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 1

가는 비와 연무가 나지막이 가라앉은 낙안읍성에 도착했다. 동글동글하고 폭신해 보이는 이엉을 머리맡에 가볍게 살짝 걸치고 있는 초가집들! 부드럽고 담백해 보이는 이 시골의 작은 곡선 위에서 나의 시선은 좀처럼 다른 곳으로 옮기질 못한다.

스페인의 도시 투어에서 보았던 어마어마한 건물들, 부조물들, 석상들도 대단했었고, 대영제국의 상징인 버킹엄 궁전, 윈저 궁전의 위용은 하늘을 찔렀다.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자랑하는 수상 도시의 신기함은 또 어떠한가?

하지만, 하지만…….

나는 이렇게 소담하고 담백한 초가지붕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곡선들과 부드러움에 넋을 놓아버렸다. 그 초가 안에는 어려웠던 시절, 살을 부비며 삶의 고비를 같이 넘겼던 선조들이 계시고,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 같이 나누던 형제자매들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님이 금방이라도 사립문을 열고 마중 나오실 것 같다.

한 권의 책, 만 번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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