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

전 그저 요리를 하는 일반 서민 입니다. '요리사' 라는 칭호가 있지요. 한식과 중식이 주전문인 그냥 요리사 랍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희 할머니께서 저를 갓난 아기때부터 키워주신 통에 항상 할머님이 해주신 음식들을 먹으며 자라왔습니다. 요리연구가 수준까진 아니어도 저희 할머님께선 음식의 맛 하나는 정말 기가막힐 정도였으니까요. 84세의 연세로 7년간의 병안을 겪으시고 끝내 주님의 부름에 응답을 받으시곤 편하게 천국으로 올라가셨지요. 그런 연유로 더 이상 할머님의 음식맛을 볼 수 없었기에 그 맛을 기억하고 있는 세치혀의 감각만으로 따라 만들게 된 것이 이쪽으로 이어지게 만들더군요, 하하. 할머님의 음식을 따라만든것을 드셔본 가족과 친인척 분들의 입에서 정말 비슷하다면서 극찬을 해주시더라구요, 쑥스럽게 ^^ 아! 자랑은 절대 아닙니다, ^^; 그렇게 제 인생에서 요리는 그때부터 떼어 놓을 수 없는 제 신체의 일부분 처럼 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쪽 업계에 발을 들인지 약 8년이라는 시간이 폭풍처럼 흘러 지금은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각 계통에서 직급자의 역할도 위임 받게 되더군요. 삼촌이 하시던 양평 해장국집을 스타트로 고기집, 직화구이 전문점, 짬뽕 전문점 안동찜닭, 베트남 쌀국수 등의 여러 업종의 푸드잡을 거쳐 지금은 숯불 닭갈비 전문점의 실장으로 근무 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가게 전반적인 모든 업무를 다하지만 닭고기를 숯불에 굽고 구워진 고기를 손님들께 이송하는 일이 주 업무입죠. 가끔은 회의가 생길 때도 수 없이 많더군요. 내가 왜 지금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는건지, 내가 왜 서빙을 하고 있는건지, 누가 뭐래도 난 요리사인데 팬을 잡아야 하고 칼을 잡아야 하고 요리를 해야 하는데 난 지금 대체 뭘 하는건지 이에 대해 진심으로 고심이 생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수원 인계동의 무비사거리란 번화가 안에선 둘째 가라면 서러운 맛집이기도 하다보니 정신없이 바쁠 때는 아무 생각도 들진 않지요. 하지만 한가한 시간을 걷다 보면 또 다시 그 의문이 가시질 않더군요. 정말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보면 꼭 한끼도 못 먹은 사람 처럼 배가 엄청나게 고픕니다. 손님들 나가시고 나온 불판에 남은 고기들의 유혹에 못이겨 침이 꼴깍꼴깍 넘어 가는대도 가오 찾는답시고 칼같이 버립니다. 그러던 날이 지나고 지금은 주서 먹기 바쁠 때가 더 많아지더군요. 배고픔은 고위층 인사들도 참을 수 없듯이 오죽하겠습니까? 주서먹기 바쁘더군요. 제 입이 짬통도 아닌데 말이죠. 하하 그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니, 뭐. 해볼 일 안해볼 일 구분없이 빠듯하게 달려와서 달력을 보니 2015년 10월 31이더군요. 어마어마하게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왔더군요. 아픔의 언덕을 지나 슬픔의 벽을 뚫고 지나온 시간의 미로는 정말 형용 할 수 없을 만큼의 큰 무게를 저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단 한번의 결혼 실패, 35년간의 가장 큰 충격이자 잊지 못할 그것 이었답니다. 물론,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었기에 법률상의 하자는 없다고 보지만요. 하지만 이성을 만났을때 그 분께서 듣기엔 결단코, 쉽게 받아들여 질 수 없는 부분이고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는 과오란건 충분히 알고 인정은 합니다. 그래도 뭐 저는 떳떳하려고 노력합니다. 죽을 죄를 지은 또는 천벌 받을 죄는 아니기에. 그렇게 인생의 쓴맛 찬맛 아픈맛 등의 수 많은 고통들이 정확히 존재했죠. 이성이 후린 뒤통수에 그로기 상태가 어떤건지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알게 됐고 긍정적인 측면으로 생각해 보면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지극히 주관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을테니까요.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의 후회감이 오늘 포텐이 터졌나 봅니다. 술 한잔 같이 기울일 수 없는 시간임에도 당당히 홀로 술집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고 있으니까요.

SoulBeast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