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알베르 카뮈가 쓴 『시지프 신화』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오늘날의 노동자는 그 생애의 그날 그날을 똑같은 일에 종사하며 산다. 그 운명도 시지프에 못지않게 부조리하다. 그러나 운명은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드문 순간들에 있어서만 비극적이다.” 시지프(시지프스)는 신화 속 인물로, 신에게 맞섰다는 이유로 거대한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올리는 일을 평생 반복해야 하는 비극적인 삶을 산다. 산꼭대기까지 무거운 바위를 밀어올리면 바위는 굴러 떨어지고, 그 바위를 다시 밀고…. 정말 매일 일터로 나가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카뮈가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드문 순간들에 있어서만’ 비극적이라고 한 것처럼, 삶을 들여다보고 나를 찾으려는 상태는 어쩌면 고통을 자처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뒷부분에서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시지프의 말 없는 기쁨은 송두리째 여기에 있다.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조리한 인간이 자신의 고통을 응시할 때 모든 우상들은 침묵한다.” 반복되는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똑바로 응시할 힘을 잃는다면 그 사람은 점점 투명해질지도 모른다. 안다. ‘자아’ 같은 걸 생각하고 얘기하는 게, 일을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데 걸리적거리는 이물질처럼 느껴질 거란 걸. 자꾸만 쓸리고 상처를 만들어서 아프게 할 거란 걸.

책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마흔 살이 돼서야 주식 중개인이란 직업을 때려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박완서 작가도 마흔 살에 첫 작품을 썼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은희경 작가는 30대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죽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어 긴 휴가를 내고 노트북 하나와 함께 산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들이 그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들여다보며 괴로워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이물질을 뱉어내지 않은 조개만이 진주를 만들수 있다. 우유빛깔의 탄산칼슘 결정이 겹겹이 쌓이는 시간만큼 괴로움도 있겠지만, 그걸 품고 있어야 뭐라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끝나지 않는 질문들을 계속 안고 가려고 한다. 물론 맡은 일은 성실히 해내면서.

- via 전아론 aro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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