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변수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얼어붙은 세상이 보인다. 그의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 날, 그의 제안이 없는 날, 그와 안 좋았던 날, 세상은 갑자기 모든 것이 얼어붙는다.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간다.

나는 수족관을 바라보는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세상은 히스테릭한 물건으로 가득차 있으며,

내가 바라보거나 만지는 모든 것들은 나에 대해 적대적이다.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이 슬픔에 빠졌을 때,

세상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 (하루가 죽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조용한 편지함. 답장이 없는 새벽.

들리지 않는 목소리. 그 달콤한 슬픔은, 이 세상에 온전히 나 하나만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 얼어붙은 진실, 잠시 망각하고 있던 진실이 고개를 드는 순간, 사랑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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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오직 그의 신호로만 가득 차 있고, 나는 신탁처럼 그의 신호를 기다린다는 것.

사랑도, 내 삶도 오직 그라는 대상의 종속변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이 놀라운 전환이야말로 우리가 사랑의 가능성을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희망과 환희는 물론 고통도, 슬픔도, 불행도 모두 사랑의 연료일뿐.

생을 한 점 남김없이 밑바닥이 보일 때까지 모두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러므로 무대가 사라진 뒤에도 그로부터 결코 헤어날 수 없는 것.

아주 천천히, 그 누군가를 잊어버릴만큼 느리게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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