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코트 카드

제인 오스틴 소설이나 영화들은 다들 보셨으니 아실 텐데 그때부터 한 100여년 동안 (특히) 젊은 여자들이 바깥에 나갈 때마다 감시역으로 따라 붙는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이 있었다. 그런 분들을 샤퍼론(chaperone 혹은 chaperon)이라 부르는데, 이게 명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인다.

이를테면 (방금 찾아봤다!) 오만과 편견 39장(참조 1)에 이런 말이 나온다.

Lord! how I should like to be married before any of you! and then I would chaperon you about to all the balls.

그렇다면 당시 선남선녀들은 어떻게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했단 말인가? 둘 다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지 않으면 불경스럽게 여겨졌고, 일거수 일투족을 샤퍼론의 감시를 받았던 상황이다.

그들은 언제나 답을 찾아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 “에스코트 카드”이다. (주로 남자들이) 이 카드를 마음에 드는 여자를 지나치면서 슬쩍 쥐어준다. 가령 이 기사에 커다랗게 나온 “MAY I. C. U. HOME?”

(주로 여자들이) 카드 건네준 사람이 마음에 든다면 카드를 간직하지만 아니면 다시 돌려준다. 그래서 카드에는 보통 이름과 연락처도 별도로 쓰여 있을 때가 많았다(참조 2).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건 가게에서 돈 주고 사는 카드다(그래서 아니다 싶으면 되돌려 받으려 했을 것이다).

즉 터닝카드와 메카드가 만나 사랑을 꽃피우는… 이게 아니고 하여간 이런 카드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들이 특히 19세기에 성행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샤퍼론을 농락하는 행위이기도 하고, 당시의 문자메시지, 당시의 데이트 app이 바로 “에스코트 카드”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카드가 나오고, 나중에는 자전거(참조 3)가 나오고, 그 다음에는 모델T가 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최종병기 휴대폰. 어차피 따님들 통제 못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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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Pride & Prejudice, Chapter XVI of Volume II (Chap. 39): http://www.pemberley.com/janeinfo/ppv2n39.html

2. 그래서 18-19세기 때 동성애 성향의 사람들이 이 카드를 사용하여 파트너들을 만나기도 했음이 강하게 추측되는 유물도 있다. https://www.flickr.com/photos/aemays/5863324960/

3. 여자와 자전거(2015년 7월 30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343315023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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