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고의 비밀번호를 내가 기억하기 쉬울만한 것으로 바꿨다. nny [나머지 글자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DNA로 가득 찬 자루이고, 더 많은 나 자신을 생성해내기 위해 존재한다. 내가 결혼을 하고 딸을 낳은 이유는 나의 유전자가 재생산을 원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쓰고 뭔가를 만드는 이유는 이런 창조성이 나의 영장류 조상들에게 생존에 있어 유리한 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건물을 짓고, 그 안에 거주하고, 수많은 사소하고 아둔한 인공적인 규칙들을 생각하는 데 시간을 소비했던 이유는 내 선조들이 도시와 사회를 만들어 평화로운 시간을 유지시킴으로써 그들의 유전자를 보호하고 재생산하려했기 때문이다.꿈, 사랑, 의견, 욕망, 아름다움, 순수함...이런 것들은 다 우리의 집단적이고 원시적인 상상이 꾸며 낸 허구일 뿐이다. 무의미할만큼 짧은 순간에 우리의 신경세포를 지나가는 찰나의 전기적 신호들. 그것들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게끔 되어 있지만 지금은 무의미한 혼란을 의미할 뿐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 나, 내가 알기로는 지구상의 마지막 인간인 나는 그것들로부터 해방될 준비가 되어 있다."
"지하실은 자유다."
"한 사람 분량의 식량밖에 남지 않았으니, 어쨌든 그 애는 어떻게든 죽을 운명이었다. 그리고 난 이제 완전히 해방되었다. 자유. 자유를 얻기 위해 난 마지막 남은 인간성까지 벗어던졌다."
"[일기장에서 뜯어낸 것으로 보인다.]어젯밤 마침내 그 애가 죽었다. 굶주림 때문인지 탈수 때문인지 모르겠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였을수도 있다. 숲에 그 애의 시체를 버리고 왔다. 그녀의 손가락들-나의 반종교적인 유물... 도덕적이고 지적인 자유에 대한 내 증거품.-은 위층 금고에 보관해두었다.나는 내가 잘못된 일을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며, 따라서 만족한다."
아버지는 왜 몇 년이 지난 후, 굶주리고 피곤한 상태에서 자신이 이 곳으로 돌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그저 마지막으로 지하실을 한 번 보고 싶었다.마지막 깜박임과 함께 손전등이 수명을 다 했고 그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 남겨졌다.차가운 바닥에 앉아 그는 눈을 감았다.아직도 그는 그녀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지하실 안은 평화로웠다...지하실 안은 자유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