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은 김정숙(…펠르랑) 문화부장관이시다. 최근 프랑스 문화부에서 프랑스에서 주로 쓰이는 키보드인 Azerty를 바꾸자고 AFNOR(국립표준기구)에게 제안(참조 1)했었기 때문이다.
AZERTY 쓰는 친구는 거의 없을 텐데… 내가 쓰고 있다. 한국 살 때는 당연히 한국어/QWERTY 키보드에 익숙했었지만, 아무래도 불어 텍스트를 많이 사용했던 M모국에 살 때 AZERTY로 개종(더 적확한 단어가 안 떠오른다)했기 때문이다. 뭐가 편하냐? 하면 악상 들어간 자모를 칠 때 더 편하다는 말 밖에 딱히 객관적인 장점을 내세우기는 힘들다.
그만큼 키보드라는 물건은, 어떤 시각으로 봐도 상당히 종교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개종”이 어렵다. 가령 나는 지금 B모국에 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QWERTY를 사용하는 이곳에서도 나는 AZERTY를 집에서 사용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사무실 컴퓨터에서 Q와 W를 자주 오타 낸다. 그렇지만 바꿀 생각이 당장은 없다.
자, 그러면 왜 바꾸자는 겁니까? 키조합을 줄이자는 목표다. 가령 악상이 들어간 대문자(É À È Ê Â Ù Ò Ç 혹은 Æ Œ)의 경우 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윈도용 키보드에서는 어떻게 치는지 지금도 모른다. 맥에서야 캡스락만 켜놓으면 되지만 말이다(참조 2).
물론… 원래 대문자는 악상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가르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표시하는 쪽이 맞다. (스위스불어는 좀 다르다. 대문자로 쓸 때는 악상을 표시하지 않는다. 이건 예전 프랑스 전통이 스위스 불어에 아직 남아 있다는 걸로 봐도 좋겠다. (참조 3))
자, 그렇다면 최소한의 키조합, 혹은 단독 키로 수많은 악상을 어떻게 다 표시할 수 있을까? AZERTY 사용자로서 귀추가 주목된다는 흔하디 흔한 표현을 쓸 수 밖에 없겠다. 이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급의 사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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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Vers une norme française pour les claviers informatiques: http://www.culturecommunication.gouv.fr/Politiques-ministerielles/Langue-francaise-et-langues-de-France/Politiques-de-la-langue/Langues-et-numerique/Les-technologies-de-la-langue-et-la-normalisation/Vers-une-norme-francaise-pour-les-claviers-informatiques
2. 맥용 AZERTY와 윈도용 AZERTY는 소소한 면에서 다르다.
3. Accentuer les capitales : pourquoi ?: http://www.langue-fr.net/Accentuer-les-capitales-pourqu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