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절한 만큼 그 꿈은 이루어진다

출가 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카이스트 1학년을 마치고 곧장 출가했고 20대를 줄곧 스님으로서 살았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시주금을 받는 탁발수행을 해보았고, 승복을 입고 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출가자 신분으로 대학생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미팅, 술자리, 동아리 모임, 체육활동 등 모임에 잘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20대들이 겪는 굵직한 경험들은 거의 해본 것 같다. 20대 중반에 전방으로 군대를 다녀왔으며 4년제 대학의 정규코스를 이수하여 졸업도 하게 되었고 취업준비생과 같이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또한, 봉사단체에 들어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재능기부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학교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10년 동안의 나의 삶도 일반 대학생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과 나의 공통분모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20~30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게 된 것은 내가 21세 때 겪은 출가의 경험들을 그들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해서 조금 진지하게 생각한 청년들은 자아정체성에 대해서 다소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난 무얼 하면서 살아야 하지?’ 와 같은 근본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었다. 이 질문은 출가자들이라면 항상 하는 중요한 자기성찰의 방법이다. 내가 누군지를 모르기 때문에 나를 찾기 위해서 출가를 결행하고 수행을 통해 그 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출가의 동기를 묻는 어떤 이의 질문에 혜민 스님은 “보통 20대들이 겪는 고민을 조금 더 진지하게 했을 뿐” 이라고 답을 했다고 한다.

필자도 왜 출가를 했는지 그 명확한 이유와 동기에 대해서 모호할 때가 많았다. 잃어버린 ‘참나’를 찾기 위해서 출가를 했는데, 막상 출가하고 보니 존재하고 있지도 않은 ‘참나’를 붙들고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가끔은 캠퍼스에서 생기가 넘치게 활동하는 대학생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도 괜찮은 삶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 대목에서 알게 된 것은 출가하든지 안 하든지 누구나가 갖는 고민과 번뇌가 있느니,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싶고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수행자의 길을 가고자 출가한 나는 ‘나를 찾고자 하는 구도심’이 보통의 사람들보다 조금 더 있었을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은 누구나 출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누구나가 다 ‘나는 누구인가?’ 라고 하는 근본물음을 던지고 있으며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일 저일 다해보기도 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알아보면서 진로를 선택하기도 한다. 오늘날 ‘웰빙’과 ‘힐링’이 트렌드가 된 것도 사실 알고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자기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찾다보니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요즘 청년들이 겪는 경험 가운데 스님들과 유사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부모님과의 의견충돌이 그것이다. 스님들이 출가하면 가깝게는 부모님과 형제들이 반대하고 주변 지인들과의 사이도 멀어진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뜻을 세웠을 때 그 내용이 부모님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부모님의 말씀을 잘 따르고 부모의 바람대로 잘 살아온 자녀일수록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그 마찰과 저항이 더 크다. 기성세대의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자녀가 법대에 가서 변호사, 검사, 판사가 되라고 하고 의대에 들어가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의사가 되라고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작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들은 하고 싶은 일과 진로가 부모님의 희망 사항과는 다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법대에 가서 법조인이 되는 것보다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을 수도 있고, 돈을 잘 버는 의사가 되기보다는 자신의 혼이 실린 예술작품을 창조해내는 화가가 되고 싶을지도 모른다. 자녀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데 부모님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자리가 보장되는 삶을 재촉하시는 경우에 대부분의 자녀들은 부모님과의 마찰에서 자신들의 뜻을 굽히게 된다. 하지만 드물게 자신의 소신대로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 독립심이 강한 그 청년은 스님들의 출가에 버금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처럼, 출가한 스님이든 독립선언을 한 청년이든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가치를 위해 자신만의 외길을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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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쉽따 참선교실 수련안내* (누쉽따=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문의: 070-7492-1955 , 010-2888-8245 (http://me2.do/GsSZzC9V)

사진예술 ・ 자기계발 ・ 강연 ・ 영감을주는이야기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한 도연 스님의 에세이,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자존, 관계, 공부, 소통 등 정신적인 독립을 위해 필요한 지혜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도연 스님은 카이스트에서 물리학도의 꿈을 키우다가 자신에게는 그러한 삶이 행복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돌연 출가를 결심했는데요. 이 책에는 출가 전 대학에서 방황하던 시절부터 출가 후 10년 동안 수행을 하면서 대안학교, 봉사단체 등 다양한 현장에서 좌충우돌 부딪히는 시절까지, 그간에 얻은 값진 깨달음들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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