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리오 기담> - 기담류 중 손에 꼽을만한 매력적인 기담

​ 작가도 독특하고 내용도 독특하고 시점도 독특하고 테마도 독특하다고 밖에 할수 없는데요. 작가 야마시로 아사코.. 이름은 여자이름인데.. 사실 오츠이치로 더 유명하고 - 이것도 필명 - 본명은 아다치 히로타카라고 합니다. 17세 고딩때 이미 점프 논픽션 대상에서 입선해서 이후에 계속 문단활동을 해오고 있고,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무 감독의 딸 오시이 토모에의 남편이기도.. 미스테리, 로맨스, 추리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고 그때마다 필명을 달리한다고 하구요. 폭넓은 팬층을 갖고 계시다고.. 78년생.. 상대적으로 젊은 작가시네요. ​

​<엠브리오 기담>에는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고, 어느 하나 실망스럽지 않은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이 여행서 작가 이즈미 로안(책 표지에 나온 여성스러워 보이는 이미지가 남성인 이즈미 로안의 모습으로 추정)이지만, 그는 기담의 분위기를 돋구는 역할을 할 뿐이지 실제 화자는 로안과 함께 여행길에 올라 여러가지 고생을 한 '시시한 남자' 미미히코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쓴 단편도 있고, 처음엔 약간 혼동이 될 수도 있지만 곧 익숙해집니다. ​ 9개 단편마다 귀에 닳도록 같은 얘기가 반복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이즈미 로안에 대한 묘사. 여행서 작가인 주제에 길을 나섰다하면 길을 잃고.. 그래서 목적하지 않았던 마을에 도착해서 기이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수련처럼 단아하고 긴 머리를 묶지도 않고 다니며 연약해 보임에도 여행길에서 지치는 법이 없는 다소 중성적인 매력의 캐릭터. 전지전능한 히어로도 아니고요.. 꽤나 이기적이기도 하고 - 정체불명의 버섯은 미미히코에게 먼저 먹어보라고 했는데 독버섯으로 판명되는 등 - 자기보신적인 행동도 많이​ 하는 보통사람입니다 ㅎㅎ  하지만 이 모든 기담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그의 신비로운 길치 능력에 있고, 미미히코는 툴툴 거리면서도 그와 함께 여행을 함께하죠.  분위기는 로안이 잡고 있지만 실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미미히코라는 점이 읽으면서 재밌었어요.  ​

미미히코는 별로 애정이 가거나 감정이입을 할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노름과 술을 좋아하고 게으릅니다. 재주도 없구요. 돈이 떨어지면 어쩔수 없이 노름빚을 갚기 위해서든가 하는 이유로 로안의 짐꾼 역할로 여행에 동행하지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랍니다. 이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인 <엠브리오 기담> - 엠브리오(Embryo)는 수정후 8주까지의 배아 상태의 태아를 말합니다 - 에서 보여주는 이기적이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설명하기 힘든 부성애를 보여줬고요.. <있을 수 없는 다리>에서는 돈에 이끌려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사실 돈이 아니었어도 노력했을 분위기를 풍기죠. 9편의 단편 모두가 진짜 섬뜩한 기이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한 일본식 기담의 전형적인 흥취에 푹 젖어있어요. 낙태 후에도 살아있던 배아를 다룬 <엠브리오 기담>, 몸에 지니고 있으면 끝없이 환생이 가능한 파란 돌에 얽힌 가슴 찡한 <라피스 라쥴리 환상>, 죽은 이를 만날 수 있는 심야 온천의 <수증기 사변>, 꽤나 그로테스크하고 반전이 충격적이었던 <끝맺음>, 역시 반전의 <있을 수 없는 다리>, 끔찍한 악몽같은 <지옥>, ​자기가 만든 기담의 주인공이 되는 <빗을 주워서는 아니 된다>, 마지막으로 이즈미 로안의 어린 시절을 엿볼수 있는 <"자, 가요" 소년이 말했다> 등.. 흥미진진합니다. ​ ​어떤 작품들은 꽤나 잔인하고..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게 되는지.. 도덕이나 윤리라는 것이 생존 앞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작가는 척하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로안과 미미히코의 여정을 우리 인생의 알레고리로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목표를 갖고 인생을 살더라도 내 의지와 무관한 운명의 힘에 이끌려 전혀 의도치 않았던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가운데서 이기적인 모습, 실망스런 모습도 다 보이게 되지만.. 그 속에도 따뜻한 인간미가 있고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거.. 이런 얘기가 아닐까 합니다. ​ ※ 매력적인 본문 커버 일러스트는 헤이세이 탐미주의 작가.. 야마모토 다카토의 작품입니다. 생각난 김에 이번 주말에 소개할까 하는데 아마 신고누적 발행금지 당할 확률이 상당히 높은 작품들입니다. 어떤 식으로 올릴지는 좀 고민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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