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모르모트 PD’... MBC 조연출 권해봄

지난 9월 한 소비자단체로부터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특별상’을 받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첫 방송부터 무수한 화제를 뿌렸다. 출연자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1인 인터넷 생방송 대결을 펼치는 독특한 형식으로 요리연구가인 백종원 신드롬을 일으켰고, 마술사 이은결,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등이 주목을 받았다. 제작진의 활약도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솔지가 진행했던 보컬 트레이닝, 댄스스포츠 선수 박지우와 배우 최여진이 진행한 댄스스포츠, 정두홍 감독의 무술액션 등에 출연한 ‘모르모트 PD’ 권해봄은 출연자 못지않게 인기를 끌었다. ‘극한 직업’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출연할 때마다 열정을 불태우지만 뭘 해도 서툰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사진제공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 글 | 시정민 톱클래스 기자

매주 겪는 ‘극한체험’


일명 ‘모르모트 PD’라고 불리는 〈마리텔〉의 권해봄 PD는 지난 4월부터 몸이 성할 날이 없다. 미식축구 국가대표 코치인 예정화씨가 출연했을 때 엉겁결에 스트레칭 상대로 출연한 후 반응이 좋자 그 후 매주 ‘극한 체험’을 하고 있다. 특히 댄스스포츠를 배울 땐 방송 후 2~3일을 앓아눕기도 했다.


“보통 3시간 연속으로 춤을 추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운동화 엄지발가락 쪽이 뚫어질 정도로 열정적으로 배웠거든요. 박지우씨 수제자가 되어 큰 분량으로 나오는 게 처음이었는데 사실 제가 가장 못하는 게 춤이에요(웃음). 저는 제 몸짓이 어색하지 않은데 네티즌과 시청자들은 재밌나 봐요.”


얼마 전엔 정두홍 감독과 함께 영화 〈장군의 아들〉에 나오는 격투신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예상대로 어설픈 액션으로 정두홍 감독, 스태프, 시청자들에게 역대급 웃음을 선사했지만 나중에는 방어하기, 주먹 휘두르기, 맞는 척 연기하기 등 와이어 액션까지 너끈히 소화해냈다.


“〈마리텔〉은 콘텐츠를 직접 배우는 대상이 있어야 시청자 입장에선 더 잘 몰입되는 것 같아요. 그 대상이 제가 될 줄은 미처 몰랐어요(웃음).”


출연자보다 더 재밌는 제작진으로 꼽히며 ‘모르모트 PD의 방송을 만들어달라’는 네티즌의 의견도 분분하다.


“전 이른바 개그감이 없어요. 출연자들이 잘 이끌어주시는 거죠. 춤을 출 때 손발이 따로 움직이거나, 노래 부르다 시쳇말로 삑사리가 나는 등 어설픈데 시청자들이 이 자리에 서도 저처럼 어수룩할 수 있잖아요. 그런 모습에 공감하는 게 아닐까요. 무엇보다 제작진으로서 출연자들이 방송하는 데 최선을 다해 돕고 싶은 건데 오히려 제게 관심이 쏠려 부담스럽기도 해요.”

〈마리텔〉에 출연하는 그 누구와도 찰떡궁합을 선보이는 그는 자신의 실제 성격도 “을의 마인드”라고 한다.


“누구한테든 잘 맞추는 편인데 출연자들이 꾸짖더라도 반항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잘 수긍하는 모습을 재밌어하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 보면 제 등이 늘 굽어 있는데 실제로도 그래요(웃음). 외향적이지만 갑자기 주목받으면 얼굴도 빨개지고 쑥스러워요. 방송 포맷이 채팅창 너머에 있으니 할 수 있는 것이지, 눈앞에 몇 만 명이 있다면 아마 부끄러워서 못할 거예요.”


〈마리텔〉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는 자막이다. 실시간 네티즌과 소통하며 그들과의 대화를 방송으로 활용하는 과정에 자막, CG 등 제작진의 재치를 덧입히는 편집이 프로그램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채팅창을 통해 재밌는 대화를 찾고 자막을 입히고 CG를 의뢰하는 편집 과정을 책임지는 건 조연출의 몫이다. 일요일에 인터넷 방송이 끝나면 화요일부터 토요일 방송 직전까지 편집을 한다. 예능국 내에서도 편집 과정이 힘든 팀으로 유명하다. 생방송 중 네티즌이 나눈 인터넷창 대화를 모두 리뷰하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 보다 편집 시간이 더 걸린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자막


“제가 맡은 출연자는 제가 직접 편집 작업을 해요. 먼저 채팅창을 보면 ‘ㅋㅋㅋ’로 도배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살려요. 편집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대한민국에서 제일 드립 잘 치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것 같아요. 그래서 늘 낄낄대며 대화창을 확인하죠.”


그가 편집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자막 작업이다.


“자막을 잘 쓰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인터넷 커뮤니티나 영화 등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 편집, 자막 잘 쓰기로 소문난 메인 PD인 박진경, 이재석 선배한테 배우는 게 많아요. 〈마리텔〉이 젊은 취향이긴 하지만 젊은 세대 뿐 아니라 모두가 다 이해할 수 있는 자막을 쓰려고 합니다. 또 다 함께 자막 시사를 하는데 재미없거나 이상할 경우 수정하기 때문에 편집 과정이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 오래 걸립니다.”


〈마리텔〉은 메인 PD 2명, 조연출 7명, 작가 8명이 한 팀을 이루고 있다. 박진경 메인 PD는 SNS에 “우리 팀 사람들처럼 자기 일과 맡은 일에 헌신적인 분들이 또 있을라나”라고 올린 적이 있다. ‘모르모트 PD’를 비롯해 기미 작가, 장군 작가 등의 제작진이 출연자들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방송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팀 중에 가장 열정적인 것 같아요. 기미 작가도 작은 옷을 입고 좀비 역할을 하는 등 열심히 하죠.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젊은 멤버로 구성돼 젊은 감성으로 만드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또 파일럿 때부터 멤버 교체나 변동 없이 지금까지 꾸려오고 있을 만큼 팀워크가 좋아요.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선배들을 도와 직접 만든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요.”


그는 어릴 때부터 MBC 〈이경규가 간다〉 〈21세기 위원회〉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예능 PD를 꿈꿨다.


“유명 MC나 연예인보다 프로그램 중간중간 얼굴을 비추던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님이 멋져 보였어요. 콘텐츠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내는 직업이라 PD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게 됐어요.”


PD의 꿈을 안고 있었지만 어려운 도전에 대한 부담감과 취업을 하는 게 맞나 갈팡질팡하다 대학 4학년 1학기 때 정규 채용을 조건으로 한 백화점에 인턴으로 지원했다.


“인턴을 마칠 무렵 문득 지레 겁먹고 도전 한번 해보지 않는 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방송국 입사를 준비했어요. 지상파, 케이블 할 것 없이 다 지원했죠. 되기만 하면 무조건 시작하겠다는 의지로요.”


SBS플러스, CJ E&M에서 4년간 조연출로 일한 뒤 지난해 7월 MBC 경력공채로 이직했다. MBC에서는 〈헬로우 이방인〉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을 거쳐 파일럿 때부터 〈마리텔〉의 조연출을 맡고 있다.


“조연출은 리얼리티, 음악, 토크쇼 등 프로그램을 1년여씩 돌면서 다양한 환경을 경험해요. 〈마리텔〉에서 B급 장르를 지상파로 끌어내 새로운 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편집으로 방송에 호흡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어요.”


그는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좋아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꼭 도전해보세요. 저도 PD가 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는데, 참 다행이죠(웃음). 훗날엔 따뜻하고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가족간, 이웃간의 정을 되새길 수 있는 휴머니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 원문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5&mcate=M1005&nNewsNumb=20151118828&nidx=18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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