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1988, 그리고 신영복

'응답하라 1988'이 끝나갈 무렵

그는 더 이상 대답을 하지 못하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1988년,

그는 20년의 감옥 생활을 끝내고 특사로 출소합니다.

철장 속에서 그는

20년 동안 집에 편지를 보냈고

그의 아버지는 보물처럼 그의 글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출소한 그 해 책이 나왔습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1988년은 드라마 속 추억이기도 하며

우리에게는 시대의 스승 한 명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해이기도 합니다.

육사와 이화여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던 젊은 청년이

'통일 혁명당'이라는 간첩단 사건에 연류되어

무기징역선고를 받고 20년 간의 감옥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의 사상은 감옥밖으로 탈출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편지로만 그리고 색깔없는 글로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때문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우리 모두가 읽을 수 있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로 동서양 전 역사를 통털어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한국어로 쓰여진 철학서가 되었습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그는 자신의 원고를 다 외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가지고 쉬지 않는 독서를 했습니다.

그의 독서법은 '세 번 읽기'입니다.

처음에 텍스트를 읽고

두 번째는 저자를 읽고

세 번째는 자신을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머리로 읽어서 이해하고

가슴으로 읽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마지막으로는 발로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발로 읽는 것은 이미 내 것이 된 지식을

사회적인 부조리에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회 의식과 비판적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모진 고문에서, 사형 언도, 독방 생활까지....

남한산성의 군대 감옥에서 사형 언도를 받고

화장실 휴지에 쓴 메모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글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는 사람의 깨달음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우리보다 훨씬 더 평온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서슬퍼런 독재시절,

감옥에서 책을 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감옥은 피가 뜨거운

젊은이의 욕망은 좌절시켰을지 모르지만

그의 사상과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탈옥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도망가지도 않고

우리의 관념과 생각에 정면으로 부딪쳐옵니다.

독서량이 많다고 뛰어난 사상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의 삶과 일상 그리고 그들의 감정을 관찰하고

대화하지 않는 사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독방에 있을 때는 자신을 리콜했다고 합니다.

스스로의 삶을 천착하고 살펴보고 있던 일을

잊혀졌던 기억을 다시 되살려 내어

자신을 재구성하게 됩니다.

그의 친구들은 주로 감옥에 있었고

감옥은 사회 바깥으로 쫓겨난 사람들의 삶이

고여있는 저수지였습니다.

죄를 지었지만 그 죄가 만들어진 것이

개인의 탓뿐 아니라 사회라는 것과 정치라는 것이라고.

대자적인 입장에서

'숨쉬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헤엄치고

오염된 현실에서 삶이 이어져나가고

그곳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감옥을 나온 후에 성공회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소주 브랜드의 '처음처럼'에 글씨를 쓰기도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양주도 아니고 서민의 술에

자신의 캘리그리피를 남기는 것을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그 글씨값 1억은 성공회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기탁합니다.

우리가 소주를 마실 때마다 보는 '처음처럼'...

감옥에서 개발된 서체라고 해서

류홍준 교수는 그의 서체를 '유배체'라고 부릅니다.

철학자, 작가 그리고 폰트 개발자로, 화가로...

많은 것을 우리에게 주었지만 그가 가장 두려워했 던 것은

우리의 생각이 멈추는 것이었을 것 같습니다.

유언처럼 남겨진 그의 책은

작년에 '마지막 강의, 담론'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당신들은 감옥에 갇혔어!!"

우리가 생각과 마음에 스스로 쳐놓은

경계와 높은 벽,

그 벽은 경쟁과 욕망과 소비와 집착 등...

사회가 제시한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감옥의 밖에는 가난한 이, 장애인,

사회적 약자, 경쟁에 뒤쳐진 사람...

이런 사람들을 세워두고 그 사람들처럼 살지 않기 위해

스스로 내면화하고 자기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감시하고 감옥에 가두었다고 합니다.

자기 권력이나 이득을 지키기 위해 말입니다.

변화와 그 가능성은 감옥 밖에서 경계 밖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중심은 정체되고 변방은 역동적입니다.

변방에 사는 사람들은 중심을 바라보며

열등감을 가지면 안된다고도 덧붙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을 바라보며 가졌던

한국인들의 열등감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하기 위해 변화가능하고 좀 더 나은 상태로

자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변방에서 서서 열등감을 가지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노회찬은 이렇게 말합니다.

"변방에 있을 때, '우리는 안돼!' '우리가 되겠어?'"라는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라고 평가합니다.

그는 징기스칸의 말을 인용합니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하리라

길을 떠나는 자는 흥하리라"

우리가 약자이기때문에 강자의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똘레랑스는 한계가 있는 근대적인 인식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이(강자)의 도움을 바라는

스스로 불쌍한 사람이 되지 말고

감옥에서 뛰쳐나와 몽골의 광활한 대초원을

말을 타고 뛰어다니며 자유를 누리고

변화를 만들며 자립적인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을 '노마디즘'이라고 부릅니다.

그는 말합니다.

" 우리가 갇혀있는 문맥,

즉 관념을 깨뜨려야 합니다.

알게 모르게 갇혀있잖아요.

상대방들이 주입한 비인간적인 욕망에

갇혀있잖아요.

이 욕망은 자본주의가 주입한 것이에요.

경제적 욕망만을 집어 넣은 것이죠.

그렇기에

세상이 평온한 시대에는

유가를 읽어야 해요.

하지만 난세에는 변방의 창조성을 가지고 있는

노자, 장자의 도가를 읽어야 해요."

탈옥의 방법을 그는 알려줍니다.

스스로의 욕망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그곳에서 스스로 탈출하지 않는 한...

아무런 변화없이 우리는 그냥

'죄없는 수형자'로 마음의 감옥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감옥도, 변방도 아닌 곳으로 떠났습니다.

남아있는 우리에게

이제 탈출할 때라는 것을 알려주며 말입니다.

그는 2016년 1월 15일,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는

신영복입니다.

'기억하라 1988'

“돌아보면 제자백가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실패때문에

끊임없이 다시 시작해야된다.

아름다운 꽃은

훨씬 훗날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하물며 열매는 더 먼 미래의 것이다.

우리의 삶은 씨앗과 꽃과 열매의 인연 속에

어디즘 놓여 있는 것이다. “

신영복 -

북티셰 생각 -

글 참조 : 정치카페 테라스 28편 - 신영복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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