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문장들

1집 다음에는 2집, 그다음에는 3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3년에 낸 3집은 내 앨범 중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앨범이었다. 일을 했는데 수익이 나지 않는다, 그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했다. 취미가 아닌 직업인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길 앞에 놓여 있는 돌을 치우면 다른 돌이 또 나타난다. 그 돌은 더 크고, 더 단단히 땅에 박혀 있다. 계속 이렇게 돌밭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내 안의 중학생은 큰 배신감을 느꼈다. 열심히 하면 돌이 없는 또는 돌이 굉장히 적은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어른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해왔기 때문이다.

_ 오지은 『익숙한 새벽 세시』(28-29쪽)

삶의 고통스러운 사건들로부터 눈을 돌리지 말고

똑바로 보면서 그것을 자주, 깊이 생각하십시오.

죽음, 병, 상실, 실망이라는 현실을 직시하면

착각과 그릇된 희망에서 벗어날 수 있고

비참한 생각과 질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_ 에픽테토스 『새벽 3시』(71쪽)


어떤 일로 우울해져서 꾸물꾸물 이불 속에 있다. 다른 사람에게 상담하면 나더러 너무 예민하다고 할 게 뻔하니 이야기 할 마음이 안 생긴다. 이러하다면 우울함이 몸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는 뜻이다. 다른 경지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자. 이런 느낌이 싫지는 않다. 오히려 잘 기억해두고 싶다.

_ 아사오 하루밍 『3시의 나』 3월 20일 (토)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정말 아무 것도 없다니, 참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는 환상 속의 가상 인물을 만들어내 서로에 대한 몽타주를 작성하고 있어요. 질문을 하지만 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게 그 질문들의 매력이죠. 그래요, 우린 서로의 질문에 곧이곧대로 대답하는 걸 피하면서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꾸 자극하고 계속 부채질해대고 있어요.

우린 행간을 읽으려 애쓰고 낱말과 낱말, 철자와 철자 사이에 숨은 뜻을 읽으려 애쓰죠. 상대방을 평가하려고 안간힘을 써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본질적인 면만은 드러내지 않으려고 철저하게 조심 또 조심해요. '본질적인'것이라는 게 뭘까요? 우린 자기 생활에 대해 얘기 한 적이 없어요. 자신의 일상을 이루는 것들에 대해, 자기에게 중요한 무언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지요.

_ 다니엘 다니엘 글라타우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32-33)

문학동네 빙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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