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를 그만 두기로 했다. (35)

한국에 살며 치르는 비용은 얼마일까?

운전 중 긴 대기줄에 한참 서있다가, 출구에 다다를때 즈음 빠른 속도로 비집고 들어오는 수많은 차들에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비켜 줘도 억울하고, 구태여 그 틈을 성급히 막는 것도 위험하다. 간혹 평소보다 더 막힌다 싶으면, 역시나 끼어들기로 인한 접촉사고가 일어 나있곤 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줄서는 나만 기회를 빼앗기고 손해본다는 생각에 화가 많이 난다.

반면, 일본의 도로 사정은 많이 다르다. 여태껏 일본 도로에서 끼어들기 하는 차량은 본적이 없고, 1차선은 추월차선으로 잠시 진입했다 빠질 뿐 점거하고 달리는 차는 없다. 못 되먹은 한명쯤 끼어들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 못본걸 보면 그 숫자는 매우 적은 듯 싶다. 사실, 도로뿐 아니라 사회전반에서 새치기는 보기 어려운데 일본사회는 내가 조금 손해 보면 공공의 이익이 증대된다는 구성원간의 믿음이 형성 돼있다. 그래서 막상 일본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타인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히 적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내가 조금 손해보면 공공의 이익이 증대 된다 믿고있을까. 아시아의 대표적 저신뢰 국가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다. 비단 도로뿐만 아니라 우리는 초행길에선 언제나 택시미터기를 유심히 봐야하고, 식당의 원산지 표기에 그리 큰 믿음을 갖고 있진 않다. 낯선이의 호의를 우선 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믿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넓게보면 입사면접에선 낙하산이 판을 치고, 선거에서는 뒷 돈이, 사업권에선 대기업 뒤바주기가 만연하다. 끼어드는 사람이 모든 혜택을 가져가고, 결국 원칙 지키는 이들만 알게 모르게 비용을 치르고 있는것이 우리나라의 정확한 현실이다. 살면서 정당한 노력으로 과실을 가져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연 원칙을 지키라는 여러 공익광고가 효과 있을까. 아니면, 그 구조를 바꾸는데 노력하는 것이 우선일까. 구조를 바꾸는데 민주사회에서 내가 할수 있는것은 무엇인지 답은 다 알고있으니, 구태여 말하진 않겠다.

혼잡한 시간에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는 줄 맨 앞으로 끼어들곤 한다. 돈을 내기에 모든 양심의 가책을 운전기사에게 떠넘겼다 자위하지만. 그 순간 느껴지는 희열과 '천천히 갑시다' 라고 못하는 것을 보면 난 결코 이타적인 사람은 되지 못한다. 다만, 언젠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안보고 사회구성원간의 믿음이 도타워 진다면 택시를 타면서 까지 양심을 운운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짧은 일본의 여정이 끝났다. 사업 아이템도 둘러봤고, 마음도 몸도 가다 듬었다. 생각 만큼의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보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아졌다. 난 사실 이렇게 조금씩 진도를 나가는 것이 두렵다. 애초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게 세상일인데다, 기득권이 아닌 이상에 수많은 기회를 침탈 당한다는 것 또한 알고있기에 그 실패가 더욱 두렵다. 다만 한국을 떠날 것이 아닌 이상에야 선택권이 많이 없지 않은가. 외국을 다녀올때마다, 우리나라의 이런 현실이 눈에 밟힌다. 내가 애국자라서 그렇다기 보다 그 누구보다 개인적이기에, 손해를 보지 않으려 보다 발전된 한국을 요원하게 된다.

공항에서 집에 가는 버스 안. 다시금 수많은 끼어들기 차량을 보며. 일본에서 첫날 느꼈던 안타까움을 재발견한다.

2.8 귀국 (수영8.7km/ 사이클 29.5km 러닝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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