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한편의 모습. 여주에서 오랜 시간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던 골드미스 최경진 씨. 몇 해 전 듬직한 연하 남편을 만나 신접살림을 꾸린지 갓 2년 차가 됐다. 결혼 전까지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리폼을 해 본 적은 없었지만, 건강이 안 좋아 회사를 그만두고 강원도 원주에 오게 되면서 리폼이 새로운 취미가 됐다. 편하지만 조금은 무료한 생활에 리폼이 활력소가 된 것이다.“원주는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라 경험 삼아 월세를 미리 내고 1년간 지내봤어요. 호숫가와 산책로가 있는 대학교 캠퍼스를 지척에 마주보고 있어서 살아보니 마음에 들더라고요. 원래 꾸미는 것을 좋아하긴 했는데 내 집이 아니라서 선뜻 손을 못 대다가 올해 이곳에 터를 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리폼에 빠져들었죠.” Living room주방과 구분돼 날이 추워지면 아늑함이 한층 더해지는 공간이다. 기존에 쓰던 책꽂이를 새로 칠하고 안 쓰는 책상을 잘라 벤치처럼 만들었다. 목재 패널을 천장 아래에 고정시켜 자연스레 책을 보관하고 있다. 커피와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빈티지한 카페처럼 조성한 곳이다.
빈티지한 카페 분위기로 꾸민 거실. Kitchen낡았지만 튼튼했던 싱크대는 그대로 두고 시트지를 붙여 리폼했다. 이곳 외에도 욕실이나 현관문 등 시트지를 곳곳에 사용했는데 두께감이 있는 것을 적절히 고르면 내구성이나 코팅력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공간이 다소 좁아 보여 싱크대 위 선반은 문을 제거하고 레이스 커튼을 달아 꾸며놓았다. 예쁜 접시나 컵을 쌓아 올려 자연스럽게 장식도 됐다. 식탁은 공간 박스 위에 두툼한 목재 패널을 올려 경첩으로 고정, 접이식으로 만들었다.
1 싱크대 위 수납장의 문을 제거해 시각적으로 트여있는 느낌을 줬다. 2 거울 주변을 목재 패널로 둘러 장식하고 현관문엔 시트지를 붙였다.3 목재를 주문 제작해 조립한 식탁. 경첩을 달아 이용하지 않을 땐 접을 수 있다. 4 시트지와 레이스 커튼으로 꾸민 모습. Dress room드레스룸 겸 패브릭 소품을 만드는 작업실이다. 로맨틱한 커튼과 라탄 박스, 아크릴 물감으로 꾸민 액자 등을 올려 아기자기하게 장식했다. 화이트 톤의 가구를 메인으로 해 화사한 분위기가 난다.
로맨틱하게 꾸며놓은 게스트룸 겸 작업실. Main room규모가 큰 가구들이 있어서 복잡하게 꾸미지 않고 오롯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아늑하게 연출했다. 자칫 심심해 보이는 벽엔 명화 작품을 걸어 두었고, 벤치에 앉아 부부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곤 한다. 창을 열면 바로 베란다와 연결된다.
침실은 요란하게 꾸미지 않았고 벤치 정도만 뒀다. 그림을 좋아해 집 안 곳곳에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 Veranda목재를 주문해 평상을 만들었다. 아랫부분에 잡다한 것들을 보관하고 위는 비밀의 화원처럼 꾸며두었다. 경관이 좋은 곳이라서 밖을 바라보며 음악도 듣고 낮잠도 한숨 잘 수 있는 조용한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평상을 짜 넣고 위를 아늑하게 꾸민 베란다. Beth room나무를 좋아해서 목재 패널을 시공하려 했으나 가격적인 면이나 기능적인 부분을 고려해 시트지를 붙였다.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UBR 욕실인데, 오래돼서 낡은 부분은 타일을 붙였다.
욕실 역시 두툼한 시트지로 리폼했다. 습기만 잘 차단해 붙이면 내구성이 오래간다. 이들이 사는 79.3㎡(24PY) 규모의 아파트는 주방과 거실, 안방과 드레스룸, 욕실, 베란다로 구성돼 있다. 구조를 뜯어고치기보다 가구의 컬러를 바꾸거나 새로 타일을 깔고 시트지를 붙이는 정도만 손을 댔다. 시트지와 페인트를 비롯해 리폼에 들어간 비용은 대략 100만 원, 조명은 50만 원 정도로 아주 저렴한 값에 새로운 공간을 완성했다. 방문은 복잡한 페인트 작업 대신 원단을 씌운 뒤 손잡이만 바꿔 리폼하고, 생화 대신 늘 한결같은 조화를 장식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그는 “자타공인 싫증을 쉽게 내는 성격이라서 한 가지 콘셉트에 매이지 않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리폼을 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는 잡지 화보 같은 것을 보면서 구상하는데, 똑같이 따라 하진 못 해도 참고는 되는 것 같아요. 쇼핑을 하러 갈 때도 집 구조를 찍은 사진을 보거나 미리 메모해 두면 실패확률이 낮아요”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