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기자가 직접 발급받아 봤다 ⇨ 내일배움카드… 직장인에겐 ‘꿀카드’③

Fact

▲이번엔 기자가 직접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봤다. ▲신청~발급까지 빨라도 17일이 걸리는 ‘실업자 카드’와 달리, 휴일 빼고 사흘 만에 카드가 나왔다. ▲원하는 강의를 듣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일부 환불도 가능하다. ▲자기계발을 하고 싶은데 학원비가 부담되는 직장인들에겐 ‘꿀카드’다.

View

<②편에서 계속>

1월 7일 오후 3시 20분, 지하철2호선 을지로입구역 근처에 있는 서울고용센터를 찾았다. 실업자가 카드를 발급받을 때와 직장인이 받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기자가 직접 시도해봤다.

‘직장인 카드’는 신청서와 동의서만 작성

주거지를 관할하는 서울고용센터를 찾았다. 4층 ‘내일배움카드 상담창구’ 직원은 “근로계약서를 갖고 왔느냐”고 물었다. “갖고 왔다”고 하니 ‘근로자 직업능력개발훈련카드 발급 신청서’와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꺼내주며 작성하라고 했다. ‘근로자 직업능력개발훈련카드’는 직장인용 내일배움카드의 정식 명칭이다.

우선 신분증과 근로계약서를 직원에게 건넨 후 서류 2장을 작성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입사일 등 개인 정보를 적고, 카드를 발급받을 은행을 선택했다. 은행은 신한은행과 농협 중 한 곳을 고를 수 있다.

취준생 박씨의 경우엔 ‘갑자기 울거나 울고 싶은 때가 있다’ ‘나는 최근 일주일 동안 3일 이상 만취한 적이 있다’는 등의 항목이 ‘체크리스트’에 있었다. 그러나 재직자의 경우엔 이걸 쓸 필요가 없었다.

비정규직은 근로계약서 지참해야

신청서와 동의서를 작성하고 있는 동안 상담직원은 기자가 건넨 신분증과 근로계약서로 신원조회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직원은 “정규직이시네요. 정규직은 근로계약서를 갖고 오지 않으셔도 되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은 근로계약서를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신청서를 다 작성한 후 직원에게 줬다. 그는 꼼꼼히 읽어 보더니 “여기 ‘우선지원 대상기업 사람’에 체크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우선지원 대상기업이 결정돼요. 강좌마다 다 다르지만 실업자, 비정규직, 정규직, 우선지원 대상기업의 직장인 별로 지원받는 금액이 다르거든요.”

비정규직/ 정규직/ 우선지원 대상기업 각각 지원비율 달라

직원은 사례를 들어 친절히 설명을 이어갔다. “예를 들어 컴퓨터자격증 강의를 들을 때 비정규직이 강의료의 90%를 지원받는다면 정규직은 60%만 지원받아요. 그런데 ‘우선지원 대상기업’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규직이라도 지원율이 더 높아지는 거죠.”

신청자가 다니는 직장이 우선지원 대상기업에 포함되는지 아닌지는 고용센터에서 알려준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 12조는 ‘제조업은 500명 이하,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300명 이하 등’을 우선지원 대상기업으로 정하고 있다.

직원은 또 ‘즉시발급’ 여부를 물었다. 즉시발급 방식을 선택하면 약 일주일 후 신청자에게 지원 대상 확인 문자가 간다고 했다. 문자를 받은으면 고용센터에 다시 한 번 방문해야 한다. 확인증을 받기 위해서다. 그걸 은행에 제출하면 카드를 바로 받을 수 있다. 즉시발급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편으로 카드를 받게 되는데 2주정도 시일이 더 걸린다. 기자는 즉시발급을 택했다.

상담없이 15분 만에 신청 완료

“신청 다 됐습니다.” 카드 상담창구에 도착해서 신청 완료까지 15분이 걸렸다. 실업자 카드 신청 때와는 달리 상담 과정이 빠져 있어 시간이 단축됐다.

직원에게 “왜 상담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실업자의 경우엔 구체적인 계획을 짜게 하고, 취업에 성공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상담 과정이 필요해요.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직장인은 이미 취업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능력을 더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목표죠. 그래서 금방 끝나는 거죠.”

그는 “제도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실업자 카드는 직업상담한 분야의 강의만 들을 수가 있어요. 하지만 직장인 카드는 아무 강의나 듣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5일 만에 ‘지원대상’ 확인 문자 받아

고용센터에서 신청을 마친 지 닷새 후인 1월 11일 월요일 오후 4시 27분. 기다리던 문자가 왔다. 문자 내용은 이랬다.

“근로자 직업능력개발훈련 카드 대상자로 확정되었습니다. 유효기간은 1년입니다.”

일주일은 걸린다더니 그보다 빨리 문자가 도착했다. 주말을 제외하면 신청에서 발급 확인을 받는 데까지 3일 걸린 셈이다. 과제와 상담, 그리고 발급까지 빨라도 17일이 지난 후에야 카드 발급 여부를 확인 받을 수 있는 실업자 카드보다 시간이 무려 1/6로 단축되는 것이다.

다음날인 12일 화요일 다시 서울고용센터로 갔다. 내일배움카드 상담창구에서 신분증을 내자 ‘근로자 직업능력개발훈련카드 발급 확인서’와 지도 한 장을 줬다. 서울고용센터에서 신한은행 광교점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는 지도였다. 고용센터에서 지정해주는 은행으로 가야만 발급이 가능하다.

카드는 지정 은행에서 발급

고용센터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신한은행 광교점에 도착했다. 은행 직원에게 신분증과 확인서를 내자, 직원이 “원래 가지고 계신 신한은행 계좌하고 연동해드릴까요?”라고 물었다. 연동하면 내 계좌와 연결된 새 체크카드 하나가 생기는 셈이고, 연동을 하지 않으면 새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 연동을 택하고 몇 가지 서류에 사인을 하고 나니 10분도 되지 않아 카드가 나왔다.

그런데 카드 앞면엔 ‘내일배움카드’라고 보일만한 표식이 하나도 없었다. 일반 체크카드와 같은 모양이었다. 카드 뒷면을 돌려보니 하단에 작게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라고 적혀 있었다.

카드를 발급받고 잔액을 확인했다. 200만원의 현금이 계좌로 입금되는 게 아니었다. 고용센터 직원은 “내일배움카드는 말이 카드지 출결관리 기능이 제일 크다”고 했다. 그는 “카드를 직접 긁어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산상으로만 빠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캘리그라피 수강료 30만원 중 80% 지원받아

이제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등록하는 일만 남았다. 기자는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기 위해 해당 강좌가 개설돼 있는 신촌의 한 컴퓨터학원을 찾았다. “내일배움카드로 강의를 들으려 한다”고 말하자, 상담직원은 카드 이용방식을 설명했다.

“이 강의는 한 달 30만원인데 직장인 카드로 들으시면 지원금이 24만원이 나와요. 6만원만 결제하시면 돼요.”

이 수업을 들을 경우 내일배움카드에 ‘가상’으로 들어가 있는 200만원의 지원금에서 24만원이 빠져나가고, 176만원이 남게 된다는 말이다. 기자는 개인부담금인 6만원만 학원에 지불하면 된다.

학원 입구에는 작은 모니터와 카드를 읽는 기계가 있었다. 출결 확인용이었다. 학원에 올 때마다 여기에 내일배움카드를 긁으면 출결사항이 기록으로 남는 것이다. 모니터 아래에 붙은 안내문에는 “부정출결 적발 즉시 퇴원조치 및 계좌잔액 소멸 등 고용노동부 관련규정에 의해 제재 조치함”이라고 써진 종이가 붙어 있었다.

중도포기도 가능… 실업자는 1번, 직장인은 2번까지

중간에 수업을 더 이상 듣지 못할 상황이 오면 환불은 가능한 걸까? 서울고용센터의 직무능력개발팀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수업이 총 10회라면 8번은 출석해야 수료로 인정돼요. 그런데 80% 출석을 하지 않고 중도에 그만두면 패널티로 카드에서 20만원이 차감됩니다. 두 번째로 중도에 그만뒀을 때는 30만원이 추가로 차감되고, 세 번째부터는 카드사용이 정지됩니다.”

20만원 차감, 30만원 차감, 카드사용 정지로 이어지는 제재는 어떤 학원에서 무슨 수업을 듣든 똑같이 적용되는 규정이다. 실업자에겐 직장인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 첫 번째 중도 하차 때 20만원이 차감되는 것은 같다. 하지만 실업자가 두 번째로 수업을 그만뒀을 때엔 바로 카드사용이 정지된다.

이 학원에서 캘리그라피 과정을 들을 경우 기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한달에 6만원. 한달 8회 수업 중 4회까지는 중도에 학원을 그만둬도 환불이 가능하다. 개인이 결제한 6만원도 언제 그만두느냐에 따라 3만~4만원까지 환불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일배움카드로 이미 차감된 지원금 24만원은 환불받을 수 없다. 중도 하차에 대한 패널티로 20만원이 추가로 차감돼 총 44만원을 잃게 될 뿐이다. 수강 신청을 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출결에 자신 있다면 직장인에겐 좋은 제도

수강 등록을 하지 않고 학원을 빠져나왔다. 더 ‘신중히’ 생각한 후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직접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보니 직장인의 경우엔 이용해볼 법한 제도였다. △원하는 강좌를 직업군에 상관없이 고를 수 있고 △실업자의 경우처럼 상담을 받거나, 1~2주간 과제를 할 필요가 없고 △부득이하게 중도하차를 하더라도 (지원금이 차감되긴 하지만) 2번의 기회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출결관리에 자신 있는, 자기계발을 하고 싶은데 학원비가 부담되는 직장인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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