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식물의 서쪽/박성현

식물의 서쪽

박성현

식물이 창백한 표정을 짓는다.

저 식물의 잎에, 그 잎만큼의 넓이로 알몸을 비볐던 바람이 가만히 멈추어 그 표정의 안쪽을 살펴본다.

비어 있으므로, 서쪽은 그늘이다. 그늘의 호수다.

발자국이 뒤엉켜 반쯤 넋 나간 얼굴로 무딘 무릎을 세우고 있다. 사람이 걸어가고 호수가 뒤척인다.

사람의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다. 햇빛 쏟아지는 창문으로 식물이 기울어진다.

그늘이 오그라들며 호두처럼 단단해진다.

식물의 고단한 오후가 드나들던 서쪽은 무자위가 멈추는 순간이다. 사람의 입술이 석류의 그것처럼 툭,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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