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감..

살다보면 누군가를 지지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곁에서 도움이 되고 싶고, 아프지 않게 지켜주고 싶고. 그럴 때 수 많은 사람들이 '조언'을 합니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 헤어져서 슬프니? 그렇다면 이렇게 해봐. 시험에 떨어져서 속상하니? 그럼 저렇게 해봐. 조언의 '조'는 도울 조 자죠. 그러나 사실 진짜로 도움이 되려면 '돕는 말'을 내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입에서 나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맞는 말이어도 내 귀에 옳은 말이 아니면 내면화되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맞는 말만이 와서 박히고 구체적인 '도움'이 되기 마련인데, 아주 운이 좋아 내 조언이 상대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면 모를까, 아니라고 하면 아무리 힘주어 말해도 상대방 귀엔 그저 공염불일 뿐입니다. 제대로 된 조언을 하기 위해서는, 즉 상대방 가슴에 제대로 가 박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내 말이 상대가 보기에도 옳은 것이어야 한다는 얘기죠. 하지만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어요. 그 가치관이란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다른 경우가 많고 똑같은 사람이어도 상황에 따라 가치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 경청입니다. 상대의 가치 평가 기준의 벽을 통과해 내면에 와서 박히는 조언을 찾아서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에서 스스로 결론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후 이른바 '말 할 틈'만 주면, 헤어진 심경이나 불합격한 기분 따위는 본인 입에서 알아서 나올 겁니다. 그때 그냥 듣는겁니다. 적절하지만 과하지 않은 반응과 함께. 이 과정까지만 해도 상대에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복잡했던 내면이 '문장'이라고 하는 체계적인 도구로 정리되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가끔은 정적도 좋습니다. 경청 도중에 발생하는 정적은 상대로 하여금 '정적이 있더라도 내 말이 끊길 염려는 없다'는 안정감을 줍니다. 그러나 정적 이후 상대의 입에서 했던 말이 또 나오거나 곁가지 고민들까지 같이 나오는 등 고민의 내용이 점점 증폭된다 싶을 땐 듣기를 멈추고 대화 내용을 정리하거나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질문 중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이겁니다. 당사자가 지금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를 질문하는 겁니다. 인간이라면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뭔가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고 이겨내기 위한 방어막이 본인의 무의식 중에 자연적으로 형성됩니다. 아마 상대는 답하겠죠, 쓴 웃음과 함께. '이미 벌어진 일은 일이고, 그냥 당분간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거지 뭐' 별 것 아닌 듯 내뱉더라도, 상대는 이미 생각을 문장화하는 과정에서 비논리적인 생각의 곁가지들과 잡념을 태웠고, 힘든 과정 중에 있지만 그 과정을 이미 극복하는중이란 사실을 깨닫거나 혹은 그렇게 믿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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