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2 - 그 여자의 시간.

천국이 있다고 믿어요. 종교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아니에요. 그 사람이 천국에 가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믿고 있을 뿐이에요. 빛이 쏟아지는 곳, 슬픔이 없는 곳, 그런 곳 말이에요. 그 사람이요? 그 사람은 제 유일한 사랑이었어요. 물론 여전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 사람은 삼년 전에 천국으로 떠났어요. 사고는 늘 순식간에 일어나죠. 그 때문일까요? 그 순간을 기억해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봐도 떠오르는 게 없어요. 아니, 어쩌면 저도 모르게 기억에서 지워버렸는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 사람 이야기를 하자면 아주 먼 과거로 돌아가야 해요. 제가 스무 살이 되고 그 사람이 스물 한 살이 되던 그 때로. 벌써 십년이나 지났네요. 그 이야기를 해볼까요. 좀 걷고 싶네요.

천국에서는 가장 행복했던 때의 모습으로 산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사람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제가 천국을 들어가게 된다면 스무 살, 그 사람을 만났던 그 모습으로 돌아갈 것 같은데 말이죠. 그 사람은 공원을 따라 걷고 있었어요.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도랑에 발을 담그고 있었죠. 발목을 간지럽히는 파동을 보며 웃고 있었어요. 그 사람을 찍으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제가 들고 있던 카메라는 어느새 그 사람을 담고 있었어요.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그 사람이 제 앞을 스쳐 스쳐갔어요. 그 바람에 제 얼굴에 물이 튀었죠.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그 사람이 제가 자신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을 눈치 챌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죠. 저기요. 네? 그 사람이 제게 다가왔어요. 죄송해요. 네? 옷에 물이 튀었잖아요.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제 옷을 가리켰죠. 저는 그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봤어요. 그 사람은 볕을 등지고 서있었는데 그 때문에 그 사람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어요. 가만히, 가만히 있어봐요.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제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어요. 그 순간 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은 제 어깨에 앉은 잠자리의 날개를 조심스럽게 붙잡았어요. 잠자리 날갯짓 소리에 저는 뒤로 넘어졌고 그 사람은 그런 제 모습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죠. 그 사람을 올려다 봤을 때 그는 허공에 잠자리를 놓아주고는 제게 손을 내밀었어요. 그 날이 시작이었죠.

너무 걸었네요. 그 사람이 대해 이야기 할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았어요. 이 공원도 그 사람과 이야기 하며 자주 걷곤 했죠.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저기 누워 있는 사람처럼 그 사람도 공원에 누워 책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날씨가 좋은 날은 유독 슬프네요. 볕이 좋은 날 말이죠.

잠자리. 저기 저 남자의 발 위를 보세요. 잠자리가 앉아 있어요. 그 사람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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