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트(The Big Short, 2015) - 영원할 수 없는 폭탄 돌리기

#1. 영원할 수 없는 폭탄 돌리기

시한폭탄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경제 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시한폭탄이었다. 문제는 모든 관련 정부기관, 투자은행, 신용평가사 등이 그 폭발 시점에 대해 무지했거나 알아도 모른 척하며 폭탄 돌리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옛날 K본부의 <가족 오락관>에서 본 것처럼, 폭탄 돌리기는 결코 영원히 계속될 수 없음을 안다. 폭탄은 결국 터지게 되어 있고, 폭탄이 터지면 누군가는 다친다. 영화 <빅쇼트>의 말미에도 나오듯이 폭발의 결과는 참혹했다. 800만여 명이 실직했고, 6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미국에서만.

실화에 기초한 영화 <빅쇼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하여 금융 자본주의의 씁쓸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대다수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소위 '쪽박'을 찼던 시기에 반대로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람들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마이클 버리(크리스찬 베일), 마크 바움(스티브 카렐),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 벤 리커트(브래드 피트)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대다수의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서브프라임모기지에 따른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예측했다. 이들은 고급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았다. 투자에 있어서 남들이 모르는 고급 정보는 곧 거대한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국내 홍보 문구인 "월스트리트를 물먹인 4명의 괴짜 천재들!"은 마치 이들이 탐욕에 찌든 월스트리트에 통쾌한 한방을 선사하고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들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이들은 앞장서서 다가올 위험을 알려 사람들을 구하고자 한 영웅들이 아니다. 이들은 다만 경제학의 이론적 출발점인 '인간의 이기심'에 충실한 행동을 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주범인 투자은행, 신용평가사,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들도 모두 동일한 엉터리 시스템의 일부였을 따름이다. 투자은행을 비롯한 월스트리트 전반에 만연한 탐욕을 경멸하는 마크 바움, 월스트리트에 환멸을 느껴 월스트리트를 떠나 있었던 벤 리커트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가 전하는 막막함, 씁쓸함, 그리고 공포는 바로 이 대목에서 분출된다. 이기심만이 판치고 이타심의 발로에서 행동하는 사람이 정말 아무도 없다면, 이 '똥' 같은 금융 자본주의 체제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손을 봐야 하는가?

#2. 픽션과 다큐의 경계를 허무는 연출과 명연기

영화 <빅쇼트>는 엉망진창인 시스템의 제도적 개선 방안이나 인간의 도덕심에 호소하는 낭만적 해결책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을 충실히 설명하고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야기의 재료가 실화인만큼 표현 방식은 픽션과 다큐의 경계를 허문다. 뉴스나 다큐에 등장할 법한 실제 자료화면들이 이해를 돕는다. 이야기의 화자(話者) 역할을 맡은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은 카메라를 직시하며 관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또한 난해한 금융 및 경제 용어들을 재치있게 설명해주기 위해 극의 전개와 관계 없는 씬들이 삽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계몽적 태도는 느껴지지 않고, 극의 흐름도 자연스러워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능수능란하게 실제와 허구를 엮은 아담 맥케이 감독의 연출도 좋지만, 배우들의 명연기야말로 극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다. 만일 이 영화의 원작인 마이클 루이스의 동명 원작을 순수 다큐로 제작했다면 이만큼의 몰입도를 성취하지 못했을 것 같다. 좋은 연기는 비단 카타르시스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나 정보 전달의 훌륭한 통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브 카렐의 입에서 쏟아지는 욕설들을 듣고 나서 '똥' 같은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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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높은 영화의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 드리는 무비 프리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프랑스 칸 영화제 등 유명 해외 영화제와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주로 소개합니다. 영화 줄거리 소개에 이어서 얼굴 없는 영화 팬 '리뷰 마우스'와 '리뷰 카우'의 딥 토크가 이어집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무비 프리즘'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com/channel/UCdu8Ec1qG3UaKQ_t9z00J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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