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잊고 계셨던 것은 아니지요?
너무 늦어 버렸네요. 엉엉. 하지만 잊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으하하하 한사람이라도 안 잊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바로 제가 안 잊었어요... 훗훗훗.
혹시 1, 2, 3, 4편을 읽지 않고 오신 분들은 먼저 읽고 와 주시면 더 좋을 거예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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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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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고 자리를 비우면 어떡해요?!"
네....?
쭈뼛대며 화장실을 나서던 나를 뚫어질 듯 노려보던 그 종업원은 얼른 오라는 눈빛을 쏘아대며 팔짱을 낀 채 짝다리를 짚고 있었다. 내가 뭘 잘못한거지, 왠지 겁이 났지만 애써 당당한 척 종업원 아가씨 앞으로 서니 기다렸다는 듯 쏘아대는 그녀.
"이렇게 가방을 자리에 두고 가면 어떡하냐고요!"
앙칼진 소리에 괜히 주눅이 들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니 자리 맡으려고..."
말 끝을 흐리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지나가던 사람이 들어와서 그냥 가방만 들고 나가곤 한단 말이에요!"
아. 이런 사람을 두고 츤데레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겠지. 앙칼진 표정과 말투 뒤에 숨은 배려가 더 크게 다가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픽 새어나왔지만 동시에 혹여 기분을 상하게 할까 염려가 되어 웃음을 꾹 참고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또 고맙다고 연거푸 이야기를 했다. 훽 돌아서서 카운터 앞으로 가는 뒷모습에서 마저 느껴지는 따뜻함... 첫날의 버스 회사 아저씨와 흑형도 그랬고, 이 아가씨도 그랬듯 오히려 소매치기들 때문에 흉흉한 분위기임을 스페인 사람들이 더욱 잘 알기에 더욱 신경을 써 주는 것 같았다.
'평균을 맞추는 것 같아.'
싶어 괜히 또 웃음이 났다. 적당히 안전한 도시, 적당히 친절한 사람들. 반면 꽤 악명이 자자한 도시, 매우 친절한 사람들. 사실 나에게 스페인은 그래서 더욱 '친절한 사람들의 나라'로 기억되어 있다.
잠시 기다리니 예의 그 아가씨가 또각대며 빠에야를 들고 나왔다. 2인분 까이꺼 뭐 얼마 되도 않네. 훗 코웃음을 치며 게걸스럽게 숟가락을 집으려다 다행히도
'아 나 여행중이지 참.'
생각에 미처 후다닥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 빠에야 외에는 그 어떤 음식 사진도 내 카메라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한다... 항상 다 먹고 나서야 생각이 나는 나는 먹방 여행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사람. 게다가 카메라로 음식 사진을 찍는 것도 항상 부끄러워서 쭈뼛대며 찍는지라 사실은 생각이 나도 그냥 안 찍고 만다. 나는 이렇게 수줍음이 많은 경상도 처자.
어찌 되었든 이 빠에야는 진짜 엄청 매우 맛이 있었다... 스페인 여행 중 먹었던 음식들 중 거의 최고. 딱히 스페인 음식이라고 하기 뭣 한 한 레스토랑의 시금치 파스타를 제외하고는 제일 맛있었다. 시금치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재료이기 때문에 시금치가 들어간 이상 이기기는 많이 힘이 드니까 뭐.
스페인 여행 중 물보다 더 많이 마신 모히또까지 한 잔 싹 비우고 든든해진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섰다. 다시 한번 아가씨에게 찡긋 눈인사를 건네며 "그라시아스!" 인사를 한 것은 덤.
(스톰트루퍼들 - 실제로 스타워즈 제작 당시 이 조각들을 보고 스톰트루퍼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동네 앞을 산책하다 또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몇 개의 타파스와 모히또, 샹그리아 두어잔을 마신 후 숙소로 들어와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새벽을 보냈다. 이제 내일 밤이면 그라나다로 떠나니까.
그리고 다음 날. 다음 날도 역시 일찍부터 시작된 하루 - 호스텔의 조식을 먹어야 하니까 - , 어제는 바르셀로나의 100년 전을 만났다면 오늘은 완연한 현재를 만나야 겠다 생각을 하고 호스텔을 나섰다. 우선은 아침 산책 겸 공원을 먼저 가 볼까, 하고 찾은 곳이 바로 시우타데야 공원. 가볍게 출발하였으나 그 때는 몰랐지, 산책이 산책이 아니게 될 줄은.
세상에 진짜 커도 이마이 큰 공원이 엄따. 얼마나 걸었는지 그렇잖아도 태양이 작렬하는 날씨에 온통 땀 범벅이 되어 기냥 털썩 잔디에 누웠다. 스페인 잔디밭은 마약 주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심하라고 스페인 친구들이 그랬는데 힘든데 그런게 어딨노. 마 누워서 한참 하늘을 쳐다 보다 다시 고쳐 앉았다.
제일 아끼던 팔찌와 참 좋아하던 친구가 준 목걸이를 수호석마냥 팔에 두르고 사진 찍기 놀이를 하다 보니 이제 겨우 원래의 숨 고르기로 돌아왔다. 아 이런 저질 체력. 정신을 차린 후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나와 같은 사람들. 누워 있거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암. 이게 바로 공원이지.
정말 세상 가장 평화로운 듯 보이는 사람들. 더운데 희한하게 부럽네. 다들 어찌 그리 그늘을 잘 찾아 쉬는지, 나도 덤불을 비집고 들어가 누웠다. 아이고 좋네...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몰래 한 컷 찍어 보았다. 책 읽는 아가씨와 일광욕을 즐기는 아가씨.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아니 대화가 오고 가긴 하는건지 조차 모르겠지만 괜히 매우 사이가 좋아 보였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 왠지 그런 느낌이었달까.
보고 있으려니 나도 눈이 스르르 감기고...
하-
품-
나도 잠시만 눈을 붙여 볼까...
- 다음 이시간에 -
히히. 이번 편은 매우 평화평화 홀리홀리한 내용이었네요. 쓰다 보니 나도 잠이...
여러분도 읽다 보니 잠이....
우리 그럼 오늘은 좋은 꿈을 꾸어 봅시다 *_*
기다려 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감사하여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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