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세이렌이 상징하는 여성의 욕망에 대해

예술가들은 다양한 여성상에서 영감을 얻었고,

그들의 관심과 욕망을 작품에 투영해 왔죠.

예술가들의 위대함은 막연하게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을 시각화하고,

때론 상상하지도 못했던 모습을 그려내 '보통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인어 피규어.. (2/2)

<Ulysses and the Sirens>, John William Waterhouse, 1891

허버트 드레이퍼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나왔던 세이렌(Siren)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여성괴물인데요.. (어제 올렸던 링크 참조하세요)

초기에는 여인의 얼굴에 새의 몸뚱아리, 날카로운 발톱

근처를 지나가는 뱃사람을 아름다운 노래로 홀려 좌초시키는 괴물로 등장하죠.



그래서 뱃사람들은 세이렌의 서식지(?)를 지날때에는 촛농으로 귀를 막고 지나간다고 하고요..

위의 워터하우스의 작품은 오딧세우스의 배가 세이렌의 소리반 공기반 음향 공격을 이겨내며 항해하는 장면을 '고전적인' 세이렌의 모습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가운데 마스트에 묶여 있는 인물이 바로 오딧세우스구요.

전편에 적었듯이 왜 자기는 귀를 안막고 사서 고생하는지는 수수께끼죠..

참.. 영어로는 Siren으로 표기하는데요..

싸이렌이 아니라 세이렌으로 발음합니다.

<Ulysses and the Sirens>, Herbert Draper, 1909

얼굴과 목소리는 천사같은데 괴조의 몸을 하고 있다면 매력이 떨어지겠죠?

드레이퍼는 세이렌을 인어의 모습으로 혹은 일반 여성의 모습으로 바꿔 표현합니다.

사실 세이렌의 이미지는 8세기 이후에 이미 <머리에서 배꼽까지는 어여쁜 처녀의 모습이지만

비늘로 뒤덮인 꼬리가 달려있다>는 영국 수도사의 저서의 표현처럼

우리가 요즘 떠올리는 인어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Mermaid>, John William Waterhouse, 1892~1900



보통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인어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데요.

인어가 유명세를 탄 것은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이고

디즈니에서 영화화하면서 더욱 친숙해진 존재죠.

<Mermaid>를 위한 습작



위대한 화가들의 '습작'조차 하나의 완성작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아무튼.. 인어공주의 원형이 무시무시한 세이렌이라는 것을 알면 좀 섬뜩하지 않으신가요?

인어공주는 사랑을 위해 인어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목소리를 잃고 걸을 때마다 가시밭길을 걷는 고통을 느끼는 감수하고

인간의 다리를 얻은 청순가련형 여성상으로 보통 기억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어공주>의 결말은 새드 엔딩이잖아요..?

물거품으로 사라지고마는 인어공주..

그런데 원작에서는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는 바람의 정령에 이끌려 승천(?)해서 아름다운 불멸의 존재로 살아간다는 결말이라고 하던데요..

다분히 북구의 신화에 영향을 받은 결말이어서 동양권이나 헐리우드에서는

처연한 새드엔딩을 차라리 선택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냥 여담이었어요 :) 

GIF

그런데 인어의 기본은 상반신 미녀에 배꼽 아래 하반신 물고기죠..

위에 제시한 몇 작품은 그런 기본을 살짝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인어는 역시 하반신이 인간의 모습이 아니어야 제격입니다. ㅎㅎ

<고요한 바다>, 아놀트 뵈클린, 1886~7

아놀트 뵈클린이 묘사한 세이렌..

red hair가 하반신까지 늘어지는 모습이 마치 피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수면 아래에는 세이렌에게 방금 희생된 남자의 희번득한 눈동자가 관람객을 한 번 더 놀라게 하죠.

이외에도 뵈클린의 독특한 작품들이 아주 매력적인데요..

주로 타나토스의 포쓰를 흠씬 풍기는 작품들.. 다른 카드에서 차차 소개할께요.

<만월 아래의 세이렌>, 폴 델보, 1940

폴 델보와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는 세이렌(인어)의 신체구조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초현실주의는 당시 유행했던 정신분석학과 관련이 많다고 말씀드렸었죠..

정신분석학에서 세이렌은 여성의 원형을 상징합니다.

상반신은 사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나, 하반신은 육체관계가 불가능한 - 다리가 갈라지지 않은 -

물고기의 모습이기 때문에 "충족될수 없는 욕망"의 상징으로 제격입니다.

남성의 입장에서는 끊임없이 욕망할 수 밖에 없는 성적 갈망의 대상이나

결코 그 목마름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인어공주에서 인어가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고통을 감수하며 두 다리를 갖기 원한 것도

결국 사랑의 완성을 위한 육체관계를 위한 선택이었던 거죠.

사랑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알레고리도 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투죠?)

15세기에 변종(?) 인어가 나타납니다.

두갈래로 갈라진 하반신을 갖고 있는.. 본디 인어의 정체성을 버린 어류계의 파격적 신체구조인데요.

사실 이건 반칙입니다 ^^

갈라진 하반신이라는 것의 의미는 성관계를 가질수 있다는 암시거든요.

잠깐 얘기가 옆으로 샙니다만..

스타벅스의 초기 도안이 바로 이 갈라진 인어로 시작됐고.. 차츰 변화하는 도안에서도 꾸준히 갈라진 두 개의 꼬리의 흔적은 남아 있어요.

초기 디자인에 비해 많이 단순화되고, 최근에는 아예 스타벅스 글자 자체가 사라지고

세이렌의 얼굴과 두 꼬리만이 표현되어 있죠.

사실 스타벅스의 도안은 생각하기에 따라 매우 음란(?)한 디자인입니다. ㅎㅎ

<집합적 발명>, 르네 마그리트, 1935





익숙한 것을 뒤집는 것으로 보는 사람을 멘붕으로 이끄는 초현실주의의 대가 마그리트의 작품인데요..

정상적인(?) 인어와는 반대의 신체구조를 갖고 있죠.

그래요.. 일단 절반은 사람이고 절반은 물고기이니.. 이런 존재도 인어라고 해야겠죠?

자, 이런 인어는 그토록 소망하던 다리를 가졌습니다만...

이래서야 원래 소망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ㅎㅎ

안데르센의 <인어공주>가 이런 결말로 끝났다면

많은 어린이들의 동심에 큰 충격을 줬을 것 같네요..

이 동화의 교훈은 마녀와의 계약시에는 조건을 잘 따져보고 싸인해야 한다... 정도..?

오늘은 고전적인 신화 속의 세이렌의 모습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런 저런 모습으로 변주되며 나타난 인어의 모습을 살펴봤는데요.

신화 속의 캐릭터들은 인류의 집단무의식 속에 남아

오늘날에도 살아 숨쉬고 있어요.

비단 세이렌이나 인어 뿐만 아니라 많은 캐릭터들이 그러합니다.

기업의 로고나 광고에도 등장하고,

게임 속 캐릭터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세이렌의 경우엔 스타벅스에 성공적으로 취업(?)하여

오늘도 스벅 프리퀀시를 채우기 위해 방문하는

여러분들을 향해 웃음짓고 있답니다.

알고 보면 매우 야한 포즈로 말이죠!

즐거운 주말 되세요~

- 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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