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A. 의 존재감이 너무 강렬해 쉽게 간과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트릴 수 없는 1세대 래퍼 투숏의 2번째 앨범이자, 메이저 데뷔작. 심플하다 못해 허전 할 정도로 드럼 머신으로 만든 한두가지 정도의 일렉트로-합 성향의 비트 패턴 + 몇몇곡에 적당히 삽입한 멜로디라인이 전부인, 말 그대로 80년대 힙합 특유의 미니멀함이 주가 되기에 지금 관점으로 보자면 매우 재미없는 한장이기도 하다. 래핑 스타일 또한 테크니컬한 측면으로나, 카리스마틱한 측면으로나 매우 심심한 것도 사실.
하지만 흑인 빈민가에 대한 매우 직설적이며 맛깔난 가사 표현방식은 심플한 사운드 & 래핑 스타일과 어우려져 꽤나 독특한 재미를 부여한다. 마약, 여자, 금전확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 주면서도, 그러한 것들이 가진 어두운 측면 (마약중독, 범죄, 총기사고, 죽음) 에 대한 경고 또한 보여주는, 애티투드적인 균형감각 또한 매우 뛰어난 것 또한 이 앨범의 특징이기도. 지나친 찬양도 없고, 지나친 꼰대적 교훈남발도 없다. 그저 딱 자신이 보고 느낀것을 들려주는, 지금 생각하면 꽤나 청자에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스피리추얼한 한장이기도. 그와 동시에 투숏을 유명하게 만든 여성 비하와 탐닉 (Bitch, Whore, Pimp 와 같은 마쵸성향의 힙합 비속어를 탄생/유행 시킨것도 이 양반이다. 요즘은 그런쪽으로 특화 된 파티 음악만을 만들어 많은 골수팬을 실망케도...) 적인 가사 센스도 굉장한 한장. 상업적 가치가 나날히 떨어지던 90년대 중후반에 아예 "100% Pimp 타령 힙합" 으로 올인하여 지금도 먹고 사는거 보면 대단하지 않던가? 그 싹수가 이 앨범에서도 제대로라는 점은 매우 중요.
또한 이 앨범은 자신의 홈타운이자 지금도 악명높은 흑인 빈민도시 오클랜드에 대한 집중적 묘사로 인해 흑인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앨범이기도 하다. 가사를 통해 흑인 빈민가의 분위기를 집중 조명하고, 뮤직비디오를 통해 오클랜드의 풍경을 그리며 어필한 "흑인 사회에 대한 자발적 르포" 는 그 당시 처음있는 일이었다고. 그 부분만큼은 N.W.A. 보다 한 수 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메이저 레이블 Jive 레코드의 묵직한 프로모션 덕택에 상업적으로도 크게 힛트한 한장이며 (무려 2백만장 판매! 더블 플래티넘!), 앞서 설명한 것과 연결 해 본다면 "힙합이라는 장르 특유의 매니악한 면모로나, 상업적 빅힛트로의 면모로나 모두 만점" 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힙합의 메이저화가 서서히 시작되던 시기에 그러한 것을 달성 해 냈다니, 지금 생각하면 가희 놀라울 따름. 이런 대단함들이 있는데 현재 좀 많이 간과하고 있지들 않나 싶기도 하다. 힙합 특유의 공격성, 컬트함을 알아 가는데 있어서 절대 놓쳐서는 한장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