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with EARLYADOPTER 3편 DAP 삽시다 – 폰으로 듣지 이걸 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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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나오면 3초 정도 듣고 별 감흥 없이 다음 트랙으로 넘깁니다. 노래 한 곡을 끝까지 잘 듣지 못하기도 하고요. 매일 비슷한 노래만 들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돼서 새로운 노래를 잔뜩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파나소닉 카세트 플레이어, CDP, 아이리버와 코원 그리고 삼성과 소니의 MP3, 애플 아이팟, 그리고 스마트폰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분명히 음악을 듣기는 편해졌는데 어쩐지 재미가 없습니다. 아마 ‘음악’보다는 ‘음원’을 트는 게 전부라서 그러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40분짜리 CD 하나 쭉 듣고 다른 판으로 갈아 끼워서 듣는 게 너무 귀찮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행위였던 것 같습니다. 자켓을 쭉 훑어보는 재미도 있고요.

그렇다고 다시 CDP를 갖고 다니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음악 감상을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요? 답이 하나 있다면 고음질 음원이라고 생각합니다. CD 수준은 물론 스튜디오에서 느끼는 음질을 들을 수도 있는 Flac 파일처럼요. 디지털 시대에 맞기도 하고요. 이왕 디지털로 들을 거면, MP3를 벗어나 최고급 음질로. 이 고음질 음원을 재생하는 플레이어(High-resolution DAP ; Digital Audio Player)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저도 그래서 몇 달 전에 소니의 DAP를 하나 사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 이름 : 소니 NWZ-A15

– 특징 : 작고 가볍다. 고음질 flac 파일을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도 된다.

– 가격 : 209,000원 (각종 쿠폰 남발)

– 용도 : 출퇴근할 때 음악 감상

– 좋았던 점 : 고음질 음원을 들을 수 있다. 묵직한 저음과 시원한 소리가 마음에 든다.

아이리버가 아스텔앤컨 시리즈로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 시장을 씹어먹기 시작했지만, 저에게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백만원이 넘는 걸 덜컥 사기엔 너무나도 큰 결심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찾았던 소니 제품은 고음질 음원을 틀어주면서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작고 가벼워서 딱 좋은 물건이었는데요. 쓰면서 문제가 됐던 건 3가지였습니다.

따로 갖고 다니기 귀찮다.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면 역시 스마트폰과 함께 갖고 다닌다는 게 정말 귀찮았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을 하는 재미에 익숙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인터넷에 정신이 팔려 음악을 제대로 듣고 있지 않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음악만 트는 기기를 들고 다니다 보니 음악에 집중이 잘 되긴 했습니다.

화면이 구리다.

하도 깔끔한 고해상도 화면들만 보다 보니 작은 점이 다닥다닥 보이는 화면은 시각 테러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앨범아트 그림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나마도 어떤 노래엔 제대로 안 나오기도 하고요. 덕분에 음악에는 더욱 집중이 잘 되었네요.

버튼으로 ‘가지마 가지마’를 찾다가 답답해 죽을 뻔했다.

인터페이스 얘긴데요. 가요를 찾을 때 불편합니다. A-Z까지는 각각 알파벳 별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나머지 한글이나 한자, 일본 노래는 ‘etc’탭에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버튼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지만, 주머니에서 화면을 안 보고 눌러서 조작할 수 있는 건 편했습니다.

또 다른 단상

– 20만원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DAP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라니, 음감의 세계란 참…

– 디자인은 멋집니다.

– 그런데 플라스틱에 칠해진 색이 조금씩 벗겨지는 걸 보니 마음이 쓰립니다.

– 5% 부족해 보이는 마감 상태도 아깝네요.

– 소니의 ‘클리어 베이스’는 저음을 좋아하는 제게 행복을 주었습니다.

– 사실 flac 고음질 음원과 고음질 MP3를 구분하진 못했습니다.

– 그저 ‘아, 이 노래 고음질 음원이지!’라며 ‘역시 좋다’고 느꼈을 뿐이죠.

– 그래도 아이폰으로 같은 노래를 들을 때 보다 소리가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업글병

그렇게 반 년이 넘도록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그마저도 식상해졌는지 초심을 잃고 다른 DAP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연말이니 저 자신에게 선물도 할 겸 후보 제품군을 추려봤습니다.

– 우선 중국의 Fiio X3ii라는 제품이 있네요. 피오는 DAP 계의 샤오미라고도 불리는 업체로 가성비가 좋은 플레이어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가격은 20만원 후반대.

– 아이리버의 AK Jr라는 제품은 아스텔앤컨 모델 중에서 그나마 저렴한 편이지만 50만원이 넘습니다.

– 소니의 NW-ZX100도 훌륭한 중급 모델이죠. 69만9천원이네요. 제가 썼던 A15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A25도 있습니다. 가격은 24만9천원.

– 코원에서도 플레뉴 D라는 새로운 입문형 DAP가 나왔습니다. 가격은 29만9천원.

제 안의 지름신님 도와주세요

얼리어답터 : 잘 모르겠어요. 도대체 뭐가 다르길래 가격이 저렇게 차이가 나는 것입니까.

지름신 : 안에 들어있는 사운드 칩부터 소리를 위한 미세한 공정이 모두 다르다.

얼리어답터 : 그런 걸 정말 제가 느낄 수 있을까요? 전 그냥 고음질 음원만 틀 수 있으면 돼요.

지름신 : 출력이 크고 빵빵한 게 필요하느냐?

얼리어답터 :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밀폐형 커널 이어폰을 쓰고 그리 크게 듣지 않습니다.

지름신 : Flac 음원이 많느냐, MP3가 많느냐? 광출력 같은 건 안 필요하고?

얼리어답터 : MP3 파일이 훨씬 많습니다. 그냥 이어폰으로만 들으니 다른 건 아무 상관 없는데…

지름신 : …그냥 싼 걸 사고 싶은 거지?

얼리어답터 : 네.

지름신 : Fiio X3ii가 평이 괜찮구나. 노래가 상당히 깊고 고급스러워지는 느낌이라고 한다.

얼리어답터 : 배터리가 10시간 남짓인데요? 더 길면 좋겠어요. 디자인도 오묘하게 별로인데.

지름신 : 출퇴근 시간만 듣는다며?

얼리어답터 : 그래도 오래 가야 든든하잖아요.

지름신 : …그럼 네가 쓰던 소니 업그레이드 버전 A25를 사면 되지 않느냐. 배터리 오래 가고. 이퀄라이저도 훨씬 촘촘해졌고. 주위 소음 없애주는 노이즈캔슬링 이어폰도 들어있는데? 게다가 25만원.

얼리어답터 : 이제 버튼으로 노래 찾기 싫어요. 지긋지긋해요.

지름신 : ……

얼리어답터 : 저 코원 플레뉴 D를 사겠습니다.

지름신 : (뭐야 이건…)

얼리어답터 : 저 코원 꺼 예전에 샀던 적 있어요. 소리 좋았어요. 그럼 괜찮겠죠. flac 되고. 음향 조정하는 것도 되게 많고. 디자인도 작고 깔끔하지 않아요? 배터리는 괴물이네요. 역시 코원. 옛날 D2 생각나네.

지름신 : 다 정해놓고 나한테 물어본 것 같은데?

얼리어답터 : 그리고 저 그 옛날 거 아직 갖고 있거든요. 그거 보내면 8만원 깎아준대요.

지름신 : …그럼 21만9천원이구나.

얼리어답터 : 그리고 제가 쓰던 소니 꺼는 셀잇에 물어보니까 14만원 정도 쳐주는데요? 그래서 팔기로 했어요.

지름신 : 이미 다 하고 있었구나, 이 자식아.

얼리어답터 : 이 정도면 싸게 잘 사는 것 같은데요. 헤헤.

지름신 : ……

그렇게 제 손에 들어온 코원의 새로운 보급형 DAP, 플레뉴 D입니다.

To be continued…

* 본 콘텐츠에 사용된 제품은 코원 협찬이 아니고 직접 구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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