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음악을 접해보고 싶으신 분,
인디음악에 이미 빠져 있는 분
오늘 '가을방학' 노래 같이 들어봐요
인디 음악 = Independent 음악 = 독립 음악
상업적인 거대 자본과 유통 시스템
으로부터의 독립!
상업자본과 유통 시스템에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인디음악을 듣다보면
돈되는 음악, 공식에 따르는 음악, 대중들 취향에 편승하는 음악이 아니라
아티스트만의 색깔과 취향이 담긴 음악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아티스트만의 색깔과 취향'이
음악에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밴드 중 하나가
바로 '가을방학'인 것 같아요
작곡가 '정바비'님과 보컬 '계피'님
딱봐도 뭔가 '모범모범'하고 '건전건전'할 것 같은 느낌인데요
일단 곡 제작과 기타연주를 하고계신 '정바비'님!
무려 한국 인디음악계의 보석인
'언니네 이발관' 출신이십니다.
현재도 줄리아하트와 바비빌이라는 밴드에 속해 계시네요.
또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출신의 배우신 분ㅎㅎ
가을방학 노래는 고급지고 어휘가 풍부한 가사가 특징인데요
작곡가 양반이 배우신 양반이어서 그런듯 하네요ㅋㅋㅋ
보컬로 계신 '계피'님도 출신성분이 굉장하신데요
무려 약재 출신이십니다!
는 드립이고요 ㅈㅅ
계피님도
연세대 학사에 카이스트 석사까지 하신
배우신분이셨네요ㅋㅋㅋ
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 출신 보컬이시죠
(하지만 브콜너 멤버와의 불화로 대판 싸우고 나오신...)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컬 '계피'님의 팬이었던 '정바비'님과
'줄리아 하트'의 '정바비'님 팬이었던 '계피'님
(서로 팬이라니!)
2008년 GMF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둘!
계피님이 장난스럽게 건넨
'백보컬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2009년 정바비님이
'같이 데모곡이나 몇곡 해볼래요?'라며 연락해서
가을방학이 결성되었습니다.
처음 같이 작업한 노래의 제목이 '가을방학'이어서
밴드명도 '가을방학'으로 정해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예상치못하게 인기가 치솟아서ㄷㄷ 지금까지 활동중인데요
과연 어떤 음악을 하는지 들어볼까요?
가끔 어떤 단어나 문장에 되게 꽂힐 때가 있잖아요.
일기예보를 듣던 정바비님도 한 문장에 꽂히셨다고 하네요
그 문장은 바로!
"...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습니다."
'곳에 따라 비.. 곳에 따라 비..
좋은데??' 하고 지은 노래
'곳에 따라 비'입니다
(원래 이렇게 뚝딱 써지는건가...)
[가사]
일기예보엔 우산 그림이 제법 많다
'전국이 흐리고 곳에 따라 비'라 한다
당신이 서 있는 그 스튜디오 안은 아마 아니겠지만
창틀로 배어 오는 비 냄새
난 빈손으로 집을 나선다
우산 속으로 숨고 싶진 않아
어차피 이 비는 나 가는 곳 따라 어디든지 따라 와
이 비는 내 발길을 따라 어디든지 따라 와
전학 가던 날 아침엔 항상
이렇게 비가 오곤 했었지
같이 쓰자던 너의 작은 우산
괜찮아 이 비는 나 가는 곳 따라 어디든지 따라 와
이 비는 내 발길을 따라 어디든지 따라 와
사람들과 반대로 걷고 있네 얼마나 걸었는지 몰라
어느 샌가 나만 홀로 남아서 막다른 길을 향해 가
피할 길이 없어 피할 길이 없어
젖어도 되는 옷을 입고 젖어버린 신발은 벗고
젖은 마음을 쥐어 짠다 눈을 때리는 빗방울들
끝내 눈물은 나지 않고 식어버린 가슴은
식어버린 가슴은
이 비는 나 가는 곳 따라 어디든지 따라 와
참신한 가사 속에 담겨있는 깊은 감성과
맑으면서도 감정이 풍부한 계피의 목소리가
노래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작곡가인 정바비님이
스무 살 때 작고한 형을 떠올리며 쓴 곡이라고 합니다.
'막상 처음에는 실감나지 않던 형의 죽음이
일상 속에 사소한 것들 사이에서 와닿게 되었다'
라는 정바비님의 말도 슬프고
가사도 참 슬픈 노래예요.
특히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라는 가사가 ㅜㅜ
[가사]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어쩜 우린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우습지만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이 노래는 아이유가 방송에서 라이브로 불렀던 적이 있죠?
가을방학과는 다른 느낌으로 좋아서 소개해봅니다!
복잡하게 따지고 분석하기 보다는
"그저 나누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쓴 노래"라고 하네요.
바로 가을방학의 유명한 노래들 중 하나인 '취미는 사랑'
[가사]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만화책도 영화도 아닌, 음악 감상도 아닌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취미가 같으면 좋겠대
난 어떤가 물었더니 미안하지만 자기 취향이 아니라 하네
주말에는 영화관을 찾지만
어딜 가든지 음악을 듣지만
조금 비싼 카메라도 있지만
그런 걸 취미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대
좋아하는 노래 속에서 맘에 드는 대사와 장면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온기를 느끼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면서, 물을 준 화분처럼 웃어 보이네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그냥 사람 표정인데
몇 잔의 커피값을 아껴 지구 반대편에 보내는
그 맘이 내 못난 맘에 못내 맘에 걸려
또 그만 들여다보게 돼
내가 취미로 모은 제법 값나가는 컬렉션
그녀는 꼭 남자애들이 다투던 구슬 같대
그녀의 눈에 비친 삶은 서투른 춤을 추는 불꽃
따스함을 전하기 위해, 재를 남길 뿐인데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세상이 등 뒤로 무너지네
또 깨어진 맘으로 한걸음
벌써 못 견디네"
가사의 디테일과 표현이 남다른 노래
가을방학의 '이별 앞으로'도 참 명곡이죠
[가사]
웃어줄 수 있을 거야 거울 앞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운동화 끈을 묶고
물은 충분히 미리 마셔두고
우리 마지막 앞으로
뒤에서 놀래켜볼까 꼭 껴안을까
어이없는 웃음에 아주 잠깐이라도
참 행복했던 그 모습으로
돌이킬 수 있다면
서로 끊지 못해서 미루던 그 시절 전화통화처럼
서로 뒷모습을 보지 않으려
하나 둘 셋 세고서 같이 돌아서서
앞으로
이별 앞으로 한걸음
잿빛 계절 속으로 한걸음
세상이 등 뒤로 무너지네
또 깨어진 맘으로 한걸음
벌써 못 견디네
너 없이 수없이 가야만 하네
작별이란 말 대신 미안했다는 말 고마웠다는 말
서로 뒷모습을 보지 않으려
하나 둘 셋 세고서 같이 돌아서서
앞으로
이별 앞으로 한걸음
잿빛 계절 속으로 한걸음
세상이 등 뒤로 무너지네
또 깨어진 맘으로 한걸음
벌써 못 견디네
너 없이 수없이 가야만 하네
너 없이 수없이 살아야 하네
이런 노래를 부르는 가을방학은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음란마귀 낀 희열옹이 진행하신 스케치북 인터뷰를 보고나면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 것 같아요ㅋㅋㅋㅋ
인터뷰에 나오는 노래 '동거'는 사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곁에 있는 부모님의 소중함을
몰랐다가 깨닫는 내용' 입니다ㅋㅋㅋㅋ
가사는 영상에 있으니 생략!
(부모님과 동거였다니 실망..)
색다른 주제와 색다른 표현으로
색다른 노래를 만들어내는 가을방학.
'인디 밴드의 맛'이 가장 많이 나는 밴드 중 하나인 것 같아요
한국 인디음악계의 보석,
신선함 돋는 모던락 밴드