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아모리

"내가 별을 따달래, 달을 따달래, 그냥 남편 하나 더 갖겠다는 것 뿐인데." "너 참 희한한 재주 있다. 어떻게 말 같지 않은 얘기를 말 같이 하냐?" 덕훈은 황당함을 넘어서 할 말을 잃었다. 아내 인아가 남편을 하나 더 두고 싶다고 했다. 덕훈을 사랑하지만 또 다른 그 역시 사랑한다며. 더 골 때리는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아내가 임신 소식을 전했다. 대체 내 아이인지 그 놈 아이인지 어떻게 아냐며 화내는 덕훈에게 아내의 또 다른 남편이 말했다. "그 아기 형님 아기예요. 저희는 피임했거든요." -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중

폴리아모리(Polyamory) 혹은 다자간 사랑. 배우자나 연인을 독점하지 않고 그들의 또 다른 애정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배타성을 약속하고 하는 사랑은 인간의 본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폴리아모리주의자들은 다양한 사람과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한 사람과만 사랑할 때보다 더 깊은 사랑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두 남녀의 배타적 사랑은 사회적 제도의 산물이요, 권위주의의 일환이다. 불륜이나 바람과는 달리 이들은 상대에게 자신의 또 다른 사랑에 관해 알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본인이 상대의 다른 사랑에 대해 아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다. 폴리아모리가 제법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트르트와 그의 연인이었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관계가 그렇다. 그들은 평생에 걸친 연인이었지만, 결혼이란 제도 아래에 서로를 묶어두지 않았다. 나아가 때로는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도 사랑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서로의 곁을 떠나지는 않았다. 자신이 다른 연인을 만나든, 상대가 다른 연인을 만나든 그것과는 별개로 둘의 관계는 그대로 유지했다. 때로는 서로의 연인들과 셋 또는 넷이서 동반 만남을 갖기도 했다니, 폴리아모리를 제대로 실천한 거다.

상호 동의 하에 폴리아모리를 지향하기로 했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평탄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현대인의 경우, 내가 정말 사랑하는 상대를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이 과연 기꺼울까? 사랑이 소유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소유하고픈 마음도 사랑의 일부다. 게다가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폴리아모리가 좋다며 그것을 상대에게 강요한다면, 연인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된다. 성공적 폴리아모리스트였다는 사르트르도 보부아르도, 한 번 쯤은 상대가 다른 연인과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슬픈 질투에 휩싸이지 않았을까. 이 시대의 모든 제도는 이제까지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관습들이 아닐까 싶다. 폴리아모리에 익숙하던 인류는 그보다 모노아모리, 즉 배타적 사랑이 인간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에 생활 습성을 바꿨다. 당신과 연인이 모두 폴리아모리 지지자라면 그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꼬마 시절, 내가 좋아하던 그 아이가 다른 친구와 떡볶이를 먹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홱 토라져 본 경험이 있는 당신이라면, 폴리아모리스트를 주의하길 바란다. 내 연인이 다른 사람과 침대에 있다는 사실은 떡볶이 때와는 차원이 다른 '멘붕'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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