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밥줄을 찾는 다섯가지 방법] 두 번째,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취미(趣味): [명사]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왜 취미가 업이 되기 힘든지 설명해줍니다.

첫 번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즐기기 위하여 하던 것이 직업이 된다면 더 이상 즐기기 어렵지 않을까,

직업으로 삼고 성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여러 망설임 끝에 취미는 그냥 취미로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여 일로 발전시켜 보고 싶다고 해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합니다.

오늘 제2편에서는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한 분들의 여정을 통해 유쾌한 밥줄을 찾는 또 다른 방법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홍대에 자리 잡은 프렌치 펍 <루블랑>은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곳이지만,

이곳의 오너 셰프 신민섭님은 처음부터 요리를 공부한 사람은 아닙니다.

<루블랑>을 오픈하기 전,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7년 동안 재직한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복학 이후 학교 생활과 대외 활동들의 결과로 늘어가는 친구들을 잦은 빈도로 집에 초대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만들기 시작한 자취요리들이 덕질의 시작점이 되었다. 2012년 겨울,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딱히 ‘요리를 해야겠어!’라는 마음이라기 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좀더 계발해 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신민섭 셰프는 덕업일치를 위해 요리를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요리를 기본부터 제대로 배우고 싶었기에 그는 일반 학원이 아닌 세계 3대 요리 학교로 꼽히는 르꼬르동블루에서 요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프랑스 요리를 배운 그의 경험은 지금의 <루블랑>의 음식에 오롯이 녹아들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일단은 좀 더 전문성을 키우는 쪽으로 계발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 한다. 본인이 뭔가 하고 싶다 하면 좀 더 심도 있게 한번 배워보거나 경험을 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것도 많고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다. 또 본인이 정말 재미있어 하는 건지 아닌지도 알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접하는 영역의 깊이를 좀 더 늘려가다 보면 해야 하는 건지 안 해야 하는 건지 본인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민섭 셰프의 <루블랑>은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다이빙샵을 운영중인 김동하, 김고은 부부의 조언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어느 정도 내 생활을 유지할 만큼 기본적인 것들을 구축한 상태에서, 하고 싶은 것을 더 해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진짜 하고 싶으면 잠을 줄여서라도 할 수 있다. 먹고 싶은 거 한 번 덜 먹고, 사고 싶은 거 안 사면 아낄 수 있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최소한의 생활비로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시간과 비용을 내가 하고 싶은 것에 투자해보라고 하고 싶다.”

실제로 김동하님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김고은님도 강사 자격증을 따기까지의 6개월 과정을 한 번에 이수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주말과 여유 시간을 활용해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나가는 편을 택했습니다.

그들은 취미를 업으로 연결할 결심이 섰다고 하더라도 역시나 천천히 나아갈 것을 조언합니다.

“사업을 하게 되면, 사업에 투자부터 하지 말고, 천천히 시작을 하는 게 좋다. 장비 하나만 사서 하고, 또 하나 더 사고 이런 식으로 기초부터 천천히, 하나씩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목적지까지 흘러갈 수 있다. 한 방에 빵하고 터뜨리려고 생각하지 마라. 하다가 안 맞을 수도 있다.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적성에 안 맞으면,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한 단계씩 차분하게 밟아 왔기 때문에, 이 부부는 현재에 더욱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냥 하다 보니까 내가 가야 할 길이 더 확실해졌다. 이제 딴 생각, 잡생각 안 든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게 맞는 길인지, 이렇게 해도 될지, 굳이 이렇게 살아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확신이 생기니까 더 쉬워지는 거 같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비록 일이지만 분명한 목적이 있고,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힘도 더 내게 되고... 자리를 잡아가는 맛이 있다.”

전문 포토그래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PlanB 임재현님 역시 취미로 꾸준히 했던 사진이 직업으로 연결된 경우입니다.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난 그는 그냥 사진 찍는 일이 좋아서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거리로 나갔습니다.

“사진을 딱히 공부하지는 않았다. 그냥 계속 많이 찍었다. 정말 많이 찍다 보니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일단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일은 해야 해서, 쉬는 날에 밖에 나갔다. 호주의 날씨는 겨울에는 춥고 비가 오고 여름은 더운 날에는 45도까지 올라간다. 그렇게 더워도 쉬는 날에는 일단 나갔다. 안 나가면 1주일 더 기다려야 하니까. 그리고 오전 11시부터 해질 때까지 계속 찍었다.”

“사람들한테 거절당하면 약간 의기소침해진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는 것에 익숙하다. 너무 많이 해서.”

쉬지 않고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던 그가 SNS에 포스팅한 작품들을 보고 의뢰가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후 매거진부터 유명 패션 브랜드까지 일은 늘어났습니다.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길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이고, 오늘 하루만 쉴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는 부지런해야 한다. 안 나온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 없기에 스스로 마음을 먹고 꾸준히 해야 한다.”

현재 그는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고, 스트리트 패션 포토를 넘어 제품 사진, 개인 작업까지 영역도 확장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평생 사진 찍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주어진 현실 안에서 우선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한 것.

단 그 일을 성실하게 하면서, 깊이 있게 판 것.

성공적으로 취미를 업으로 연결시킨 세 사람의 공통점입니다.

조금 더 깊이 파 보세요. 현실을 지키면서.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잃을 것은 적고 어쩌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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