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팔이 일본여행] #5. 벚꽃이 휘날리는 동경타워

오늘은 조금 천천히 여행하고자 한다. 때론 바람도 느끼면서 사람도 느끼면서 그렇게 여행하고 싶었다. 오늘의 여행은 나 홀로 여행이다.

에비스 개찰구를 나서면서 바로 향한 곳은 그 어느 삐까뻔적 한 음식점이 아닌 파스텔이라고 하는 작은 푸딩집이다. 동쪽으로 나와 길을 건너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파란 간판이 보인다. 315엔 하는 기본 푸딩은 이집의 엄청난 자랑거리이다.

주문할 때 얼마나 걸리냐 물어보는거 보니까 최대 2시간 정도는 포장이 가능한 듯 하다. 오늘은 유난히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까페에 앉아서 푸딩을 먹었다. 오랜만에 여유있구나!

와 한입 베어넣는 순간

입안에 달콤함이 퍼지는데 장난이 아니다. 일본에서 푸딩 먹는거 정말 장난아니게 맛있다던데 정말 상상 이상이네! 한참을 먹다가 적은 양이지만 정신적인 포만감을 얻었다.

그 포만감을 가지고 에비스에 있는 가든으로 향했다. 에비스 지하철역에서 이곳이 컨베이어 벨트로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가기는 어렵지 않다. 쇼핑하기에는 에비스도 괜찮은 것 같다. 조금 명품 라인이 많아 보여 여유가 넉넉해야겠지만. 어쨌든 에비스에 온 목적은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니까 쇼핑 스트릿트를 지나 전망대로 향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내 옆에 천상지희가 있지 않은가 상미린아와 스테파니가 걸어가고 있다. 꿈이야 생시야! 생각보다 수수하게 다닌다. 대체 에비스에는 웬일인가!!!! 맘같아서는 아는척 딱 하고 같이 사진찍고 사인받고 싶지만 아무래도 타국이다보니 그들만의 시간에 방해를 주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일본까지 와서 오덕후 티내고 싶지는 않았다. "우왁! 누나! 싸인좀..덜덜!!!"

Top of yebisu 38.39층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도쿄시내의 풍경은 조금 메마른 듯한 느낌이었다. 도청에서 봤던 야경은 촉촉했는데...

전망을 따진다면 그래도 도청이 더 낫다.

메마른 전경을 안주삼아 맥주를 들이키러 에비스 맥주 박물관으로 향한다.

에비스 맥주 박물관은 맥주 '에비스'가 태어날때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소개하는 곳이다. 여느 박물관과 다를바가 없겠지만 이곳의 특색은 관람을 끝내고 먹는 종류별 맥주맛이다. 자판기에서 400엔짜리 에비스 간판 맥주 4종을 끊으면 약 150ml 4개의 맥주를 과자와 함께 주는데 과자가 적어보이지만 주전부리로는 손색이 없다. 그렇게 마시고 나오니 제대로 알딸딸 하다. 에비스 맥주 박물관은 일본 맥주의 역사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조심히 생각해보니 홍천에 있는 하이트 맥주공장과도 비슷하구나.

이 근처에는 에비스 말고도 다이칸야마, 나카메구로 등 감성적인 관광지가 많다.

다이칸야마에서 유희열이 찾는다는 와플가게와 이것저것을 찾으려 했으나 가볼 곳이 좀 있어서 다음에 오기로 하고, 와플은 다이칸 야마를 가는 길에 이치란 라면이라고 세숫대야 라면을 파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정말정말 맛있는 라면을 먹었기 때문에 더 먹지 않기로 했다.

사실 여기에도 비화가 있는데 원래는 삿포로 야마다 라멘집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에비스 역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틀면 나오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알딸딸한 상태로 가서 그런지 삿포로 라멘집인줄 알고 들어간곳이 바로 그곳이다. 기껏 들어갔는데 나올 수도 없고.. 참 ...

삿포로 야마다 라멘은 오전 10시에 열어 오후 2시에 닫는 만큼 레어 라멘집이었는데 다음기회에 와야겠구나.. 그렇지만 이 집 라면도 정말 맛있다. 특히 '많아서' 배 다 채웠다.

라면을 세숫대야로 '마셔'버려도 가시지 않는 알딸딸함... (맥주가 강하긴 했나보다) 비틀비틀 라멘집을 나와 쭉 걸어가다가 전혀 다른 길로 가버려서 다이칸야마를 앞에 두고 바보같이 나카메구로까지 갔다. 무슨 역이 하나 있어 아 드디어 다이칸야마이겠거니 했는데 엥? 나카메구로역이다. 잘만 하면 걸어서 지유가오카 시모기타자와까지 가게 생겼다.

그.러.나. 아주 새로운 발견을 했다.

나카메구로 옆에 강변이 있는데 사쿠라가 장난 아니다 아주 나중에 알고 보니 우에노 공원 다음으로 정말 유명한 하나미 장소였다. 하나미 하나는 끝내주게 볼 수 있는 나카메구로 강 그 감성 그대로 살려서 다이칸야마에 도착했다.

다이칸야마는 디자인족들이 열광할 만한 여러가지 숍과 아기자기한 까페 유명한 건축가가 만들었다는 건물 컬렉션들이 많다. 디자인과 쇼핑을 좋아한다면 다이칸야마는 필수코스다. 디자이너 샵과 옷가게도 즐비하다. 따듯한 햇살을 느끼며 다이칸야마의 건축가 콜렉션을 천천히 감상했다.

다이칸 야마를 빠져나와 옷가게를 기웃기웃하다가 거의 오후가 되어 롯뽄기로 출발했다.

롯본기 도착하자마자 전화가 걸려왔다

"이봐 자네 거기까지 갔는데 도쿄 국립박물관을 안간다구?" 여지없이 'A 군'이다.

"국립박물관이랑 도쿄미드타운은 당연히 가야되는곳이야!"

사실 자금난으로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놈의 A가 국제전화로 독촉하는 바람에 떠밀려 갔지만 생각보다 엄청 괜찮았다. 추천추천!

물론 돈 내고 작품 감상까지 하면 좋겠지만 건물 자체가 엄청나게 매력 있다. 그곳을 가는 길에 미드타운도 있으니 이것도 즐기면 참 좋을 듯 싶다.

감상젖은 도쿄 국립 미술관을 지나 후지티비 쇼룸과 롯뽄기 힐즈를 구경하고 모리미술관으로 향했다. 사실 모리 미술관도 안 가려고 했는데 이것도 A군께서 전망대까지 합쳐 1천엔으로 해결된다 하여 얼떨결에 새로운 정보 덕택에 닿을 수 있었던 곳이다.(참 생각보다 너무 준비 안하고 왔네 오늘은) 모리 미술관은 일본에서 제일 높은 미술관인데 이날은 사람,자연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전시가 아닐 수 없으나 일본어 의사소통쯤은 되니 설명도 잘 읽을 수 있을거다 했는데 저질 일본어의 한계는 여기까지다. 계속 한자에서 막히는 저주받은 일본어실력. 결국 영어로 관람을 해야 했는데.. 영어도 저질이다 보니 휴....

다시금 언어 공부의 중요성을 느낀다. 모리 미술관을 지나면 바로 전망대와 연결되는데 360도의 야경을 다 즐길 수 있다. 정말 멋진 장관이니 꼭 가보길 바란다. 그렇게 야경을 바라보다는데 멀리 도쿄타워가 보인다 왠지 걸어갈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익스트림 여행자인 나는 그새를 못 참고 전망대를 내려오자마자 명품쇼핑가를 지나 걷기 시작한다. 할아버지한테 물으니 대충 어디를 향해서 가라는지는 알겠다 그래, 최선의 방법은 타워가 보이는 쪽으로 무조건 걷는거다.

20분을 걸었을까? 끝이 없다. 고가를 지나 골목 골목을 엄청나게 누볐다. 대성이형이랑 왔으면 엄청 미안해 질뻔했다. 그래도 한 40분쯤 지났을까 어느샌가 타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마침내 50분의 헤메임 끝에... 도쿄타워에 도착했다.

내가 찾은 곳이 명당인지 몰라도 아주 아담한 공원이었는데 벚꽃이 장난 아니게 많이 피었구나. 관광객도 전혀 없어서 너무 좋았다. 게다가 밤에 날리는 사쿠라는 내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데 충분했다.

주체할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려 그 바로 아랫목에 있는 식료품점에서 벤또를 사다가 먹었다. 사람들은 맥주를 즐기며 하나미를 열심히 즐기고 있고 나는 벤또를 먹으면서 즐긴다.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애니메이션 '클램프'를 보는 듯 했다. (보신분만 알꺼에요)

정말 잊을 수 없는 광경. 도쿄타워를 갈때 꼭 사쿠라가 필 즈음을 추천해주고 싶다! 강추!

생각이 많아지는 그날의 하나미와 동경타워였다.

난 또 무식하게 롯뽄기까지 40분 걸어와서 아마노테선을 타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형들이 그런다

"바보 거기서 사철 타면 바로 올 수 있어!!!"

휴. 내가 이렇지 뭐...

그래도...

롯뽄기로 흐르는 길에서

내가 마치 인생의 길로 떨어지는 사쿠라라면

내가 다시 도움닫고 하늘로 치솟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람을 타야 하는데,

내 인생에서 바람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열정, 그리고 여유겠지.

적어도 오늘 하나미 중에서는

이곳을 오기 위한 열정과 어느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또 하나의 사색과 깨달음을 얻었으니까

그거면 된거야.

생각해보면 이곳까지 오는 내내 그렇게 '고생'은 아니었네..

다음편에 계속 ^^

빙글 관광청장입니다. 청정 클린 여행커뮤니티는 계속됩니다~ 스타트업을 돕는 엑셀러레이터사 매니저고요, 취미로 http://monotraveler.com 을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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