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구두굽이 부러졌을 때/정재분

구두굽이 부러졌을 때

정재분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때,

구두수선집이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냥 택시라도 잡아타고 집으로 왔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을 걸

누군가가 꼭 나의

내친걸음이 안타까워 구두 굽을 부러뜨린 것만 같아

때때로 궁금해지는 것인데 새벽녘

동쪽 창으로 내려다보던 샛별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

순간의 긍정이 섬광처럼 반짝였을 것이나

근거가 모호한 긍정이

부정의 꼬리를 물은 것은 결코

내친걸음이 돌이킨 적이 없었음이라

새벽잠 속에서

누가 내게 바다라고 그랬을까

선뜻 바다라 하는 곳에 발을 넣었는데

기함하리만치 따가워보니 바다쐐기가 달라붙었잖아

누가 내게 강이라고 그랬을까

그리 겪고서도

선뜻 강이라 하는 곳에 발을 넣었는데

독 오른 바다쐐기가 맥없이 강바닥에 떨어져나가고

피난 자리가 감쪽같아 졌지

상징과 은유의 빌딩숲에서 언제나 촌뜨기인 내게

암시는 책 속의,

그 파리지엔 같이 정답 없는 친절을 베풀어 번번이

읽지 못하는 문자

듣지 못하는 소리

지문처럼

제 본디가 드러나고 비에 흠씬 젖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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