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ew : 핑앤퐁(Ping N Pong)

슈퍼프릭 레코즈(Superfreak Records) 소속의 프로듀서, 비앙(Viann)과 비주얼 아티스트 레어버스(Rarebirth)는 최근 그들의 협업 프로젝트 핑앤퐁(PingNpong) 시즌2를 성공리에 마쳤다. 일주일에 한 개씩 작업물을 공개한 시즌1과는 달리 시즌2는 조금 달라진 기획으로 VISLA와 함께 진행했다. 이들은 약 1년에 걸쳐 모두 10개의 트랙과 영상을 발표했다. 또한, 이번에는 비앙과 레어버스뿐만 아니라 많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참여해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놀라운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작지만 묵직한 발자국을 남긴 핑앤퐁의 주역인 비앙, 레어버스와 지난 1년을 뒤돌아봤다.

약 1년 반 동안 꾸준히 온라인상에서 작품들을 공개해왔다. 왜 프로젝트 이름을 핑앤퐁이라고 지었나?

레어버스(이하 레): 경리단 길에 있는 핑퐁펍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시작된 프로젝트다. 마치 탁구 할 때 랠리(Rally)를 하는 것처럼 비앙이 내게 음악을 들려주면 나는 그 음악에 영감을 받은 아트워크를 제작하거나 내가 아트워크를 보여주면, 비앙이 트랙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핑앤퐁 뒤에 붙는 숫자 51의 의미는 무엇인가?

비앙(이하 비): 핑앤퐁을 결성한 날이 5월 1일이었다.

핑앤퐁 시즌1은 트랙과 아트워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공개됐다.

레: 탁구로 치면 랠리처럼 빠른 속도로 결과물을 내자는 의도였다. 지금껏 묵혀둔 작업도 아깝고 해서 빨리 소비해버리고, 피드백도 얻고 싶었다.

(동영상)핑앤퐁 시즌2 전곡 플레이리스트

시즌 2는 속도보다 퀄리티에 더 신경을 쓴 프로젝트로 성격이 조금 변했는데.

비: 처음에는 답답했다. 그러나 영상을 만들고, 피처링 아티스트와 조율을 하면서 일주일에 하나씩 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핑앤퐁 프로젝트에 영감을 준 아티스트가 있나?

비: 래퍼 존 웨인(Jone Wayne)이 매주 작업물을 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사실 그걸 보고 시작한 건 아니다. 그냥 둘이 뭔가 해보자는 식이었다. 국내에도 이런 형식의 프로젝트가 몇 개 있던 거로 아는데, 마무리를 지은 건 핑앤퐁이 처음일 거다.

레: 이런 식의 프로젝트는 시작이 거창한 경우가 많다. 티저 영상도 만들고, 뭐도 만들고 하는데 결국엔 흐지부지되어서 사라진 프로젝트를 많이 봤다. 그래서 우리는 힘을 빼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자는 생각으로 진행했다.

비: 레어버스 형이 요즘 시대에 맞게 결과물을 SNS를 통해 빨리 소비하자고 했다. 사운드클라우드 타임라인을 보면 하루만 지나도 수많은 곡이 발표되고, 또 사라지곤 한다. 그렇다면 거기에 연연하지 말고 이런 흐름에 맞춰가고 싶었다.

레어버스와 비앙은 둘 다 슈퍼프릭 레코즈(Superfreak Records) 소속이다. 많은 멤버들 중에서 왜 둘만 같이 한 건가.

비: 당시 슈퍼프릭 레코즈가 잠시 침체기가 왔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뭔가 더 열정적으로 몰두할 곳이 필요했고, 나와 뜻이 맞았던 레어버스 형과 바로 핑앤퐁을 시작했다.

레: 그때 비앙은 닥치는 대로 작업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나도 동참했다.

10개의 트랙 중 가장 재미있게 작업한 작품을 꼽자면.

비: 첫 번째 트랙 “Camilla Akrans”다. 바이올린을 보탠 Tunnelno5와 평소 친하게 지냈는데, 그 덕에 호흡을 제대로 맞추면서 핑앤퐁 기획 의도에 맞는 작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글리덕(Ugly Duck)과 한 작업이다. 데뷔하기 전에 가장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래퍼가 오디(Odee), 어글리덕(Ugly duck) 그리고 키쓰 에이프(Keith Ape)였다. 키쓰 에이프를 제외하곤 모두 성사되어 기쁘다. Roci Eycko와 함께한 “Trilluminati”도 기억에 남는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기존의 비트를 재차 수정했고, 결과적으로 단점이 많이 보강된 트랙이 나와서 기뻤다.

레: “Broken that fountain”이다. 일단은 가사가 있는 트랙은 비주얼을 어느 정도 거기에 맞추게 된다. 그런데 이 트랙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라 이미지로만 다가갈 수 있어 표현의 자유가 많이 주어진 것 같다. 킬라송(Killah Song)형에게 드럼을 부탁했더니, 다른 악기 연주자까지 섭외를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난항을 겪은 트랙은 없었나.

레: 래퍼 넉살(Nucksal)과 함께한 트랙, “The City/Hasoogoo”의 비주얼 아트를 만들 때 가장 힘들었다. 당시 내가 개인적으로 좀 우울한 시기였다. 이 영상은 카메라를 하나 들고 밖으로 나가서 무조건 오늘 찍은 소스들로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만든 거다. 곡의 콘셉트가 ‘City’인걸 고려해서 산에 올라가 도시를 바라본 장면, 도시를 걸으며 보이는 것들을 찍었다.

비: 하나를 꼽기보다는 비교적 덜 친한 사람과 작업할 때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도움받는 입장이다 보니 까다로운 요구를 하기가 죄송스러웠다.

핑앤퐁 시즌2에서 꼭 같이 해보고 싶었던 뮤지션이라면?

비: G2와 키쓰 에이프.

레: 알엔비 뮤지션과 함께하고 싶었다.

(동영상)“Comfuture(Feat. PNSB)”

최근 핑앤퐁 시즌2를 앨범 단위로 각 음원사에 등록했다. “Comfuture(Feat. PNSB)”를 타이틀로 정한 이유는?

비: PNSB가 참여한 “Comfuture”는 사실 고등학교 때 만든 비트다. 누구한테 들려주기 부끄러워서 안 쓰고 있다가 편곡한 버전을 PNSB에게 보냈더니 자신의 스타일에 알맞게 흡수해서 랩을 하더라. 그때 이 아티스트가 비범하다는 것을 느꼈다. 비주얼도 트랙에 맞게 잘 뽑힌 것 같고 리스너의 반응도 좋아서 타이틀로 정했다.

핑앤퐁 프로젝트에서 하우스, 저지 클럽, 힙합 등 다양한 사운드를 다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비앙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거친 질감은 리스너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비: 개인적으로는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크게 신경 쓰지는 않지만, 앞으로 나올 음악의 색깔을 지켜봐 줬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회색 빛깔의 음악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가벼운 건 예술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또 반면에 너무 어두워서 청자들이 외면하는 음악 역시 예술이 아닌 것 같다.

기린의 “Jam” 리믹스에서 선보인 저지 클럽은 상당히 신선했다.

비: 저지 클럽이 당시에 반짝하고 유행할 때,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번 해봤다. 또 테크노, 하우스 음악에 완전히 빠져있을 때 AiAiAi의 도움을 받아 만든 1번 트랙 ”Camila Akrans”도 나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1번 트랙을 듣고 이번 핑앤퐁 시즌2에서는 기존 비앙과는 다른 스타일의 트랙이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끝나고 나니 딱히 그렇지는 않았다.

비: 참여한 게스트의 성향 때문인지 하우스나 새로운 바이브를 가진 곡들을 집어넣을 곳이 없었다. 사일리(Sailli)의 플루트와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하우스 트랙이 있긴 했는데….

요새는 어떤 비트를 만드나?

비: 나는 최근 영화 ‘Straight Outta Compton’을 보고 다시 완전한 힙합으로 돌아왔다. 앨범을 만들거나 거창한 작업을 할 생각은 없다. 일단은 학업도 마무리하면서 좀 쉬고 싶다.

(사진)핑앤퐁 시즌2 트랙 아트워크

핑앤퐁 시즌 1에서는 트랙에 영감을 받은 이미지 작업을 했고, 시즌 2부터는 모든 트랙에 영상 작업을 시도했다. 다양한 콘셉트와 영상 기법이 인상적이었다.

레: 지금껏 내가 해오던 작업에서 벗어나 영상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며 많은 걸 느꼈다. 기린의 “Jam (Remix)” 트랙 같은 경우에는 3D 영상인데, 작은 원소가 차츰차츰 완성된 형태를 갖추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보면 아쉽지만, 그때는 최선을 다한 작품이었다.

가장 아쉬운 작품은 “Jam (Remix)” 영상이었나?

레: 가장 큰 모험이자 가장 아쉬운 영상이다. 욕심이 너무 과했다. 더 멋지게 만들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전공이 3D라 자신 있었는데, 애니메이팅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영상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

레: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을 평균 2주로 잡으면 1주일은 소스를 찾고, 1주일은 영상을 제작한 것 같다.

최근 MHV-황지석과 정충진이 이끄는 영상 프로덕션-가 만든 VHM(Very Happy Magazine)에서 촬영 기반의 영상도 선보였다.

레: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영상을 통해 나를 보여주고 싶다. 특별히 촬영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닌데, 아이디어가 생기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Broken that fountain”과 “Trilluminati”의 비주얼은 10개의 영상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제작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줄 수 있나?

레: “Broken that fountain”의 경우에는 일단 아프리카 전통 탈을 수집했다. 이미지를 약 200개 정도 모았는데, 다 쓰지는 않았다. “Trilluminati” 영상은 중국 전통 무용수 영상에 이펙트를 준 것이다. 원본 영상을 우연히 접하고 나서 이걸 만지면 재미있는 영상이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핑앤퐁의 비주얼 아트가 뮤직비디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레: 핑앤퐁 영상은 아무래도 비앙과 나의 협업이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제작하고 싶지는 않았다. 비앙의 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비주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핑앤퐁 시즌3도 계획 중인가?

비: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각자의 작업에 더 치중하려고 한다.

레: 개인적으로 탁구를 워낙 좋아해서 나중이라도 계속 이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싶다. 핑앤퐁을 의류 라인으로 풀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웹상에서 진행된 프로젝트가 음원 등록까지 이어진 케이스다. 처음부터 기획한 것인가?

비: 사실 처음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하. 음원으로 발매하지 않고 끝내도 아름다운 프로젝트였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음원을 등록하면서 어떤 기록을 남기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특이하게도 모든 트랙의 비주얼을 VHS 비디오테이프(사진2)에 담았다.

레: 물론 지금 시대에 쓸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런 작업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비: 단순한 비트메이커가 아닌 프로듀서로서 한 명의 아티스트를 완성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마치 닥터드레처럼 래퍼 한 명과 풀렝스 앨범을 만들고 싶다.

레: 지금처럼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를 만드는 일도 좋지만, 내 작업들이 단편적으로 끝나는 게 아쉽다. 만약 한 뮤지션이 정규 앨범을 낸다면 그 전에 공개하는 싱글부터 시작해 뮤직비디오, 앨범의 모든 비주얼 요소를 감독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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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Npong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

진행/텍스트 ㅣ 최장민 권혁인

김도예

온라인 서브컬처 매거진 #visl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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