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 1

탄자니아 남부와 중부의 가교 역할을 하는 낭구루꾸루(Nangurukuru). 지리적으로 수도와 남부 지역 중간에 있어 장거리 차량들이 하룻밤 묵는 곳이다. 근방에 위치한 해양 휴양지 킬와(kilwa)로 가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무료한 라이딩으로 오후에 도착한, 도로가 교차하는 사거리 검문소에서 경찰들과 잡담하며 도로 정보를 얻고 있었다.

잠시 쉬는 중에 방금 오렌지를 팔았던 청년이 나를 불렀다. 새색시마냥 쑥스러운 표정이 얼굴에 가득하다. 그가 슬며시 오렌지를 건넸다. 하나 더 먹으라는 것이다. 뜻밖의 호의에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달콤한 오렌지 한 알 더 먹는 횡재를 누렸다.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의 오렌지를 넙죽 받아먹기가 미안했다. 주머니를 뒤져 동전을 꺼냈다. 그러자 청년은 손을 내저으며 됐다고 한다. 혹시 그의 따뜻한 호의를 무시하는 것으로 오해할까 봐 그대로 두기로 했다. 곧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뭐가 그리 신 나는지 또 다른 오렌지 파는 젊은 상인이 내게 다가왔다. 모시라고 했다. 그리고는 맛보라며 오렌지를 하나 건네주었다.

“방금은 하미시 친구가 줬지만, 이건 내가 주는 겁니다. 아마 내 것이 더 맛있을 거예요. 갈증 날 텐데 하나 더 먹어요. 자요, 어서요.”

“야, 무슨 소리야? 내 것이 더 맛있지. 안 그래요? 분명 내 것이 나을 거예요. 비교해 보세요!”

오렌지를 파는 두 청년이 티격태격한다. 그러면서 눈이 부실 정도로 티 없이 맑게 웃는다. 불알친구 사이란다. 그러고 보니 다들 상점에서 과일을 파는 데 비해 두 친구는 리어카로 오직 오렌지만 팔고 있었다.

“돈이 충분치 않아 아직은 가게를 낼 수 없어요. 오렌지를 많이 팔다 보면 언젠간 제 가게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아직 다른 꿈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오렌지부터 열심히 팔고 봐야죠.”

오렌지 하나 팔기 쉽지 않다. 나와 담소를 나누는 동안 몇 명의 손님이 오렌지를 샀지만 대부분 낱개 구입이었다. 그러고도 그들은 여행자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거칠고, 무서울 것 같은 낯선 길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소박한 기쁨에 젖어 잠시 가슴이 따뜻해졌다.

여행
한 권의 책, 만 번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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