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JAPAN에서 세븐틴까지 - 내 인생 두 번째 덕업일치를 꿈꾸며

01. 시작은 1천엔

부모님과 함께 일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열 네 살의 나에게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그 것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단돈 1천엔의 티켓으로 들어갈 수 있던 약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소 아담한 공연장, 그것이 내 우상 X JAPAN의 음악과 처음 만난 지점이었다.
 어떻게 끝이 났는지도 모를 그 공연을 다 보고 돌아서서 집으로 와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그 때의 두근거림을 아직도 기억하는 것을 보면 굉장한 경험임은 분명했다. 공연을 보고 난지 며칠이 지나서도 내내 귓가를 울리던 음악이 ‘X JAPAN’의 ‘MISCAST’란 곡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야 발을 뻗고 잠을 청했던 기억까지 모두 생생하게 남아있다. 
(물론 당연히 1천엔의 티켓으로 보았던 그 작은 공연장의 가수는 X JAPAN이 아니라 카피 밴드였다.)

02. 멋있으니까!

락, 밴드, 공연의 멋있음을 알게 된 그 길로 바로 반에서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을 알음알음 모아 아마추어 밴드를 결성했다. 밴드에서 내가 맡은 파트는 리더이자 보컬이었다. 포지션을 선택한 이유는 ‘멋.있.으.니.까’. 내가 가장 사랑했던 밴드 ‘X JAPAN’의 곡들을 부르고 공연하다 보니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아마추어 밴드를 계속 하고 있었고, 졸업 후 한국으로의 부름이 있을 때까지 내 열정은 계속 되고 있었다.

03. 단순한 계기

한국, 대학입시, 군대라는 세 개의 장벽 앞에 나의 ‘락스피릿’은 계속될 수 없었다. 대학 동기들이 금융권과 IT회사로 자리를 각자 잡아가기 위해 힘쓰는 동안 그들이 걷고자 하는 길은 분명 나와 다른 길이라 느꼈고,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깊은 고민의 끝에 자리잡은 결정은 바로 엔터테인먼트 사였다. 그 이유는, 내가 밴드에서 보컬을 선택했던 이유만큼이나 단순하다. ‘가수가 될 수 없다면 직접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04. 우상과의 연결고리

당시 들어간 회사에서 나의 내가 일했던 팀은 해외사업부였다. ‘해외’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걸쳐있는 모든 일들을 해내며 한걸음씩 이 일에 물들어 가고 있을 때쯤, 일본의 한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왔다. 그곳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우상인 X JAPAN, GLAY의 당시 소속사로, 한류아티스트의 매니지먼트 및 제작을 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다. 그들과 팬-아티스트 이상의 연결 고리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05. 덕업일치의 순간, 그리고 생겨난 욕심

맡겨진 포지션을 수행하는 사이, 말도 안 되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X JAPAN의 재결성 소식이었다. 행운의 여신은 내게 X JAPAN을 만들어가는 팀 내 매니지먼트 포지션을 선물해 주었고, 음반 제작과 월드투어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이끌었다. 진정한 ‘덕업일치’의 순간이 바로 이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본 음악계의 전설과 함께하고 그 전설의 일부를 같이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는 동안, 한편에서는 다른 욕심이 한가지 자라났다. 그리고 어느 새 그 욕심은 더 커지고 강렬해졌는데, 그것은 바로 “멋진 또 하나의 스타를 위한 제작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06. X JAPAN에서 세븐틴까지

한국으로 돌아와 그 욕심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결과 현재 나는 내 우상만큼이나 빛날 수 있는 원석을 키우는 자리인 엔터테인먼트사의 부사장이 되었다. 내가 함께하고 있는 그 원석들은 13인조의 보이그룹 ‘세븐틴’으로, 락에 심취해있던 장르와는 다른 성격의 아티스트이지만,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와 세븐틴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음악들은 곁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진 친구들이라는 데에 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는 이들의 제작을 맡으면서도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과 무대를 기다리는 팬이 되어있다. X JAPAN에 이어 또 하나의 ‘덕업일치’의 순간을 가져다 주는 친구들이다. 누군가에게 깊이 빠져 지금까지 온 나와 같이, 세븐틴을 보며 자라나는 친구들이 또 다른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세븐틴’이 또 하나의 전설이 되어주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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