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모로코 (완) - 응답하라 모로코!

아, 막상 모로코 여행기를 마무리 하려고 하니 참.. 아쉽군요! 이번에는 저번 이야기에서 들려드리지 못한 모로코 이후에 대한 이야기 살짝 알려드릴께요!

새벽에도 쉐프샤오웬은 여전히 파랑파랑했어요. 게스트하우스라 많은 인원이 자고 있기 때문에 조용조용히 나오는데, 마침 알론도 살짝 깨더라구요. 서로 조용히 인사를 하고 저는 마을을 빠져나옵니다.

라밧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 대정도 있어요. 저는 첫차를 타야지 라밧에서 어느정도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첫차인 7시차를 탔습니다. 7시정도에 출발하니 4시간 뒤 라밧에 도착하면 대략 오후 1시정도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없는 버스터미널은 오랜만이네요. 왠지 제가 굉장히 부지런해진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버스를 타고 4시간을 기절해서 라밧으로 이동합니다. 꽤나 긴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내심 프랑스어라도 좀 잘했으면 더 재밌는 여행이 될 수 있었을텐데.. 시간만 더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워 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이니까. 그걸로 됐다 머리속에 계속 되뇌입니다.

4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다가왔어요. 라밧을 이곳저곳 누비다보니, 아 저기는 라밧이고 저 멀리는 살레지역이구나 한눈에 알 수 있겠어요. 버스는 이윽고 터미널에 도착했고 기다리고 있겠다던 모하메드가 없었어요.

시간이 서로 맞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더 기다려볼까 했지만 시간상 정시 비스무리하게 도착했고 어차피 터미널과 유스호스텔은 멀지 않으니 제 힘으로 가보기로 해요.

혼자 힘으로 택시를 타서 다시 도착한 숙소. 이제 막 집처럼 느껴집니다 ㅎㅎㅎ 오늘 비번은 캬리드 같아요. 또박또박 영어로 대답해주니 왠지 익숙해서 웃음이 터졌어요.

"오~~~ 로이 다시 왔네!!!!!!!" (캬리드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영어를 알아들어요)

"캬리드! 모하메드는 어디갔어? 분명히 마중나온다고 했었거든. 전화 한 번 해주면 안돼?"

"로이! 모하메드 지금 버스터미널이라는데? 아마 시간이 엇갈린 것 같아!"

"아..."

"괜찮아! 모하메드 지금 오고 있대"

괜시리 미안해지는 저..

그리고 20분정도 지났을까 모하메드가 헐레벌떡 달려옵니다.

"모하메드 내가 생각하기엔 여기가 젤 좋은거 같아" 라고 말하자 막 웃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마라케시 호텔비 내고 올 필요없었다고 왜 그랬냐며 구글 번역기로 대화.

긴장이 스르르 풀리니 잠이 오더군요.

"미안한데 나 딱 1시간만 남는 침대에서 잘께" 라고 하고 한시간동안 꿀잠을 잤습니다.

눈비비며 일어나니 마침 시간을 잘 맞췄는가 스테프들이 밥먹는 시간이라 뭔가 자연스럽게 같이 꾸스꾸스를 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캬리드가 물었어요 "로이 너 오늘 몇시 비행기야?"

"음.. 7시 비행기로 알고 있는데.. 버스를 어떻게 타고 갈지 모르겠네"

"버스는 요 앞에서 XXX번 버스 타면 되는데.. 자주는 없을꺼야."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모하메드가 대뜸 자기 친구랑 갈 곳이 있는데 너 공항에 데려다주고 갈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하... 나의 은인!!!"

모로코에서 아무 계획없이 왔던 이 유스호스텔에서 이들을 만났던건 저에게 아주 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여행을 이케이케 할건데.. 나중에 영상 하나를 만들거야. 그때 너희의 영상을 담고 싶은데 꼭 인터뷰에 응해줘!"라고 운을 띄워놨습니다. 너희 이야기를 유튜브에 알릴거야라는 말을 덧붙이며.

캬리드는 엄청 부끄러워 하더군요.

캬리드는 영어공부를 하니까 영어로,

모하메드는 아랍어로 했어요. 지금까지 모하메드가 영상에서 저한테 뭐라고 했는지 밝혀내지 못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엄청 궁금하네요. 나중에 꼭 공개하겠습니다.

인터뷰 영상 촬영을 마치고 모하메드와 함께 모로코 민트차에서 간단하게 차와 빵을 먹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뭐 살게 있다면서 한바퀴 돌아보더군요. 오랜만에 메디나를 가니 마치 시골같고 참 좋았어요. 그러면서 모하메드는 오늘 오렌지를 사야한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자기가 자주 사는 오렌지 가게가 있다면서 거기 오렌지가 제일 맛있다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쫄레쫄레 따라가서 오렌지를 한뭉테기사서 돌아왔습니다. 물론 저는 오면서 하나 까먹었어요.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캬리드가

"로이!!!! 엄청난걸 경험하게 해줄께"

라며 막 달려왔어요

조금 있으면 이슬람 예배? 같은게 시작한다고 같이 사원에 가자는거에요. 사실 전 기독교긴 하지만 왠만한 종교에 대한 시각이 열려있어서 템플스테이도 하고 할건 다~ 해요.

그래서 문화적으로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구랭~" 했더니 다짜고짜 화장실로 끌고 가더군요.

"뭐야~ 모하메드는 안가?"

했더니 자기는 안갈거라고 ㅋㅋㅋㅋ 뭔가 야매 이슬람교도...

화장실에 가니 이것도 절차가 복잡하더라구요.

사원에 가기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한다고 옷을 입은 상태에서 양말부터 머리까지 물을 튀겨서 정화를 시켜야하더라구요.

그렇게 정화한 상태에서 코란이 울려퍼지는 사원으로 가니 모두가 메디나 방향으로 절을 하는거 같아요. 얼떨결에 저도 절을 하고 ...

절차를 따라하다보니 참 독특하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어때? 좀 신기하지?"

예식을 마치니 언제 그랬냐는듯 일상으로 돌아오는 모로코 사람들이 참 신기했어요.

예식을 갔다오니, 모하메드의 친구가 이미 도착해있었어요. 이제 출발해야 할 시간이라며 다들 기다리고 있었더라구요.

부랴부랴 이렇게 캬리드와 모하메드와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이제 공항으로 출발해요.

한국어로 적어놓은 수칙들이 호스텔에 잘 붙어있나 확인하고,

모로코 첫날 카메라에서 빠진 셔터부품 어딘가에 잘 떨어져 있겠지? 인사 한번 마음속으로 하고

캬리드와 또 보자며 포옹하고

그렇게 이 좋은 라밧을 떠납니다. 정작 배낭 코딱지 만한거 싸들고 아무 생각, 계획, 준비 없이 왔는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가는 것 같아요.

약 20분 걸리는 라밧살레 공항은 모하메드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무 부족합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모하메드의 친절에 대해서 정말 진심을 다해 고맙다고 했습니다. 조금의 의심을 가진것도 미안하고.. 거기에 덧붙여서 담배 좀 끊으라고 잔소리까지 줄줄 읊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차 밖으로 나오려는데 뒷자석으로 던져주는 하얀 박스.

"이거 뭐야?

"선물!"

뭐지 열어보는데 아까 꼭 사야할게 있다며 샀던 그 오렌지였어요. 갑자기 눈물이 핑.

첫날 호스텔 왔을때 휙 던져주던 그 오렌지를 먹고 제 리액션이 엄청 오바였긴 했나봐요. 그후로도 오렌지 덕후끼를 엄청 보여주시니 얘는 정말 오렌지 좋아하는구나 싶었나봐요.

그래서 오렌지를 10개씩이나 ....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나 이거 1주일에 하나씩 아껴먹어야겠다. 고마워!!!!!

그렇게 아쉽게 모하메드와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아쉽게 인사하고 공항 문턱에 들어서는데 여태까지 여행했던 그 순간들이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면서 괜히 미친놈처럼 웃음이 나왔어요. 무슨 혼자 영화 찍고 온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쓰레기통에 제가 입고 있던 옷들을 하나 둘 버렸습니다. 오렌지 10개 다 들고 가려구요.. 옷보다 이 오렌지가 백만배 소중해요.

런던 Stansted airport를 타고 이제 모로코를 떠납니다. 비행시간 4시간 동안 아마 잠을 못잘 것 같아요.

공항에서 그 와중에 또 어떤 영국여자애랑 친해져서 이야기 하는데 모로코에 대해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제 이야기를 하니 무슨 영화같다면서.... 오렌지를 자랑스럽게 보여줬습니다.

언제 또 올 수 있을까요? 모로코. 언젠간 간절히 원하면 또 오게 되지 않을까요? 다음에는 전자담배를 하나 사들고 방문해야겠어요. 그리고 이 다음 여행은 아이슬란드로 떠나요. 사막에 시원한 공기 담긴 엽서를 하나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안녕, 모로코.

안녕, 모하메드.

또 만나!

P.S 많은 분들이 그 이후에 한국에 놀러온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아무래도 모하메드는 프랑스 가기도 힘들어해서 한국은 오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답니다 :) 새해에도 늘 만났던 친구들에게 연례행사로 편지를 보내고 있어요!

작년에는 여기에 있던 일본분들끼리 도쿄에서 모로코 모임을 하셨다고 제게 연락이 왔어요. 제가 취준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뵙지 못해서 너무 죄송했답니다.

알론은 1년이 걸렸지만 약속을 지켜 작년 3월 드디어 한국에 왔답니다. 녀석은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여 약 3주동안 길게 여행하며 한국 구석구석을 누볐어요 ㅋㅋㅋㅋ 특히 홍대 이태원을 참 좋아해서 제 친구들 불러서 함께 놀았네요ㅋㅋ (알론의 시각은 제가 예전에 발행했던 카드 중 외국인이 좋아하는 여행지에 영감이 되었습니다)

그 후 녀석은 미나미를 만나러 일본으로 건너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리 있는 미나미는 알론을 위해 연차를 쓰고 도쿄에서 교토까지 날아갔답니다. (대박) 미나미는 도쿄 살지도 않고 이바라키현 히타치라고 ... 완전 외곽에 사는데 말이죵..

미나미랑 잘해봐~라고 했지만 이뤄지지 못한듯합니다.

알론은 그 후 1년을 더 여행해서 2016년 1월 첫째주에 칠레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

@jessie0905@sayosayo@uruniverse@cocosochun@juriga82@anwjr41@SusanSojinYoun@togabriel@jaegil30@porsche968@cityhunt@zeljko1212j@LHW88@whssodi12@zk7890@jaehwa707@qwer1324@min079@wjddn09@grace095@KihyunSeo@grace095@olivetouch@hyunna09@MalineTaylor@rnjsksu@vhjw@bluce77@gmlsak77@nisannmore@Wan2@woongkim67@bk0724@yjh071@hongly@hamjl1979@HojongKang@03260110we@jooyeon8855@fireskill@JINA486@JiyoonKim@112hyuny@hehDU@wander81@mdk9873@hak225@Timmytow@nyhai@soyki@rhdwkdgml@ymmu@LHW88@SusanSojinYoun@vhjw@grace095@cityhunt@jj0128@zlrhrl@sallyhan1223@jenniferdoit@nyhai@jol2284@kafela1741@juriga82@hehDU@njc153@itsmyid82@kikusel@Minwoo1183@id4hero4@112hyuny @HojongKang@jj0128@vladimir76

지금까지 노잼 모로코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태그하면서도 괴롭히는게 아닐까 생각하며 태그를 달았는데요. 이제 이 다음 여행기는 아이슬란드로 이어지게 되어요. 다음 여행기부터는 다시 새롭게 태그 요청하신 분들께만 태그를 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끝내고 5개월 간의 여행이야기를 빙글에서 연재하고 있어요.

모로코를 시작으로,

모로코-아이슬란드-영국시골여행-프랑스-까미노 데 산티아고 (800km 순례길 걷기) - 포르투갈 - 스페인 남부- 프랑스 남부 - 이탈리아 북부 - 오스트리아 - 체코 - 독일 - 스위스 - 네덜란드 - 북유럽 - 에스토니아 - 러시아 - 횡단열차 7일 - 대한민국 동해

이렇게 여행을 했는데, 카우치 서핑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이 있답니다 :) 앞으로 열심히 연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1년이 걸릴 것 같지만요 ㅎㅎ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무한 감사합니다 ^^

빙글 관광청장입니다. 청정 클린 여행커뮤니티는 계속됩니다~ 스타트업을 돕는 엑셀러레이터사 매니저고요, 취미로 http://monotraveler.com 을 운영하고 있어요.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