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삶의 몸과 마음의 벗에 대해..

혼자 사는 삶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수 없다.

상상만으로 혹은 책을 통한 대리경험 만으로는 그 생생한 날 것의 고독을 체감(體感)하지 못한다. 굳이 체감이라는 한자를 쓴 것도 진정 몸으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몸이 느끼는 고독이라고 해서 이성(異性)이 그리워지는 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혼자 잘 놀고 있다가 불현듯 뒤에서 어깨를 툭툭 치는 듯한.... 깜짝 놀라는 순간 뼈속까지 시려오는 고독의 한기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수 있다.



원래 난 고독을 크게 느끼지 않는 스타일이다. 워낙 혼자 잘 놀고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스타일이기에 고독이 주위에 서성거려도 나에게 무시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일게다. (고독님 대접 잘 못해드려서 죄송~)

근데 그러다보니 한번 고독을 인식하면 통증의 깊이가 상당하고 내상을 정도가 심한 것 같다.



흔히 퇴근길의 썰렁하고 어두운 집안을 향해 문을 여는 일이 가장 무섭다고 한다. 다행히 나는 너무 익숙해져 그런지 엉뚱한데 무서움을 많이 타면서도 집안의 어두움이나 냉기에 대해서는 심드렁하다. 물론 누군가.. 혹은 강아지라도 와서 꼬리를 흔들고 냥이가 몸을 비벼준다면 환한 웃음을 지을수 있겠지만 그러기엔 그 애들에게 나의 부재의 시간이 너무도 가혹하다.

어떤 날은 문득 의식한다. 다른 사람의 체온을 - 적어도 악수라도 - 피부 대 피부로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휴일 오후에 동네 슈퍼에 들러 물건 사면서 주인 아주머니와 나눈 대화가 오늘의 첫 발화였음을 깨달을 때면 내 목소리가 나에게 타인처럼 들린다.

오랜 시간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친구 모임.. "흉내너".. 많아야 일년에 두세번 모이는 흉허물 없는 모임.. 그나마 요즘은 밴드를 통해 시덥지않은.. 아직도 철부지같은 남자애들 엽기 사진들을 보며 아직 우린 젊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녀석들도 수년 안에 자기 사진 대신 애기들 사진이 도배되기 시작한다면 왠지 이 녀석들과도 거리감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보통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여자친구들과의 즐거움은 역시 수다와 공감이다. 일년에 한번을 만나더라도 바로 어제 만났던 것 같은 느낌은 그런 공감과 믿음 속에 있다. 가벼운 술잔을 앞에 두고 속살을 드러내는 얘기들이 이어지다보면 어느덧 알고 지냈던 세월의 퇴적감을 묵직하게 느낀다. 이심전심 염화시중 가섭미소라고 했던가. 내가 얘기 안해도 나를 잘 알고 있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은 친구들의 동심원 안에는 세상 그 무엇도 깨지 못할 것 같은 우리만의 결속감이 단단하다. 아~ 물론 그때뿐이다 ㅎㅎ 다음 만나서 똑같은 의식(ritual)과 같은 우리끼리의 속내털이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언제 그랬냐는듯 각자의 삶에 집중하니깐...

혼자 사는 삶의 지속.. 이런 환경 속에 나에게 필수 불가결한 것은?

역시 책과 그림이다. 음~ 요즘은 빙글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인가...? 하지만 빙글을 비롯한 인터넷 플랫폼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필수요소는 아닌것 같다. 선택사항 정도.

하지만 책과 그림이 없는 내 삶은 일순 회색빛으로 변할 것 같다. 책과 그림이 혼자 사는 삶을 지탱해주는 도구라면.. 그 도구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감정이입과 상상력이다.

두 가지는 비슷할 수도 있지만 조금은 다른 영역이다. 감정이입(projection)은 책이던 영화던 애니메이션이던 그림이던.. 내가 마주하는 대상에 나를 자연스럽게 던져넣는 정신활동이다. 시공간을 넘어서는 정신의 여행이고, 지적인 영역의 추체험이기도 하다. 온전한 몰입이 이뤄질수록 당연히 감정이입의 순도는 높아진다. 상상력은 감정이입의 바탕이 되는 정신적인 힘이지만 원전이 알려주지 않는 비밀스러운 부분과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감추어져 있던 요소를 찾아가게 하는 능력이다.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엑시터시를 경험한다.

이 두가지 벗이 있다면 혼자사는 일생에 후회가 없을 것인가.

그것은 앞으로도 좀 더 고민해야 할 별개의 문제인듯 하다. 평생을 청상과부처럼 살수는 없을테니깐 ㅎㅎ



여기까지는 나의 혼자 사는 삶의 정신적인 동반자에 대한 얘기였다면, 이제 조금은 육체의 동반자에 대한 얘기를 해 보고 싶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딱히 몸에 대한 관심이나 성에 대한 뚜렷한 관심이 없었던 나였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대학생활 내내 애인이 있었고 그만큼 뜨거운 젊음을 만끽할 수 있었다. 더 일찍 성의 즐거움에 대해 눈뜨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ㅎㅎ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애인과의 안정적 만남이었기에 그를 통해 남자가 좋아하는 - 물론 첫 남자의 특수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 나의 모습을 많이 인식했고, 내 스스로도 몰랐던 나의 쾌락의 원천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갈수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비교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성욕이 강한 것인지 평균적인 것인지도 몰랐고.. 낮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밤에는 또 밤의 역사를 만들어가는데 불태웠던 순수한 삶의 열정으로 가득했던 때라는 기억밖에 없다. 그때 길들여지고 발견된 내 성취향조차도 그것이 펨섭 성향이라는 것으로 세상에서는 불리고 있다는 것도 몰랐고, 소프트한 본디지 밖에 모르던 내가 인터넷 서브 컬쳐를 접하면서 엄청난 세상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이 모든 것들이 애인이 있을 때는 아주 자연스럽게 충족될 수 있는 삶의 한 부분이지만, 애인이 없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이미 남자의 체취를 알아버린 내 몸. 더구나 신이 나를 만들때 실수로 많이 부은 것 같은 에로스의 호르몬. 아마 혼자 사는 삶을 지속할 때 앞으로 더욱 갈증을 느끼는 부분은 영혼이 아니라 육체가 아닐까 싶다.

네이버에서 블로그 할때도 self pleasure나 dildo에 대한 포스팅을 올렸던 것을 기억하는 분들은 대충 짐작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물론 이런 것들이 살과 살이 닿는 따뜻한 섹스를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없는 가운데엔 꿩 대신 닭이 아닌 유일한 대안일 수 밖에 없다. 아무 남자나 나의 주인 애인으로 삼고 싶지도 않고.. 맘에 드는 남자는 어찌하다보면 유부남이고 하다보니 독신주의를 결심한 다른 많은 이유를 차치하고도 그냥 이게 내 숙명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2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남친이자 나를 지배하는 주인이 있지만, 이 또한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았기에 긴 인생길에 언제 다시 홀로 갈증을 느끼는 밤들을 보내야 하는지 알수 없는 거다.

남자들은 마스터베이션을 배워서 하는 것인지 독학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워낙 야동이 범람하는 세상이다보니 영상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동성 친구들끼리 히히덕 거리면서 노하우(?)를 공유하는지도 모르겠다. 여자들끼리는 - 적어도 내 친구들끼리는 - 여간해서는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차라리 남녀가 같이 모여있을 때 화제로 등장하는 경우는 있어도 그건 그냥 가벼운 음담패설로 떠돌다 웃음과 함께 사라지지 디테일한 얘기가 오가는 일은 없다.

그래서 난 독학파다 ㅡ.,ㅡa 그런데... 인터넷에는 남성 관객을 위한 포르노로서의 마스터베이션 영상이 아니라 여성향의 마스터베이션 영상을 모은 곳도 있다. 물론 상업적인 사이트이고 남성들도 이용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 올라오는 영상들은 배우들이 아닌 일반 흔녀들이다. 그들의 영상은 참 절실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의 self pleasure도 있어서 솔찮은 공부가 된다 ^^*

내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도 저렇게 뭔가 뒷끝이 아련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시 solo love라는 것의 한계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 하지만 나에겐 한가지... 예술 작품을 감상할때 나오는 버릇인 상상력.. 그리고 판타지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나만의 세계가 있다.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할 대리만족을 오히려 더 강렬하고 자극적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이 슬퍼보이는 것은 단지 vagina와 클리토리스에 집중해서 몸부림치는 슬픈 짐승의 몸짓으로 보였기 때문일 것 같다.

머리 속에 펼쳐지는 또다른 세계 안에 몰입하여 즐긴다면 슬프기보다는 부러운 환희의 이미지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나도 몰입한 내 모습을 본 적은 없기에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는 상상도 되지 않지만... 뭐 나 혼자 일단 만족스럽다면 그만 아닌가. 말 그대로 self pleasure니깐!

내 안의 에로스의 에너지가 마르지 않는 한.. 나와 함께 하는 몸과 마음의 동반자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야지. 혼자 살아도 서럽지 않게 ㅎㅎ

다른 카드에서도 언급했던 내 삶의 세가지 벗,

책과 그림과 성욕은 나에게 이런 의미라는 것을.. 무지막지한 추위가 다가오고 있는 엄동설한의 밤에 몇 자 적어놓는다.

- 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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