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신앙인,” “학자,” “국민"으로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사 교과서 논쟁이 뜨거운 장로회신학대학 게시판.

서울대 좌익 운동권 출신 김철홍 교수의 검인정 교과서 분석

장로회신학대학교 게시판이 역사 교과서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지난 10월 23일 이 대학 역사신학과 교수들이 학교 게시판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올려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같은 대학 신약학과 김철홍 교수는 장문의 반박문을 게시판에 올렸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반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현재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아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김철홍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 성명서에 대한 비판과 국정화에 대한 나의 입장

지난 10월 23일 본교 홈페이지(www.puts.ac.kr) 일반게시판에 본교 역사신학교수 7분 공동의 이름으로(임희국, 서원모, 박경수, 안교성, 이치만, 김석주, 손은실) 작성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이 성명서에서 자신을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정체성의 근간으로 삼는” “장로회신학대학교”의 역사신학교수로 소개하면서 “정부가 역사를 독점하거나 미화하거나 왜곡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고, “신앙인으로서,” “학자로서,” “국민으로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리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요한복음 8장 32절의 말씀으로 이 성명서를 마무리하였다.

이 성명서를 읽은 후 국정화에 찬성하고 있던 나는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성명서에 의하면 나는 “역사를 독점하고,” “미화하고,” “왜곡하는” 시도에 동조하는 공범(共犯)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나는 “역사발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는” 일종의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들이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정체성의 근간으로 삼는 장로교 소속 교단신학교인 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것이라면, 찬성하는 나는 신앙도 없고 양심의 자유도 없는 교수인 셈이다.

더욱 큰 고민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요한복음 8장 32절의 말씀이다. 선언문 말미의 이 성경인용문을 놓고 추론하건데 역사신학교수들은 진리를 인식하고 있고 진리로 자유롭게 된 분들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진리에 무지하고 그리스도의 자유가 없는 사람인 건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느냐 아니면 마느냐의 문제가 “진리의 문제”고 정말 어느 한쪽의 입장은 “진리,” 반대편의 입장은 “거짓”인가?

나는 이 성명서에 역사신학교수들이 갖고 있는 독단적인 입장, 즉 ‘나의 입장’은 옳고 ‘너의 입장’은 틀렸고 ‘나의 입장’은 진리고, ‘너의 입장’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보는 독단적인 입장, 사고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는” 독단적인 입장이 여과 없이 노출되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들의 독단적인 태도는 “우리의 의견을 밝히는 것은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태를 바로잡는 일임을 깊이 인식한다”는 말에서 그 절정(climax)에 도달한다. 마치 한 장의 성명서가 이 세상의 모든 일을 다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런 환상을 본교 역사신학교수님들만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미 장신대 교수회가 성명서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처방해온 선례가 지난 “세월호 성명서”와 “광복 70주년 신학성명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런 성명서들이 지금 우리 교단 안에서 얼마나 “사태”를 바로 잡고 있고, “개혁을 이루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이들은 “일방적인 진리주장이 얼마나 위험하며 자기혁신에 무능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지금 그 위험한 “일방적인 진리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차치하고, 이 성명서가 더욱 더 비난 받아야 마땅한 이유는 성경말씀을 자신들의 주장을 위한 치장물(embellishment)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말씀으로 자신들의 주장에 세례를 행하고(baptize) 자신들의 주장을 거룩한 진리(sanctified truth)의 수준으로 고양시킴으로 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를 진리의 문제로 둔갑시켰다. 나는 성서신학교수로서 이 구절을 아무리 읽고 주석을 참고하여 보아도 왜 이 대목에서 이 성경구절이 등장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이 구절이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어떤 구체적 관련이 있는지 나의 무지(無知)를 깨우쳐줄 역사신학교수님들의 친절한 설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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