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20 _ 유현종, "연개소문" 신봉승, "소설 한명회"

여름 밤은 길어 종종 한 밤중에 눈을 뜨면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 불면의 친구로 서가에 오래 묵은 책들의 먼지를 털어 다시 읽는 중이다.

예전 역사소설로 신문 연재소설 란을 종종 차지했던 유현종의 "연개소문"(전 7권)은 고구려와 수.당 전쟁의 역사소설이기도 하지만 연개소문의 인생 역정에 대한 일종의 역사 인물 팩션. 그렇다고 해도 고구려 역사를 고증할만한 사료가 많지 않으니 한 줄의 역사적 팩트가 수십 장의 픽션으로 버무려져 거의 소설에 가깝다. 워낙 그의 문체가 구식이라 요즘 젊은 독자들에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터. 게다가 너무 연개소문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 이야기 구조나 신문 연재 소설이 흔히 채용하는 연애담의 수위는 좀 과한 듯 싶다. 연재로 읽을 때보다 재미가 덜할 수 밖에 없다.

역사드라마의 대가 신봉승은 조선조에 집중하고 있다.

"소설 한명회"(전 7권)는 청주 한씨 명문가의 적손으로 명사에게 사사를 받았지만 과거도 보지 않고 파락호처럼 살던 시절에서 시작해 수양대군의 장자방으로 그를 등극시키기 위한 지략을 펼쳐내는 대활약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칠삭둥이에 꽤나 희극적인 외모였던 한명회가 계유정난의 주역으로 등장 정권의 실세로 성장하고 두 딸을 왕비로 들여보내 국구의 신분까지 상승하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어 결국 강 건너 한적한 언덕에 압구정을 짓고 쓸쓸하게 여생을 마무리하는 결말. 유현종의 연개소문에 비해 사료에 대한 고증도 탄탄하고 드라마를 염두에 두어 문체도 매끄럽다. 한명회는 나름대로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위인이니 드라마의 소재로는 꽤 매력적이다. 그러니 원작을 그대로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 계속 나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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