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마른 바닥/임동윤

마른 바닥

임동윤

타는 목마름으로 달려가는 바닥이었을 것이다

몸뚱이에 눈 없는 눈을 매달고

땅껍질을 뚫고나온 지금, 햇살은 칼날처럼 일어선다

누가 내 잔등을 밟은 것처럼 울컥 통증이 인다

여우비에 조금 축축하거나 말라붙은 바닥이

이 여름 내가 찾아 헤매는 유일한 그늘이다

물 한 방울 허락되지 않는 사막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나는 낭떠러지, 마지막 졸아드는 몸이다

보거나 들을 수 없어 오직 흔들림 하나로 간다

여전히 길 없는 길 밖은 동굴이다

헤매지 말자, 그 어둠이 내 몸을 물어뜯더라도

풀 한 포기 없는 바닥에서 꿈틀거리더라도

자벌레같이 기어가는 이 목마름을 탓하지 말자

비옥한 땅 벗어나면 다시 마주치는 헐벗음의 시간

비집고 들 자리마다 뜨거운 바람이 똬리를 튼다

누군가에게 밟힌 것처럼 다시 마른 통증이 인다

가마솥 달구는 햇살에 납작해진 나는 눈멀고

무너지는 바닥이여, 오오 징그러운 양탄자같이

애초부터 나의 출생은 마른 바닥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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