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없는 사랑

"그 때 날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그 때 널 좋아했던 내가 좋아."

-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중

첫사랑을 떠올려보자. 미숙하고 풋풋했던 감정의 방울방울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첫사랑 말이다. 짝사랑이었어도 좋고, 이루어지지 못했어도 괜찮다. 교복 입던 시절, 당신을 미소 짓게 만들었던 추억이라면 좋겠다. 그 때 그 감정은 사랑이었을까?

사랑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정신적 사랑 '플라토닉', 육체적 사랑 '에로스', 무조건적 사랑 '아가페'. 심리학계에서 말하길,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면 '에로스'와 '플라토닉이' 적절히 뒤섞인 단계를 지나 점차 '플라토닉' 성향이 강한 성숙기를 거친 뒤, '아가페'로 사랑을 완성한다고 한다. 사랑의 완성으로 가는 데에 '에로스'도 필수적인 코스라는 뜻이고, 바꿔 생각하면 '플라토닉'만으론 사랑이 완전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실제로 요즘 당신의 연애에서도(당신이 일반적인 성인이라는 전제 하에) 섹스는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막 만남을 시작한 연인에겐 말할 것도 없거니와, 처음의 설렘, 기대, 흥분이 다소 잦아드는 시기가 되어도 연인과의 섹스는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같이 싸우다 화해하게 하기도, 친밀함을 확인시켜주기도, 뜸해진 열정을 되살려주기도 한다. 한 쪽이 성기능에 장애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아마 만남을 지속해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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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은, 섹스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첫사랑의 감정이 그립다. 진한 스킨십을 하지 않아도 심장이 간질거리는 떨림이 느껴지던 그 때의 풋풋했던 설렘이,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너무도 귀해졌다. 그래서 지나간 첫사랑은, 완성하진 못했지만 확실히 사랑이었다고 기억하고 싶다. 첫사랑이 있었기에 다음 연애에서 좀 더 성숙해진 날 발견할 수 있었고, 한 단계 나아간 사랑을 할 수 있었다.

첫사랑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아마 지금보다 훨씬 미성숙한 인간이 되었을 것이다. 난생 처음 겪은 감정을, 풋풋하지만 또 무지했던 어설픔을 이해해준 세상의 모든 첫사랑이 있었기에 우리는 성숙에 가까운 어른으로 자랄 수 있었다. 지금 와 돌이켜보니, 첫사랑을 겪는 성장기에는 그 시절에 맞는 사랑 방식이 있었던 게 아닐까. 인생에 딱 한 번 뿐인 그 시기가 아름답게 기억되도록, 첫사랑을 앓고 있는 세상의 모든 청춘을 응원한다.

p.s. 그러니 첫사랑 진행 중인 미성년자분들, '전 이 남자 정말 사랑해서 결혼할 건데, 같이 자도 되겠죠?' 이런 메세지 그만 보내세요 ㅎ_ㅎ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느냐 뼈에 새길 교훈을 얻느냐는 결국 본인에 달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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