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축구] Suerte! 미구엘 미추!

↗'suerte!'는 스페인어로 '행운을 빌어!'라는 뜻이다. ⓒ청춘스포츠 해외축구팀

[청춘스포츠 1기 최한결] '미구엘 미추' 기성용의 경기를 챙겨본 축구팬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선수이다. 스페인에서 그저 그런 공격수였으나 스완지 시티 이적 이후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도 뽑히는 등 '인생 역전'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랬던 미추가 이제는 잉글랜드 무대를 떠난다. '인생 역전'의 주인공에서 순식간에 팬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최근 몇 년간 최고의 자리와 최악의 자리를 모두 맛본 미추. 그는 현재 재도약을 위해 모든걸 내려놓고 제2의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미생 미구엘 미추

미추는 스페인 서북부의 오비에도에서 1986년에 태어났다. 이후 연고 클럽인 레알 오비에도 유스팀에서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오비에도 유스에서 함께 뛴 선수로는 '산티 카졸라', '후안 마타' 등이 있다.

2003년,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은 카졸라는 비야 레알로, 후안 마타는 카스티야 (레알 마드리드B) 등으로 떠났다. 그러나 미추는 평범한 선수로 오비에도에 남아 프로 데뷔를 했다. 당시 오비에도는 4부 리그에 강등되며 팀 역사상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었다. 이후 2007년까지 오비에도에서 뛰며 100경기에 출장, 13골이라는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2007년 3부 리그의 셀타B팀으로 팀을 옮겨 28경기 10골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이듬해 셀타 1군 팀에 합류, 2011년까지 활약했다. 오비에도 동기인 마타와 카졸라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승승장구할 때, 미추는 스페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미생' 선수였다.

특히 2010-2011 시즌은 미추에게 쓰라린 아픔으로 남아있다. 그라나다와의 승격 플레이오프 2차전 승부차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팬들의 야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시즌 이후 미추는 셀타에서 방출당했고 2011년 라요 바예카노가 자유계약으로 미추를 영입했다.

↗꿈에 그리던 1부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는 미추 ⓒgettyimages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

드라마 미생 대사 중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 하부 리그를 전전하며 실패를 반복하던 미추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라요의 호세 라몬 산도발 감독이 미추를 공격 2선에 배치하기 시작한 것.

당시 라요의 원톱은 디에고 코스타였다. 디에고 코스타가 최전방에서 흔들어주면 미추가 뒤를 받치며 공격을 이끌어 나갔다. 자신에게 꼭 맞는 감독과 전술을 만나자 미추는 승리하기 시작했다.

시즌 중반에는 아픔으로 남아있던 기억을 속시원히 뒤집기도 했다. 미추는 과거 자신에게 아픔을 주었던 그라나다를 라요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만났는데 그라나다의 팬들은 "PK 상황이 오면 또 네가 차!" 등으로 미추를 조롱했다. 그러나 이날 미추는 팀의 선제골을 터트렸고 손을 귀 가까이에 갖다 대며 '한번 더 지껄여보시지'라는 뜻의 세레모니를 했다.

이 세레모니는 미추의 상징이 되었고, 이때의 기억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스완지 시절 이 세레모니를 펼쳤다. '아픔의 기억'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미추 특유의 세레모니 ⓒgettyimages

미추는 2011-2012 시즌 37경기 15골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라리가 득점 9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저 그런 무명 선수에서 알아주는 선수가 된 것이다.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미추에게 당연히 다른 팀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결국 1부 리그 데뷔 한 시즌만에 2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라우드럽의 스완지에 합류했다.

↗잉글랜드 무대를 정복한 미추 ⓒgettyimages

미생이 완생으로

미추 영입 당시 스완지의 라우드럽 감독은 "스페인 경제가 좋지 않아 싼값에 데려올 수 있었다. 미추는 환상적인 선수이다."라며 기대를 표했다. 그러나 당시 팬들에게 미추 영입은 큰 소식이 아니었다.

이윽고 미추가 데뷔전을 치르고, 미추에게 무심하던 팬들의 시선은 한 번에 바뀌고 말았다. QPR과의 EPL 데뷔전에서 미추는 2골, 1도움이라는 맹활약을 펼치며 MOM을 수상했다. 미추의 상승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스완지에서 완벽한 가짜 9번 역할을 수행하며 득점포를 난사했고 시즌 중반에는 득점 순위 명단 꼭대기에 오르기도 했다.

11월에는 카졸라, 마타와 함께 재정 어려움을 겪는 친정팀 오비에도를 위해 투자를 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성공한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친정팀을 도울 정도로 미추의 위상은 높아져있었다.

미추의 놀라운 활약에 빅클럽들의 관심도 집중되었다. 아스날이 미추를 노린다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미추의 가치는 반 년 만에 200만 파운드에서 3000만 파운드로 훌쩍 뛰었다. 2012-2013 시즌이 끝난 후 미추의 기록은 35경기 18골이었다. 스완지는 9위를 기록했고 컵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스페인의 7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밟은 미추 ⓒgettyimages

스페인 국가대표팀도 미추를 주목했다. 미추를 국가대표팀으로 불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델 보스케 감독은 미추를 발탁했다. 미추는 2013년 10월 스페인과 벨로루시전에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친구들이 청소년 대표팀으로 승승장구 할 때,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커녕 4부리그에서 뛰던 '미생'이 '완생'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2013-2014 시즌을 앞두고 미추를 향한 기대는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스완지에 입단한 윌프레드 보니는 "미추는 지난 시즌에 굉장한 활약을 펼쳤다. 내가 그와 뛰며 많은 도움을 주고 골을 터트릴 것이다" 라며 미추를 높이 평가했다. 누구보다 앞길이 창창해보이던 미추가 순식간에 하락세를 탈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폴리 시절 미추 ⓒgettyimages

순식간에 최악을 맛보다

2013-2014 시즌이 시작되자 미추는 2년 차 징크스 때문인지 첫 시즌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중반 에버튼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이 부상이 심해지며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추를 데려온 라우드럽 감독이 경질당했고 윌프레드 보니가 환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미추의 빈자리를 지워버렸다.

2014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미추는 나폴리 임대를 통해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또다시 발목 부상이 미추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나폴리에서 단 3경기만 출장하며 스완지에 돌아왔다.

미추가 팀을 떠나있는 사이 스완지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있었다. 고미스, 아예우 등이 공격진을 이끌고 있었고 미추가 설자리는 더 이상 없었다.

올해 11월, 끝내 미추는 스완지와 합의하에 계약 해지를 했다. 3년간 최고와 최악을 모두 맛본 것이다.

↗미추의 웃는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gettyimages

'솔개의 선택'이란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솔개가 부리와 발톱이 다 낡아빠져 사냥을 못하게 될 때 쯤 솔개에겐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그냥 그대로 죽는 것, 다른 하나는 무뎌진 부리와 발톱, 깃털을 스스로 뽑아내고 다시 날아오르는 것이다.

FA로 풀려난 미추에게 라요, 그라나다 등 다수의 팀이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미추의 선택은 스페인 4부리그의 UP랑그레오였다.

UP랑그레오의 감독은 미추의 친형인 에르난 페레스이다. 친형의 인터뷰에 따르면 미추는 100%의 몸이 되기 전까지 그 누구와도 계약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더 높은 팀들의 제안에도 확실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4부 리그를 택한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어려운 선택을 결정한 미구엘 미추, 미추가 과연 '솔개의 선택' 이야기의 솔개처럼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그의 선택은 청춘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미추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 하나뿐인듯하다. 'SUERTE! MIGUEL MI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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