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 찾기 - 한스 홀바인 더 영거의 <대사들>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워낙 많이 알려진 작품이어서 그림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 작품이에요.


복습하는 셈 치고 한번 디테일하고 보고 가실께요.

<대사들>, 한스 홀바인 더 영거, 1533, National Gallery



오크에 그려진 대형 작품으로 실물 크기의 두 인물을 묘사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 작품을 대하면 등신상의 인물화라는 점에서 정말 생생합니다. 오늘날처럼 사진이 없었던 그 옛날에는 충격적이었을 거에요. 이렇게 생생한 등신상의 작품으로 남아 수백년 넘는 세월을 넘어 오늘까지 남을 인물들은 극히 선택된 소수에 불과하구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기술 발달은 옛날 사람들이 그토록 바라던 모습을 구현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림으로 돌아와 얘기하면..

두 사람은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와 주교라고 합니다.

둘다 20대의 젊은 나이(29세, 25세)이고 친구사이라고요.. (인간적으로 이 분들이 저보다 동생이라는데에 깜놀.. 그리고 이 나이에 이룬 사회적 위치에 두번째 깜놀입니다)


두 친구 사이에 배치된 다양한 물건들은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이들의 관심사를 보여줍니다.

지구본, 천체기구, 휴대용 해시계들이 터키산 카펫 위에 놓여 있구요..

선반 아래쪽에는 지구본과 연약함의 상징인 현이 부러진 류트, 플루트, 그리고 두 권의 책이 보입니다.

하나는 수학논문이고, 펼쳐져 있는 책은 찬송가집으로 마틴 루터가 지은 노래가 보입니다.

이들이 입고 있는 모피와 실크로 만든 의상의 질감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있어서

16세기의 화가가 이토록 놀라운 묘사력을 갖고 있었나.. 감탄하게 되죠.


이 그림을 사실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작품 중앙에 있는 얼핏 보면 무엇인지 알수 없는

허옇고 기다란 물체입니다.


어떤 것인지 알아 보실수 있으신가요..?


정답을 바로 공개~

부분 확대 & 보는 각도 변경~

기울여서 보면 바로 해골 모양이에요.


16-17세기 작품에는 인생의 무상함을 드러내는 해골, 깨진 유리병, 나비, 촛불, 시든 꽃 등과 같은 물체들이 등장하곤 하는데 이를 바니타스(Vanitas)라고 해요.


지금은 그냥 읊조리듯이 넘어갈께요.

바니타스 바니타툼 옴니아 바니타스.......

무슨 주문같이 들리는 이 문장은 제가 천착하는 에로스의 욕망에 대척점에 위치하지만.. 결국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는 타나토스의 욕망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해요.


지금은 그냥 넘어가고 나중에 제대로 카드에서 다시 소개할께요.


아무튼...


이런 것들만 채워서 만든 정물화를 바니타스 정물화라고 하고요.


이 작품에서는 젊고 잘 나가는 두 친구와 다양한 세속적 관심사를 펼쳐 놓았지만

이들의 삶 가운데는 항상 죽음이 쉽게 알아볼수는 없지만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죠.

죽음의 일상성에 대해서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좀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는 사람은 이런 인생의 무상함과 역설적인 현재의 소중함을 깨달을수 있을거에요.


참고로 이 작품은 계단을 걸어올라가며 왼편 벽에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왜 그럴지 이유가 이해되시죠?


지금은 내셔널 갤러리에 평면으로 걸려있는데요..

저는 이 작품 앞에서 30분 정도 할애했던 것 같아요.

수도없이 많은 작품이 걸린 내겔에서 한 작품에 이 정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는 것은 이 작품이 얼마나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지에 대한 반증이겠지요?


오늘의 삶은 소중합니다.

그래서 내안의 에로스도 소중하구요.


에로에로한 하루 되세요!


- 혜연


순수예술 ・ 책 ・ 여성데일리룩 ・ 사진예술
나는 고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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