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2008)

90분이라는 러닝타임은 상당히 빨리 지나감과 동시에 매우 짧은 시간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 90분 동안 강렬하게 모든 것을 표현했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또한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만든 영화지만, 앞서 언급한 영화들과 차이가 있다면 8살짜리 아이의 관점이라는 것이다.

8살짜리 남자 아이 브루노는, 그당시 나치즘이 팽배했던 시대상과는 전혀 동떨어진, 어른이 되면 모험가가 되고 싶어하는, 말그대로 순수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이다.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수도인 베를린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가족과 함께 이사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베를린에서 같이 뛰어놀던 친구도 없고 학교도 없는 그 곳에서, 브루노는 파자마를 입고 안팎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그네를 만들기 위해 타이어를 구해다주고, 그네를 타다 다리를 삐었을 때 치료해주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사람' 파벨과 철조망이 쳐져있는 저 울타리 너머에 브루노의 또래처럼 보이는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는 남자아이' 슈무엘이 그 타겟이었다.

그들과 좀 더 깊고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브루노의 주위에선 파자마인들과 브루노의 사이를 단절시킨다.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인데, 아버지를 비롯하여, 아버지를 수행하는 부관, 심지어 브루노의 누나인 그레텔 마저 그들을 경멸하고, 사람이 아닌 동물취급하는 것에 그는 충격을 먹는다.

브루노의 주위환경이 변화하는 모습도 눈여겨볼만 하다. 아버지가 직접 고용한 가정교사를 통하여, 12살짜리 여자애다움을 버리고 세뇌식 교육에 의해 파시즘을 찬양하는 그레텔의 모습과(그녀가 아끼는 인형들을 모두 다락방에 버리고, 자신의 방에 나치즘이 팽배한 포스터를 붙이는 것이 그러하다 할 수 있다), 그러한 딸의 변화와 남편의 잔혹한 모습에 견디지 못해 울부짖는 아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면들이 비단 브루노네 가족 뿐만이 아닐 것이다. 1940년대 대부분의 선량한 독일 사람들이 나치의 세뇌식 교육으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8살짜리 눈에 비춰진 것은 파자마인들을 짐승처럼 막 대하고, 그들을 한 쪽 구석으로 몰아부치는 사나운 괴물과도 같은 나치 군인들의 모습과, 맹수의 으르렁거림에 사시나무 떨듯이 잔뜩 겁먹은 파자마인들. 그것이 브루노가 본 마지막의 모습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 가 문득 떠올랐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원문 : http://syrano63.blog.me/220251949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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