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 그것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리고 그 실수가 상황이나 특정한 시간과 맞물려 일파만파 번져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는 일반론이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대체로 단순한 실수는 수습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가 다른 이의 말로 옮겨지고, 다른 상황에서 '예시'로 사용되고,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가리키는 특정한 수사가 되어버린다면 그 실수는 이미 실수가 아니다. 그는 여러가지 생각과 행동을 하는 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실수를 저지른 '장본인'으로서만 존재한다. 애정으로부터 비롯된 일에서도 실수는 생긴다. 변명을 하는 것은 일단 자신의 마음에 안도감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실수를 수습하는 일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변명하지 않는 것은 책임지는 자세일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그 실수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음을 자인하는 근거'로 쓰일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실수는 이래도 저래도 제 갈길을 간다. 마치 신화 속의 영웅처럼. 제 운명을 타고 나 제 목표 지점까지 가고 대개는 사라지지만 일부는 장렬한 파국을 맞는다. Let it be. 운명에 뭐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실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대로 두어라. 어차피 인생은 스스로에게 증명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누구고,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설득할 필요도 없고 설득할 수도 없다.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은 해야겠지만 실수로 파생된 모든 일에 일일이 해명대자보를 붙이지는 말자. 그냥 두자.

아주 천천히, 그 누군가를 잊어버릴만큼 느리게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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