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대처법

우선 유념해 둘 게 하나 있는데, 이 풍경은 지금 두 마리의 눈 먼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있다는 거야. 알았지? 다음은 좀 더 디테일한 지정학적 상황인데, 어려운 얘기는 아냐. 그 수레가 절벽 위를 굴러가고 있다는 거지. 비관적인 생각은 하지 마. 결과론이지만 어쨌든 심심하지는 않다는 거잖아?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 순간, 거주할 공간은 조증(躁症)과 울증(鬱症) 사이로 국한되는데, 선가(禪家)에서는 이것을 희마(喜魔)와 비마(悲魔)라고 한다더군. 이것도 그러고 보니 하는 말이지만 결국 기쁨도 악마고 슬픔도 악마란 이야기인데, 무슨 괜찮은 해결방법이 있지 않겠느냐고? 잘 알아둬. 이럴 때는 그 소가 흰 소든 검은 소든, 다정하게 생긴 소든 험상궂게 생긴 소든, 정결한 소든 더러운 소든, 혹은 소가 아니라 해도 다 마찬가지란다. 눈 먼 짐승에게 그게 대체 무슨 소용이 닿을 수 있는 얘기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처리 안 되고, 만약 그 자리에 퍼진다면 대책이 아예 없다는 거지. 측면 에어백 있냐고? 진짜 측면 에어백 터지는 소리 하고 있네. 그렇게 너무 겁먹은 표정일랑 짓지 마. 그런 표정 같으면 그게 죽은 표정 보다 더하니까 차후 가장 치욕적인 일이 죽을 일 밖에 더 있겠어? 그러나 반드시 소리를 지를 수 있게 목청은 좀 틔우고 있어야 한단다. 이거 안 되면 진짜 갑갑한 일이 되거든. 아득한 절벽 위에서 눈 먼 소 두 마리가 가끔 한 번씩 필 받아 무작정 우두두두 내달릴 때면, 내달려도 전후 좌우 상하 구분없이 마구 내달릴 때면, 할 말은 그저, 주여 이것들이 미쳤나이다, 미쳐도 진짜 단단히 미쳤나이다, 하며 어금니 꽉 깨물고 냅다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참, 잊어버린 말이 하나 방금 생각났는데 말이지. 소들이 필 받아 우두두두 무작정 내달릴 때는 눈을 항상 꼭 감고 있어야 한단다. 그래야 거길 지나왔어도 지나온 거고, 거길 못 지나 왔어도 결국은 지나온 것이 되는 것이니까 말이야

應無所住 而生其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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