사일 공격을 했고, 여객기는 사할린 서남쪽의 모네론섬 연안에 추락하였고 승객과 승무원 269명이 전원 사망했습니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영원한 세계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유족회가 ‘기도의 탑’을 건립하였고, ‘사건의 진상과 참된 평화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목이 긴 학을 소재로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기도의 탑' 옆에는 전 세계 많은 나라로부터 기부받은 동전과 구리를 녹여서 만든 ‘세계평화의 종’과 ‘육아 평화의 종’이 있습니다. 사할린섬이 보이는 바닷가쪽에는 세계 최강이었던 러시아 발틱함대를 감시하기 위한 해군 망루가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소야곶 연안에서 전사한 미국과 일본의 희생자들의 위령과 평화를 위한 ‘평화의 비’와 '소야지역 해군 전몰자 위령비'가 있습니다.

농부 작업복 차림의 젊은 남녀가 넓은 대지를 바라보면서 힘차게 서있는 아케보노 동상은 홋카이도의 우유생산량 100만톤과 젖소 50만 마리 돌파를 기념하여 세워졌다고 합니다. '은하철도의 밤'의 작가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의 문학비가 있습니다. 1923년 여동생을 잃은 직후 상심을 달래기 위해 사할린 여행을 떠나는데, 이 때 배 위의 광경을 묘사한 시의 일부가 문학비에 적혀 있습니다. 프랑스 해군 장교인 라페루즈 백작이 1787년에 홋카이도 북부 해상을 탐사하고 홋카이도와 사할린섬 사이에 해협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를 기념하여 이 해협을 라페루즈 해협이라고 부릅니다. 이 기념비도 있더군요. 소야항 방파제 근처 주택가에서 여우 한 마리를 쫓고 있는 애들을 발견했습니다. 신기해하면서 버스정류소에 가니 주변에 곰이 출현하니 산책할 때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곰이 아니고 여우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야곶을 떠나 다시 왓카나이로 가서 왓카나이 공원에 올랐습니다. 왓카나이 항이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왔습니다. 왓카나이 공원에도 볼게 많았지만 기차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내려왔습니다. 사진은 공원에 있는 개기백년기념탑과 건너편 언덕의 자위대 레이더 기지입니다. 왓카나이 역에서 에키벤과 물을 사고 각정 디젤 완만카에 올라 다시 남쪽으로 출발합니다(10:52). 사요나라, 땅끝나라 왓카나이! [홋카이도 땅끝나라 DAY1] 아사히카와 - 소야혼센의 출발점 : https://www.vingle.net/posts/1002970 [홋카이도 땅끝나라 DAY2-1] 땅끝나라에 가자 - 볼이 빨간 소야혼센 완만카 : https://www.vingle.net/posts/1009475 [홋카이도 땅끝나라 DAY2-2] 특급 수퍼소야로 오토이넷푸를 가다 : https://www.vingle.net/posts/1014304 [홋카이도 땅끝나라 DAY2-3] 철길이 끝나는 곳 - 땅끝나라에 도착하다 : https://www.vingle.net/posts/1024092 [홋카이도 땅끝나라 DAY3-2] 엔간버스와 루모이혼센의 종착역 - 마시케역 : https://www.vingle.net/posts/1040702 [홋카이도 땅끝나라 DAY3-3] 아사히카와의 뜨거운 여름밤 - 마츠리와 록페스티벌 : https://www.vingle.net/posts/104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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