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밉지만 사랑스러운, 나쁜 짓을 해도 착할 것 같은 남자
“난 네가 착해서 좋아. 믿을 수가 있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옥희의 영화〉에서 옥희(정유미)가 진구(이선균)에게 하는 말이다. 홍 감독은 여러 영화에서 이선균을 캐스팅하면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나쁜 짓을 하거나 얄미운 언행을 하는 역할을 맡을 때조차 ‘그래도 이 사람은 알고 보면 착할 것이다’라는 묘한 믿음을 갖게 만든다. 오죽하면 버럭 화를 내는 캐릭터(〈파스타〉)를 맡으면서도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시킬 수 있었을까. 이선균도 “예전에 어떤 감독님은 나에게 나쁜 이미지를 중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