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 김한길, 손학규, 천정배, 박영선, 정운찬, 김부겸, 박지원의 ‘계산’

Fact

▲김한길은 일단 관망. 안철수가 하는 걸 보고 나서 판단할 것이다. ▲손학규의 목표는 대선. 그는 ‘판’을 크게 보고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 코가 석자’인 천정배는 ‘차기 맹주’의 이미지를 위해 안철수와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 ▲박영선은 관망형 정치인.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끝까지 눈치작전을 벌일 것이다. ▲정운찬은 ‘자리 욕심’이 많은 사람. 안철수와 ‘바보연대’를 이룰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부겸은 ‘포스트 문재인’을 노리면서 ‘차세대’를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은 ‘상황’을 즐기면서 끝까지 몸값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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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을 만든 건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다. 김한길 의원이 이끌던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 결합, ‘새정연’이 탄생한 것이 1년 6개월 전인 2014년 3월의 일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당시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①‘공동창업자’ 안철수의 이탈… 바퀴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업자인 두 사람의 동거는 오래가지 못했다. 창당 4개월 뒤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연은 여당에 11:4로 참패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두 사람은 대표직에서 함께 물러났다. 이때 당권을 이어받은 사람이 지금의 대표인 문재인씨였다. 문 대표는 올해 2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대표로 선출됐다.

문재인 대표 체제로 치러진 4·29 재보선에서 새정연은 또다시 패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문 대표는 버텼다. 김한길, 안철수 의원이 대표직 동반사퇴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게 S.O.S를 요청한 것도 이때였다.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갈등을 벌여오다 결국 결별을 선언했다.

②김한길의 선택은?/ 일단 관망… 안철수가 하는 걸 보고 나서 판단한다

당장 정치권의 관심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핵심인 김한길 의원의 행보에 모아진다. 당 공동창업주 김한길 의원은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관련 “야권 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몰아내고 말았다”며 새정연을 비판했다. 하지만 김한길 의원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새정연 내에서 김한길 의원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은 20명 가량. 이들이 움직일 경우 새정연의 판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중앙일보가 이 점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14일 “안철수 의원이 김한길 의원과 탈당 이후 계획은 논의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김한길 의원의 측근을 인용해 “김한길 의원이 적절할 때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길 의원의 또 다른 측근은 “앞으로 안철수 의원이 어떤 비전을 펼쳐보일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③손학규의 선택은?/ 목표는 대선… ‘판’을 크게 보고 움직일 것

전라도 강진에 칩거중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그동안 ‘정계복귀’ 질문에 선문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 손학규 고문이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과연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4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 ‘안철수 신당’ 출현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단 의원들이 모여서 20명 이상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보고요. 그런 과정에서는 김한길 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을 다 묶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손학규 전 대표만이 모든 사람을 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시각은 달랐다. 김종배씨는 12월 8일 팟캐스트 ‘시사통’에서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철수-손학규 연대의 시너지 효과는 별로 없다. 교집합이 너무 커서 확장되는 게 아니라 포개진다”며 “두 사람은 협력보다는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로지 당권만 바라본다면 연대를 통해 주류가 된 다음에 정치적 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겠지만, 두 사람 모두 대권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작은 장사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④천정배의 선택은?/ 내 코가 석자… ‘호남 맹주’ 이미지 위해 안철수와 연대 가능성

호남에 기반을 두고,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천정배 의원은 13일 “(안철수 의원과)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며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 선언일과 겹친 점도 주목을 끈다. 천정배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야권 정치의 주도세력을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저와 같은 인식에 도달했다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유력한 지도자 중 한 분인 안 전 대표와도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도 연대에 무게를 뒀다. 문병호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새정연 당대표를 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문병호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시기상으로만 문제지 (두 사람이) 같이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⑤박영선의 선택은?/ 대세 관망형… ‘가능성’ 열어놓고 끝까지 눈치작전

안철수 의원이 비주류 중도 성향인 박영선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그동안 경제 정책을 두고 꾸준히 스킨십을 강화해 왔다. 박영선 의원은 11월 4일, 안철수 의원의 대구 강연회에 참석해 당 쇄신 등에 입장을 밝혔다. 11일 뒤인 11월 17일엔, 안철수 의원이 주최한 공정성장론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선 바 있다.

박영선 의원은 최근 안철수 의원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은 14일 모임의 성격을 두고, 14일 뉴스1에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동반성장, 공정성장 등의 이슈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하자는 취지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모임의 행보에 대해서는 “이제 논의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⑥정운찬의 선택은?/ ‘자리 욕심’ 많은 사람… 안철수와 ‘바보연대’ 이룰 가능성

조선일보는 ‘안철수, 박영선 의원의 모임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함께 참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이 매체에 “안철수 의원과는 2주 전쯤 처음으로 식사를 함께 했다”며 “정치적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선일보는 정운찬 전 총리를 두고 “접촉 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는 앞서 12월 8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예고하면서 “정운찬 총리,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등도 규합대상”이라고 보도했다.

⑦김부겸의 선택은?/ ‘포스트 문재인’ 노리고 ‘차세대’ 겨냥할 듯

지역주의 타파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도 안철수 의원의 입장에서 볼 때, 매력적인 인물이다.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했던 김부겸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돌연 여당 텃밭인 대구로 내려갔다.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맨땅’에 헤딩한 김부겸 전 의원은 두 차례 선거(19대 총선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모두 40%를 넘는 득표율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대구 수성갑 출마를 위해 표밭을 다지고 있는 그는 그동안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하면 당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에 대해 “차세대 주자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라며 “당 내부에서 외연을 확장해 ‘문재인 낙마’ 이후를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⑧박지원의 선택은?/ ‘상황’ 즐기면서 끝까지 몸값 높일 것

수도권 비주류의 핵심이 김한길 의원이라면, 호남 비주류의 좌장은 박지원 의원이다. 박지원 의원이 안철수 의원과 행동을 함께 할 접점은 거의 없다.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추진해오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지원) 연대'에 대해 그동안 ‘꼼수’라며 반발해 왔었다. 같은 당에 있으면서도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과 거리를 둔 것.

박지원 의원은 12일 조선일보에 “분당 사태가 일어나면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모두 야권의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안철수 의원이 호남 세력을 필요로 한다면, 박지원 의원보다는 천정배 의원과 손 잡을 공산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이 ‘공천 지분’을 명목으로, 지지세력을 이끌고 안철수 신당에 합류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에 대해 “끝까지 몸값을 높이며 즐기다가 막판에 최종선택을 할 사람”이라며 “안되면 이희호 여사 치맛자락을 붙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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