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은 맛있어, 혼자 밥 먹기 좋은 식당 4

주춤하지 말아요. 혼자 먹으면 더 맛있으니까.

싸움의 고수

: 혼자 다 쌈 싸 먹어

자취하던 시절, 밤에 배가 고프면 배달음식 전화번호와 냉장고를 번갈아 보다 결국 냉수 한잔 마시고 잠을 청했다. 1인 가구였던 내게 양 많은 배달음식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중 최종 보스인 ‘보쌈’을 혼자 먹을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바 형식의 좌석에 혼자 식사하는 손님들이 주르르 앉아있다.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가게 내부와 주방은 붐볐다. ‘1인 보쌈’과, 이에 매콤한 소스를 얹은 ‘싸움 보쌈’을 M 사이즈로 주문했다. 도시락 모양의 그릇에 1인분 양에 꼭 맞춘 듯한 밥과 보쌈, 보쌈김치 등이 소담하게 담겨 나왔다. 여럿이 모여 먹던 익숙한 보쌈의 비주얼과 비교하면 양이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혼자 먹어보니 딱 배부른 양이다. ‘싸움 보쌈’의 매콤한 소스는 ‘지옥의 맛’이기보단 감칠맛을 더하는 얼큰한 맛. 달착지근한 보쌈김치는 의외의 중독성으로 젓가락을 바쁘게 했다. 아, 나는 이제 혼자 살지 않는데 어쩐지 이곳엔 자꾸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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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보쌈(S-4500원,M-6500원, L-8000원)

이찌멘

: 짝수들의 거리, 홀수를 위한 식당

가서 젊음의 거리 신촌은 커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전해라. 짝수들의 뜨거운 마음만큼, 홀로 거리를 걷는 사람도 속을 따뜻이 데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당당히 신촌역 부근 1인 식당, 이찌멘으로 향하면 성공적이다. 이 식당에서는 그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식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메뉴 주문 역시 자판기가 해주며, 당신이 할 일은 1인석에 앉아 벨을 누르고 주문서를 제출하는 것뿐이다. 연인의 손길이 아닌 주방의 훈훈함으로 가슴속을 데우자. 실내는 다소 어둑하지만 테이블은 나만을 향해 조명을 쬐어준다. 독서실 같은 칸막이를 삭막하다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맛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 불향 가득한 나가사키 라멘 외에도, 심플한 토핑으로 담백하게 제 맛을 다하는 가츠동이 별미다. 핸드폰을 켜고 시간을 죽이는 것도 좋지만 이때만큼은 눈치 보지 말고 후루룩 쩝쩝거리면서 누구보다 맛있게 접시에 집중해보자. 식당을 나오면 다시 짝수 가득한 신촌이지만 괜찮다. 우리에겐 든든하고 따뜻한 배가 함께니까. 커플석도 있지만, 내 앉을 곳이 아니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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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 드루와! 맛의 신세계

메뉴는 단 하나, 규동이다. 선택할 거라곤 곱빼기를 시키느냐 마느냐 정도. 부담없는 가격이기에 곱빼기를 시켰다.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 특란이 아니면 나올수 없는 계란 크기에 놀라고 밥을 빽빽이 덮은 소고기의 양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놀란 가슴 겨우 진정시키고 덮밥 위에 반숙계란을 얹어 젓가락으로 골고루 펼쳤다. 어디선가 ‘촉촉한 고기님의 부드러움이 +10 상승하셨습니다.’라는 말이 들려오는 듯하다. 영롱한 자태에 침 한 번 삼키고 크게 한 숟갈 뜨니 그제야 밥의 새하얀 속살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민다. 고슬고슬한 밥을 기본으로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니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당연히 “맛있다!” 이 글을 읽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면, 이 맛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꼭 ‘혼밥’하길 권한다. 혼자보는 영화가 더 집중이 잘되듯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한 끼 식사가 당신을 맛의 신세계로 이끌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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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당

: 허투루 혼밥 하기 싫은 그대에게

가게 간판도, 크기도 자그마해 지나치기 쉬운 미분당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곳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만을 보고 일단 대열에 합류했다. 실내에 들어서자 결을 따라 찢은 양지가 푸짐히 담긴 ‘차돌 양지 힘줄 쌀국수’가 김을 뿜으며 나를 반긴다. ‘해물 쌀국수’를 시킨 친구의 그릇에도 넘칠 정도로 많은 양의 홍합이 담겨있다. 고기 한 점을 넉넉히 덜어, 힘 있는 면발과 함께 입에 털어 넣었다. 진한 육수와 탱탱한 숙주까지 곁들이니,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쌀국수집에만 길들여졌던 미각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어난다. 친구도 쌀국수에 굴이 들어간 건 처음 본다며 호들갑이다. 그때 주인아저씨가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가리켰다. “미분당은 누구나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탄생했습니다. 조용히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입닫고 밥만 먹고 가라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암, 이 정도 맛이라면 혼자 와 맛만 온전히 느끼고 일어서는 게 남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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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 김슬 에디터 dew@univ.me

[대학내일] 20대 라이프 가이드 매거진

20대 라이프매거진, 대학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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